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이 원하는 혁신의 산물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가져오는 Product의 탄생이다.
반면, 직원들이 생각하는 혁신의 산물은 아무나 하지 못하는 것을 해냈다는 성취감이다.
즉, 경영진은 혁신을 도구로 보고 직원은 혁신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
사실 혁신에 대해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은 직원보다 경영진이 더 지상과제로 생각한다. 하지만, 혁신은 그저 불현듯 떠오른 아이디어가 아니다. 기업의 혁신은 그저 한 개인의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가 지속 성장하기 위한 뗄감이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 혁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과 그 혁신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 정교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혁신의 산출물은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되었다."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처럼 혜성과 같이 등장한다. 이처럼 혁신의 산출물이 달콤하다보니 자칫 혁신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걸그룹이 오랜 시간의 준비 끝에 나오는 것처럼 혁신의 성과물 역시 단 한 번의 시도로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의 문화를 밀거름 삼아 지속적인 도전과 시도를 통해 쌓아져온 내공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연구논문이 수 많은 실험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다듬어지는 것처럼 아이폰, 페이스북, 트위터, Android 역시 혁신을 향한 끝없는 도전을 통해 얻게 된 산물이다.
IT 업계에서 일하는 나 역시 중간 관리자로서 혁신을 위아래로 요구받고, 스스로에게도 주문하고 있다. 그간 해온 수 많은 시도가 그런 혁신에 대한 갈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모든 시도가 실행된 것은 아니며 또한 그 시도가 Product로 나온 것도 아니다. 심지어 일부의 혁신 시도는 Product는 나왔지만 만족할 성과가 나오지도 못했다.
성공한 성과물을 본다면 혁신에 성공한 것이고 경영진은 또 다른 과감한 혁신의 시도를 응원할 것이다. 하지만,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을 본다면 혁신만 부르짖을 뿐 혁신할 준비가 되지 않은 기업 문화와 경영진에 대한 욕을 해댔을 것이다. 또한, 혁신 시도의 실패만 바라본다면 경영진은 다시는 혁신의 기회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단면만 보고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다. 심지어, 그런 혁신은 여러 사람들이 여러 부서에서 시도하고 있기에 서로 다른 단면을 보고 판단할 수 있다. 더 큰 혼란스러움은 그 혁신은 항상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경영진, 직원 그리고 각 부서의 개인들이 서로 다른 단면을 보며 서로 남탓, 회사탓, 부족한 인재탓을 하면서 "공통적으로 혁신하자."라고 부르짖는다.
3년 전 누구나 알고 있는 최고의 혁신 기업이라 평가하는 한 글로벌 기업의 매니저급 인재를 만났는데.. 그는 오히려 혁신없는 자기 부서의 업무에 대해 불평, 불만만을 늘어 놓았었다.
내가 바라보는 혁신은... 남탓, 환경탓, 회사탓, 시스템탓을 넘어 혁신에 대한 꿈을 저버리지 않고 지속적인 도전을 할 수 있는 열정이란 뗄감이 많아야 한다. 한 두 번의 시도가 막혔다고 해서 좌절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내성이 필요하다. 그런 뗄감을 충분히 지원해주는 조직문화와 그 뗼감을 잘 가져다 쓸 수 있는 인재들이 있는 기업이 혁신적인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