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이야기2006. 11. 6. 09:04

SK텔레콤은 유무선 통합 음악서비스인 멜론을 2004년 11월 런칭했다. 이어 LGT도 뮤직온을 선보였으며, 2005년 5월 KTF는 도시락으로 음악 서비스에 진출했다. 이동통신사 3곳 모두가 음악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통사가 음악 서비스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휴대폰에서 제공되는 벨소리, 컬러링, MP3 재생 서비스에 대한 시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멜론은 서비스 1년만에 회원수를 420만명으로 늘렸고, 유료회원은 60만명으로 확대시켰다. LGT도 2005년 7월부터 부분 유료화를 단행해 서비스 6개월만에 27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 또한 멜론은 2005년 상반기 누적매출이 158억원에 이를 정도로(월평균 성장률이 41%) 우수한 실적을 달성했다. 이동통신 3사는 2005년 음악서비스로 총 290억을 벌어들이며 온라인 음악 시장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주었다. 특히 2005년 하반기 멜론은 월 매출이 30억원을 넘어서면서 싸이월드의 배경음악을 통한 매출 29억원을 앞서기 시작했다.(WWW에서의 음악 시장은 유료화가 진행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어려움이 있었는데, 모바일 음악 시장은 빠른 속도로 파이가 커졌다.)

이처럼 멜론이 벅스뮤직이나 소리바다보다 늦게 온라인 음악 서비스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매출과 성과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동통신사가 기보유한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이미 콘텐츠에 유료 지출을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익숙해진 사용자)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멜론의 서비스 컨셉은 유무선 통합 음악 서비스이다. 음악은 PC로만 재생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음악은 특정 장소가 아닌 길거리 어디에서나 움직이며 들으려는 욕구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휴대폰이나 MP3P와 같은 장치를 이용해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벅스뮤직 등의 서비스는 스트리밍 방식이기 때문에 휴대폰이나 PC가 아닌 MP3P 등으로 외부에서 음악을 듣는데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SKT 등은 이동통신 기술을 이용해 휴대폰에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이 쉽다.

게다가, 스트리밍 방식 외에도 DRM이 탑재된 MP3 파일을 다운로드받아 MP3P 등에 저장해서 들을 수 있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음원 제공자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다. 이렇게 기존의 유료 음악 사이트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PC 이외의 휴대폰, MP3P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사용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것이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다. 월 5000원의 정액제만 지불하면 80만곡이나 되는 멜론의 음악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스트리밍 방식으로 재생을 할 수 있음은 물론 PC와 MP3P, 휴대폰에 다운로드받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벨소리, 컬러링, MP3 등을 다운로드받는 음악시장에서 이통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85%가 넘는다. 게다가 이들은 통신사로서의 지배적 위치를 이용해 국내 음악시장을 쉽게 장악할 수 있는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휴대전화 컬러링의 경우에는 매출의 50%가 이동통신사들의 마진이 되어 음반제작사나 작사가, 작곡가, 가수 등에 비해 상당히 많은 이윤을 챙기고 있다. 또 이통사는 대형 음반제작사를 인수하면서 저작권 등으로 얽힌 음원 문제를 적극 해결하려고 나서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과 유통망, 지배적 위치를 이용한 이통사의 온라인 음악 시장 진출은 순수 온라인 음악 사이트에게는 커다란 벽이 아닐 수 없다.

랭키닷컴의 2006년 3월 자료를 기준으로 볼 때,  벅스뮤직이 일 55만명의 방문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반하여 멜론은 36만명 정도의 방문자수를 기록하고 있어 아직 온라인 음악 시장에서 순수 온라인 사이트의 점유율이 높은 편이다. 국내 온라인 음악 시장은 매년 큰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2000년 온라인 음악 시장(벨소리, 컬러링, 인터넷 음악을 모두 포함)은 450억원이었지만, 5년새 10배 이상 늘어나 5000억원에 달할만큼 큰 규모로 설장했다. 물론 반대로 오프라인 음악 시장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온오프라인 음악 시장 규모는 오프라인 음악시장만 존재할 때에 비해 더 커졌다. 2004년의 온라인 음악 시장 규모 2000억 중에서 인터넷 음악 시장이 차지하던 비중은 9% 정도인 173억 정도로 MP3 저작권법 등으로 인해 아직 성숙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국내의 온라인 음악 시장은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이통사의 멜론, 뮤직온, 도시락 등의 서비스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벅스뮤직, 맥스MP3, 소리바다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2006년 벅스뮤직과 소리바다 등이 본격적으로 MP3 유료화에 나서면서 인터넷 음악 시장이 얼마나 성장하게 될지 지켜볼법하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온라인 음악 시장의 성장이 전체 음악 시장의 볼륨을 키워나간다는 점이다. CD와 테이프로만 듣는 음악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에 새로운 BM(배경음악과 벨소리 등)을 제시할 뿐 아니라, 상품(음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언제 어디서나 휴대폰 등으로 바로 구매 가능한 디지털 음원) 구매욕을 자극해서(패키지가 아닌 단품으로의 음악 구매) 음반 판매의 매출을 확대시켜주고 있다.

Posted by oo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