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이전보다 슬랙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일전에는 주로 위키와 이메일, 드랍박스를 이용하는 comm이 많았던 것과 큰 차이입니다.
게다가 슬랙을 이용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구글독스의 이용도 많아졌습니다. 워낙 슬랙이 타 서비스와 연동이 잘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슬랙에서 시작해 다양한 툴로의 유입이 커지고, 혼자가 아닌 함께 사용하는 경험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기존의 메일, 위키, 드랍박스와 비교해 슬랙, 구글독스 등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의 가장 큰 차이는 무얼까요?
메일은 자료를 전송하면서 설명을 하고 의견을 게진하며 정보와 생각을 일방향으로 전달하기에 적합합니다. 서로 의견을 주고 받기에는 부족함이 있는데다가 수신자가 3명 이상 넘어가면, 대화 상대를 떠올리기 어려워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이 어렵죠. 그저 일방적 정보의 고지에 가깝습니다. 만일 3명 이상의 수신자/참조자가 있는 경우에 이메일로 서로 의견을 주고 받기 시작하면 이것만큼 지옥도 없습니다.
위키는 부서별, 전사 업무 상황과 주요 업무 지침 사항 등을 공유하고 공개하기 적합하죠. 카타고리별로 구분된 tree 구조를 통해 팀별, 프로젝트별 업무 내역을 나누고 댓글을 통해서 해당 게시글과 관련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여러 명이 동시에 사용하기에도 적합하죠. 하지만, 상당히 정적인 구조를 띄고 있어서 역동성이 떨어지고, 왠만큼 의지가 없으면 대부분의 직원들은 방관자처럼 그저 구경꾼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죠.
반면, 슬랙은 메일과 위키를 통합하면서도 '실시간 소통'의 UX를 띄고 있어 역동적입니다. 특정인을 지정해서 invite하며 수 십명의 사람들이 왁자지껄하게 의견을 교환하면서 업무 내역을 공유하고 생각을 나누기에 적합합니다. 그렇다보니 슬랙을 사용하면 이메일의 사용 빈도가 줄고, 위키보다 훨씬 정보의 공유와 나눔이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위키처럼 채널을 만들어 팀별/업무별/프로젝트별 구분이 가능하고, 카카오톡이나 이메일처럼 특정인의 identity가 명확히 들어나기에 대화하듯이 그것도 실시간 소통이 원활합니다.
그리고, 드랍박스는 작업 중인 그리고 완성된 산출물을 공동 공유하기에 적합할 뿐 의견을 나누며 공동작업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개인의 여러 디바이스에서 파일을 동기화하거나 팀 내에 공동작업 중인 문서들을 쉽게 공유하는데는 적합합니다. 하지만, 문서를 공동으로 작업하면서 편집하고 할당하는 등의 문서 중심의 협업은 한계가 큽니다.
반면 구글독스는 문서를 기반으로 함께 실시간 혹은 비동기식으로 작업을 나누고 할당하면서 하나의 문서를 보며 함께 달라 붙어 함께 완성해가는 과정에 있어 드라마틱한 경험을 제공해줍니다.
특히 슬랙, 구글독스는 다른 업무 협업툴, 액세서리를 쉽게 이들 서비스에 장착해서(add-on, plug-in) 부가적인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자유롭습니다. 그렇다보니 다용도툴처럼 확장해가며 필요한 것을 골라서 협업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일하는 습관을 바꾸고 싶다면, 툴을 바꿔야 합니다. 스스로 알아서 바꾸면 좋으련만, 그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니 틀과 형식을 바꾸어 내용을 바꾸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껏 잘 사용해오던 툴을 바꿔서 업무 습관을 바꾸면 그 과정이 다소 번거롭고 불편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게 됨으로써 혁신의 작은 시작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