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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은 서로 다른 영역에 있던 기업을 경쟁자로 만들었다. 10년전 누가 신문사와 인터넷 포탈이 같은 산업에서 싸울 줄 알았을까? 패러다임이 변화하면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곤 한다. 모바일 시장이 싹트기 시작하면서 전혀 서로 다른 영역에 있던 산업과 시장이 통합되고, 이로 인해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고 있다.


> 이통사와 제조사의 카르텔이 깨지다.

사실 휴대폰 시장에서 제조사와 이통사는 그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하며 단짝이었다. 때로 이해관계로 인하여 싸우기도 했지만 이통사와 제조사는 서로의 이득을 위해 무선 통신시장을 함께 키워가는 동반자였다. 하지만, 애플발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과거의 친구이던 제조사와 이통사의 사이에 서서히 금이 가고 있다.

 기존의 휴대폰은 이통사의 무소불위의 권력에 따라 제조사가 단말기의 Spec을 맞춰주고, 이통사가 간택한 서비스를 휴대폰에 탑재하여 시장에 공급되었다. 제조사는 이통사가 수 십만대의 휴대폰을 개런티해서 사주기에 그들의 입맛에 맞춰 휴대폰을 공급해주었다. 하지만, 아이폰은 그러한 시장의 관행을 철저하게 깨뜨렸다. 아이폰에 탑재되는 서비스와 단말기의 Spec은 이통사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 이통사는 아이폰에 일언반구의 의사도 말할 수 없다. 이통사는 보조금까지 지불해가며 수 십만대의 단만기를 구매해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일 수 없는 것은 물론 아이폰에 애플의 입맛에 맞는 어플과 애플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아이튠즈, 앱스토어와 같은 유통 플랫폼을 그저 쳐다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제는 전통적인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구글조차도 HTC를 통해 구글폰(넥서스원)을 만들어 온전히 구글의 입맛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과거 이통사의 구미에 맞춰 폰을 생산하던 휴대폰 제조사들이 서서히 딴 생각을 하고 있다. 이통사의 입맛에 맞춰 스마트폰을 생산하다보면 자칫 미래의 먹거리인 스마트폰 시장에 아이폰이나 블랙베리, Palm Pre 등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의 휴대폰 제조사들이 이통사와의 카르텔을 깨뜨리고 있다. 제조사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와 Spec으로 스마트폰을 생산하며 이통사가 과거 가졌던 권한과 권력을 해체하고 있다.

 

> 애플과 구글,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그리고 인터넷 서비스 업체는 WWW에서 전혀 서로 다른 산업군에 속해 있었고, 서로 충돌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점차 이들 기업간에 무한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전통적인 컴퓨터 제조사이자 MP3P 제조사였던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삼성전자나 노키아와 같은 휴대폰 제조업체와 경쟁자가 된지 오래다. 심지어 애플은 지도와 모바일 광고 관련 기업을 인수하며 구글과 같은 인터넷 서비스 기업과도 적이 되려 하고 있다.

 구글은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출시하고 안드로이드 마켓을 통해 아이폰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 정도로 부족하다 느꼈는지 HTC를 통해 넥서스원이라고 하는 구글의 스마트폰을 출시해 아이폰의 대항마가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구글의 스트리트뷰 기반으로 구글 내비게이션 어플을 개발해 네비게이션 산업에 위협을 주는 것은 물론 구글 보이스로 이동통신사의 무선 통화 시장마저 위협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 스마트폰 제조사, 네비게이션 제조사, 이동통신사의 경쟁자가 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성전자나 SKT 등이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고심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진출로 인하여 그나마 국내 기업의 독점이나 다름없던 한국의 안방이 흔들리고 있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될 수 있으며, 오늘의 적이 또 내일의 친구가 될 수 있다.

Posted by oo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