스마트폰 사용자들의 가장 큰 버릇은 시도때도없이 4인치의 화면을 들여다 본다는 것이다. 잠에서 일어나자마자 시작된 이 버릇은 집을 나서고, 버스를 기다리고, 거리를 걸으면서, 회사 엘레베이터로 이어진다. 회사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회의를 하던 중에, 커피 한잔하면서, 심지어는 바로 앞에 대화 상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선은 상대의 눈이 아닌 작은 스마트폰 화면을 향한다. 카페와 지하철, 버스에서 시선을 돌려보면 스마트폰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사람을 쉽게 만나게 된다. 특히 놀이동산과 마트에서 많은 남성들은 그 작은 화면에 시선을 사로 잡혀 옆에 있는 가족들의 대화에 건성인 것을 쉽사리 볼 수 있다.
 
과연 그들은 시급을 다툴만큼 엄청나게 중요한 그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그들의 시선(eyeball)을 빼앗은 그 무엇(attention)은 정말로 중요한 것일까? 그들의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만큼 급박하고 소중한 그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대다수의 그들은 그저 Killing Time하기 위해 그 무엇인가를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다. 그런 그들의 행동은 버릇이 되어 정말 Killing time 아니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어도 여전히 시선은 소중하지 않은 그 작은 스크린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그들의 시선을 떼지 못하도록 만드는 그것은 주로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와 모바일 메신저 그리고 시도때도없이 날 봐달라고 투정부리는 수 많은 앱들의 PUSH 메시지들이다.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 그리고 내 앞에 있는 중요한 사람, 지금 내가 이곳에서 이 시간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준 그 무엇에 주목해야 할 집중력을 우리는 그러한 스마트폰 서비스들 때문에 빼앗기고 있다.
 
과연 그런 서비스들이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해주고 더 생산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일까?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근 3년을 넘게 스마트폰 서비스 전략을 담당해오면서 가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누구를 위한 서비스인가 자문하게 된다.

결국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그 작은 스크린에 온전히 정신을 빼앗긴채 그저 화면을 보는 것이 목적이 되어버린 버릇에서 벗어나 내 앞, 내 옆에 있는 사람 그리고 때로는 청명한 저 하늘을 바라보며 바람의 냄새를 맡아보는 그런 여유를 가져보자. 그 소중함과 여유로움이 지금 이 순간 우리들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 4인치 화면 속에 있는 것보다...

Posted by oo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