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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12 전자책의 기대와 위협 3
모바일을알면...2010. 8. 12. 08:00
신동아 기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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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아마존의 킨들 출시 후 2개월 전 아이패드가 판매되면서 전자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사실 5~6년 전에 이미 전자책은 한국에서도 뜨거운 감자였었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 전자책은 뿌리내리지 못한채 식어갔다. 5년전 출시된 PDA폰이 사용자들의 외면 속에 사라졌다가 스마트폰으로 부활한 것처럼 전자책 역시 부활할 수 있을까? 컨버전스 멀티미디어 시대에 어울리는 아이패드와 같은 기기 대비 전자책이 갖는 강점은 무엇일까?


◈ 전자책이 주는 매력과 가능성


전자책의 최대 강점은 책 읽기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가독성이 뛰어나다. 전자잉크를 이용한 전자책은 실제 책을 읽는 것과 같이 활자의 선명함이 뛰어나며 가볍다. 전자잉크를 이용했기에 배터리 소모율도 낮아 충전없이도 1주일 정도를 사용하기에 충분하다. 일반적인 LCD와 달리 발광채가 아니기에 태양이 쨍쨍 내려찌는 외부에서도 선명하게 잘 보인다. 물론 거꾸로 어두운 곳에서는 불을 켜야만 볼 수 있다.


가볍고 배터리 성능이 뛰어나 쉽게 휴대할 수 있어 실제 책과 같은 휴대성과 사용성을 제공해주는 것이 전자책 최대의 매력이다. 게다가 구매한 콘텐츠를 바로 볼 수 있다. 킨들과 같은 전자책에는 모뎀이 내장되어 있어 어디에서든 북 스토어에 가서 원하는 책을 구매해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결제 즉시 전자책에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배송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그렇다보니 책 외에도 신문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킨들에서 보는 타임즈


국내에서도 인터파크의 비스킷, KT의 북카페, 교보문고의 교보이북 등 여러 종류의 전자책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비스킷의 경우 LGT의 모뎀이 내장되어 WiFi를 사용할 수 없는 LGT의 네트워크가 연결되는 국내 어디에서든 인터파크의 전자책을 구매할 수 있다. 아직 서비스되는 콘텐츠가 많지는 않지만 소설, 수필, 만화, 시, 경제경영 및 신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다.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인터파크의 비스킷


전자책은 기존의 디지털 디바이스와 달리 아날로그적인 디바이스이다. 빠른 속도의 컴퓨터,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스마트폰, 역동적인 비주얼 비디오를 보여주는 TV 등과는 다르다. 투박하며 느리고 오로지 책이나 신문, 만화와 같은 Paper 기반의 콘텐츠만을 볼 수 있는 것이 전자책이다. 하지만, 이들 콘텐츠를 보기에는 그 어떤 디지털 디바이스보다 최적화되어 있다.


◈ 인터랙티브한 시대에 맞지 않는 전자책

전자책이 종이 기반의 콘텐츠를 보기에 최적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의 멀티미디어, 컨버전스, 인터넷 시대의 인터랙티브한 서비스 사용 특성에 비춰볼 때 어울리지 않는다. PC와 스마트폰이 주목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사용자의 자유 의지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PC로 문서 작성을 할 수 있고, 게임을 할 수 있으며,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며, 인터넷을 할 수 있다.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거나 서비스에 연결하면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다. 이것이 PC, 스마트폰의 매력이다. 하지만, 전자책은 오로지 책만 볼 수 있다. 그것도 모든 책이 아닌 전자책으로 가공된 일부의 콘텐츠만 볼 수 있다.


최근 전자책의 책, 신문 보기의 기능까지도 포함하면서 좀 더 막강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단말기가 출시되었다. 바로 아이패드이다. 아이패드는 전자책처럼 가독성이 뛰어나지는 않다. 더 가볍고 배터리 성능이 탁월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전자책에서 볼 수 없는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무엇보다 다양한 종류의 잡지를 볼 수 있다. 전자책에서는 전자잉크의 기술적 한계와 디바이스의 성능으로 인하여 인터랙티브한 콘텐츠의 표현이 불가능하다. 활자로 된 텍스트를 보기에는 좋지만 컬러풀한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인터랙티브한 콘텐츠의 표현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다양한 잡지를 구독할 수 있는 아이패드의 zinio 어플


전자책에서 볼 수 있는 만화와 책과 같은 콘텐츠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비록 전자책보다 가독성은 떨어지지만 컬러의 지원과 역동적인 화면 구성으로 인하여 보는 즐거움은 더 크다. 특히 속도가 빨라서 만화와 같은 이미지 위주의 콘텐츠를 보기에 적합하다. 전자책은 화면의 갱신 속도가 느려 이미지가 많은 잡지, 만화, 신문 등의 콘텐츠를 보기에 적당하지 않다. 반면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보기 적합하다.
컬러로 된 방대한 이미지의 만화를 보기에 적합한 아이패드


특히 아이패드는 책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사용과 게임, 비디오 재생, 음악 재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자책보다 할 수 있는 작업이 많다. 이런 이유로 전자책은 휴대폰의 혁신에 밀려 시장에서 사라진 시티폰과 같은 처지가 될 우려가 있다.


◈ 전자책의 자구책과 가능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이패드와 같은 기기에 비해 압도적으로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야 한다. 콘텐츠의 다양성은 적더라도 양적으로 좀 더 많은 책과 신문이 전자책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단말기의 가격대를 거의 무료로 낮추어야 하며 이기종 전자책간에 서로 호환이 될 수 있는 전자책 표준 포맷에 대한 통일화를 서둘러야 한다. 특히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도서관 등의 B2B 공급과 판매에 대한 제휴를 공고히 가져가야 한다.


아이패드로 PDF 문서를 볼 수 있다. 물론 전자책 표준 포맷인 ePub도 사용할 수 있다. 아이패드의 북 스토어인 iBook을 통해서 수 만권의 책을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속속 아이패드 전용 전자책과 신문, 잡지가 등장하고 있다. 일부는 어플의 형태로 개발되어 전자책보다 훌륭한 UI로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비록 오랜 시간 책을 보기에는 전자잉크의 전자책과 비교해 가독성이 떨어지지만 전자책으로만 볼 수 있던 콘텐츠를 아이패드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전자책이 아이패드가 주지 못하던 경험을 주기 위해서는 아이패드가 따라올 수 없을만큼 방대한 콘텐츠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PDF로 된 논문이나 자료를 아이패드로 볼 수 있다.


특히 전자책은 아이패드와 같은 디바이스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공급이 가능하다. 그리고, 가볍고 튼튼하기 때문에 아이들이나 학생에게 적합하다. 또한 기업, 기관 등에서 임대 기기로 사용하기도 적합하다. 학교 등에서 책을 대체해서 사용하기 적합하다. 아이패드와 같은 기기가 학교에 보급되면 고장, 파손, 분실 등의 위험이 클 수 있다. 또한, 학업 본연의 목적 이외에 게임이나 놀이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우려가 있다. 반면 전자책은 책을 대체하는 용도로 사용됨으로써 관리가 용이하고 운영의 비용이 적게 든다.
도서관과 학교에 어울리는 전자책


이미 킨들을 유통하는 아마존조차도 아이폰, 아이패드에 킨들 앱을 런칭했다. 킨들없이도 아마존의 전자책을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구독하고 볼 수 있다. 아마존의 입장에서는 킨들 즉, 전자책 기기가 많이 팔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단말기에서든 아마존의 전자책이 많이 팔리는 것이 중요하다. 전자책 사업을 하는 사업자에게 중요한 것은 단말기가 많이 팔리는 것보다 책 자체가 많이 유통되는 것이다.
아이패드와 아이폰에서 볼 수 있는 아마존의 전자책


전자책이나 아이패드가 아무리 좋아도 책을 안 읽던 사람이 책을 더 많이 읽는 것은 아니다. 전자책 사업의 핵심은 디바이스가 아닌 콘텐츠의 유통과 보급임을 잊지 말아야 하며 거기의 핵심은 독자들이 좀 더 많은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다. 인터넷과 비디오, 게임 등에 빼앗긴 독자를 어떻게 책으로 다시 돌아오게 할지가 핵심인 것이다.
Posted by oo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