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휴대폰의 미래는 무얼까? 해외에서는 아이폰, 블랙베리 등의 똑똑한 폰들이 출시되며 마치 10년 전 WWW이 등장하던 때처럼 큰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 같은 모바일이 주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느끼긴 쉽지 않다. 똑똑한 스마트폰들을 국내에서 발견하기란 쉽지 않고, 요금제의 장벽과 쓸만한 서비스의 부족으로 인하여 모바일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해외는 어떨까? 세계적인 모바일 패러다임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09에서 말하는 모바일의 미래를 만나보자.
◈ 더욱 빨라지고 똑똑해지는 막강 휴대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는 글로벌 컨퍼런스로 2006년부터 매년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다.(작년까지만 해도 3GSM으로 불림)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 흥행에 실패한 CES와 달리 MWC는 모바일에 대한 뜨거운 관심으로 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행사가 열리는 기간 동안 바르셀로나의 주요 숙박 시설은 평시에 비해 무려 3~4배 이상(1박에 10만원 하던 중저가 호텔이 40만원을 훌쩍 넘음)이나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비즈니스 맨들에게 MWC는 새로운 사업의 기회와 패러다임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행사이다.
바르셀로나의 에스파니아 광장에 있는 몬주익 언덕 아래에서 열리는 MWC는 입구에서부터 그 위상을 짐작하게 해준다. 두개의 높다란 탑을 지나면 MWC 행사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전체 8개의 홀에서 1200개 업체가 참여해서 최신 기술과 제품, 서비스를 선보이며 전 세계의 약 5만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본 행사에 Platinum Sponsor로 참여한 LG전자와 VIP로 참여한 삼성전자는 모바일 시장에서 노키아, 애플(아이폰) 그리고 HTC 등에 뒤지지 않기 위해 상당한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바르셀로나는 물론 그라나다, 마드리드 거리의 버스 정류장마다 삼성전자의 주력폰 3종(옴니아, F480, Pixon)에 대한 광고를 대대적으로 하며 풀터치, 스마트폰에 대한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번 MWC에서는 HD급 촬영을 지원하는 ‘옴니아 HD’와 뮤직폰인 ‘비트 에디션’ 그리고 AMOLED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풀터치 방식의 ‘Ultra Touch’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특히 비트 에디션(the Beat edition™)은(BeatDJ(M7600), 'BeatDISC(M6710)) 클럽 DJ들이 사용하는 턴테이블 믹싱 기능이 지원되어 음악을 들으며 좀 더 감각적으로 나만의 음악을 만들며 재생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뱅앤울룹슨의 ICE파워 앰프 등이 지원되어 오디오 성능을 강화되었다.
무엇보다 비즈니스맨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던 것은 프로젝터 폰(햅틱빔)이었다. 이미 국내에서 선보인 이 제품은 800:1의 명암비로 50인치의 스크린에 폰의 영상을 투영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폰에 나오는 모든 영상(비디오 외에 휴대폰에 보여지는 모든 화면)을 출력 가능하다.
이번 MWC의 백미는 다양한 스마트폰이었다. 이번 행사장에서 MS와 LG전자가 모바일 관련 제휴를 맺었던 것을 보아도 MS, 삼성, LG 그리고 그 외의 다양한 모바일 기기 업체들이 얼마나 스마트폰에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애플(아이폰)과 구글(안드로이드) 그리고 노키아(심비안), RIM(블랙베리) 등에 스마트폰 시장을 빼앗길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다. HTC 역시 뛰어난 UI의 스마트폰(터치 프로2, 다이아몬드2)을 출시해 주목받았다.
또한, HTC는 G1에 이어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HTC 매직 안드로이드 G2를 선보였다. G1과 달리 풀터치 스크린 방식의 HTC Magic은 보다폰을 통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G1과 달라진 점은 좀 더 가볍고 얇아졌으며, ROM의 용량이 512MB로 G1에 비해 2배이며, 배터리 용량이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이번 MWC에서 큰 주목을 받은 LG전자는 ARENA라는 S클래스 UI를 이용한 풀터치 폰을 선보였다. 3차원(3D) 그래픽으로 UI가 구현된 아레나는 뛰어난 성능을 지원한다.
블랙베리의 전시장 역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MWC 행사에 참석한 많은 비즈니스 맨들의 손에는 QWERTY 자판이 내장된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다. 풀터치 폰보다 오히려 qwerty 자판이 지원되는 스마트폰이 비즈니스맨의 휴대폰 사용성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블랙베리는 qwerty 자판 지원은 물론 비즈니스맨들에게 유용한 다양한 기능을 갖춘 서비스를 RIM 서버와 함께 제공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과 아시아로 스마트폰 열풍과 함께 확산되고 있다.
◈ 모바일 비즈니스와 킬러앱
모바일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비즈니스적인 가치가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 피쳐폰과 달리 휴대폰 제조사나 모바일 OS 업체 그리고 서비스 업체들이 해야 할일이 더 많다. 이러한 투자에 상응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나와야만 모바일 패러다임의 변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 또한, 모바일에서 쓸만한 킬러앱들도 많이 나와야 한다.
Admob는 아이폰에 모바일 광고 BM을 서비스하고 있다. Admob에 대한 세계 모바일 관련 업체들의 관심도 상당함을 알 수 있었다. Admob 전시장에는 상담과 제휴를 위한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또한, 모바일 광고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과 BM 특허를 소개하는 크고 작은 기업들도 주목받았다. 모바일 광고 솔루션의 대부분은 지역과 지인 그리고 PUSH에 기반한 광고들이었다.
특히 LBS에 기반한 위치 기반의 서비스와 솔루션, 기술에 대한 업체들의 참여도 활발했다. 스마트폰에 LBS에 기반한 서비스들(MAP, 교통정보, 맛집 등)을 제공하는 기업과 이러한 LBS에 기반한 솔루션, 기술들에 대한 업체들이 많이 참여했다.
특히 LBS에 기반해 GPS, WPS, CELL 망을 활용한 위치 기반의 모바일 단말기도 주목받았다. 전통적인 네비게이션 업체들도 3G 등의 무선 통신망을 활용해 네비게이션 외에 통신 기반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 MWC 2009는 휴대폰이 어떻게 진화되어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이었다. 애플의 아이폰을 통해 휴대폰 시장의 지각 변동은 본격화되었고, 이에 자극 받은 기존의 휴대폰 제조사와 서비스 업체 그리고 통신사들이 새로운 모바일 시장을 준비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모쪼록 세상은 이렇게 변하고 있는데 한국만 나홀로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한국의 모바일 시장도 빠른 변화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