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Line Revolution2018. 8. 26. 16:10

블록체인은 분산 컴퓨팅 방식의 데이터베이스 기술이다.

분산 컴퓨팅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기존 클라우드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대신 얻게 된 것이 모든 컴퓨터에 데이터를 복제해서 저장해두기 때문에 임의로 변조할 수 없고 해커의 공격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해킹을 해서 얻게 될 가치보다 그 노력을 차라리 분산 컴퓨팅에 참여해 얻게 될 이득이 더 크기 때문)

데이터베이스이기 때문에 무엇인가 데이터로 기록할 수 있다. 하지만, 원천적으로 비효율적인 시스템인데다 분산원장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용량이 큰 파일을 기록할 수는 없고, 그저 거래내역(A가 B에게 얼마를 보냈다)만 기록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거래내역만 공개될 뿐 그 거래한 당사자들이 누구인지 알 수는 없다. 그래서 익명성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이것이 블록체인이 기존 기술 대비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탈중앙화 투명성, 비가역성 등의 특징들이 도드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블록체인의 특징은 public이냐 private이냐, public에 있어서도 실제 노드로 참여한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참여 비중이 몇 %냐 등에 따라서 희미해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블록체인이 갖는 기술적 특성은 그저 이상향에 불과할 뿐 현실에서는 타협하며 퇴색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퇴색되지 않는 블록체인의 기술 기반의 개념적인 특징은 '토큰 이코노미'이다.

웹의 플랫폼 비즈니스, 스마트폰의 공유경제처럼 블록체인을 특징짓는 가장 상위 개념의 특징이 토큰 이코노미이다.

토큰 이코노미의 핵심은 "참여자 모두에게 보상이 주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말한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플랫폼에 참여한 이해관계자 중에 공급자, 판매자, 개발자 사이드에 보상이 주어졌고, 공유경제 역시 한쪽 사이드에만 보상이 주워졌지만, 누구든 그쪽 사이드로 이동이 가능한 자유가 보장되었다.

토큰 이코노미는 양쪽 모두에게 보상이 주어질 수 있는 구조이다. 심지어 플랫폼의 운영을 위해 필요로 하는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고 이를 검증하는 채굴업자까지도 보상 대상의 영역이 넓어졌다. 플랫폼 주체, 개발자 커뮤니티, 채굴업자 그리고 이 플랫폼을 이용해서 서비스를 개발하는 dApp 그리고 이를 통해 상품과 콘텐츠를 공급하는 공급자와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모두에게 보상이 주어지는 시스템이다. 이점이 기존의 플랫폼이나 서비스들과 큰 차이점이다.

그런 이유로 블록체인으로 서비스를 구현하고 사업을 고려할 때, 무엇보다 토큰 이코노미를 기반으로 한 보상 매커니즘의 디자인을 어떻게 하느냐가 성공의 중요한 요소이다. 어느 범위까지 어느 비율로 어떤 activity에 보상을 주고, 그 보상의 방법을 메인넷의 코인, 자체 코인 그리고 토큰으로 어떻게 구성하고 이들간에 교환의 기준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를 정교하게 설정해야 한다.

Posted by oojoo
No Line Revolution2018. 8. 23. 22:53

집안에 여러 대의 스마트 스피커가 있다. 알렉사, 아리아, OK 구글, 헤이 카카오, 샐리야, 하이 빅스비를 외치면 집안 곳곳에서 인공지능들이 뭔가 열심히 정보를 주기 위해 애를 쓴다. 늘 자기를 부르는지 알고 마이크를 열어둔채 집안의 모든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간혹 잘못 알아듣고 TV 시청을 방해를 하곤 한다. 간혹 갑자기 노래가 나오고, 잘못 알아들었다고 떠들어대는 것이 당혹스럽지만 집안 전등을 켜고 끄며, 에어콘을 동작시키고, 날씨와 라디오, 뉴스, 음악을 들을 때 유용해서 이 정도는 참고 산지 1년이 훌쩍 지나고 있다.

그렇게 스마트 스피커와 함께 지내며 앞으로 TV, 컴퓨터, 스마트폰에 이어 이 스피커가 어떤 경험과 가치를 만들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 스피커의 등장은 웹 검색과 스마트폰 앱 사용 시간을 줄이게 만드는 것은 확실하다. 아직 스마트폰 앱으로 배달 음식을 주문하며, 택시를 부르고, 쇼핑을 하며, 날씨와 뉴스를 보고 음악을 듣는 것만큼 사용이 간편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사용자 경험이 나아지게 되면 웹과 앱의 사용을 부분 대체하고 보완하는 역할은 충분히 해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리아를 불러서 특정한 서비스를 호출하고 사용하게 되는 것이 익숙해지게 될 것이다. “분위기 좋은 째즈 음악 들려줘”, “강남역까지 가려고 하니 택시 불러줘”, “내일 오전에 받아볼 수 있게 삼계탕 요리에 쓸 닭 주문해줘” 등을 자연스럽게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될 때에 과연 아리아는 어떤 사업자, 기업의 서비스를 우리에게 제공하게 될까? 멜론일까? 카카오택시일까? 배달의민족일까?

사용자가 특정 서비스를 지칭하지 않게 될 경우 빅스비는 어떤 서비스를 우리에게 가장 먼저 언급할까? 마치 검색을 했을 때 가장 먼저 맨 위에 나타나는 검색결과물을 어떤 페이지로 할 것인지와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특정 서비스를 지칭해서 샐리에게 명령을 내렸는데, 샐리에 그 서비스가 연결되어 있지 않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카카오로 스피커를 바꾸게 될까? 마치 카카오톡과 같은 킬러앱 설치되지 않는 스마트폰은 외면받게 되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렇다면 스마트 스피커의 킬러앱은 무엇일까?

2년 먼저 시작한 알렉사가 이에 대한 다양한 사례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 스피커에서의 비즈니스 모델과 향후 기업들이 고객과의 새로운 접점을 만들기 위해 스마트 스피커에 웹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앱 그리고 검색과 앱스토어에 광고를 하는 것처럼 광고를 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 스피커에서의 킬러앱을 발굴하게 된다면, AI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 킬러앱에 돈을 주고서라도 등록하려고 애쓰겠지만, 그 외의 서비스들은 거꾸로 서비스 사업자들이 플랫폼에 입점하기 위해 광고비와 입점비를 지불하려고 애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스마트 스피커에서의 킬러앱 그리고 Voice AI 기반의 플랫폼의 지배적 사업자는 인스타그램을 서비스하는 페이스북과 안드로이드를 운영하는 구글처럼 새로운 AI 시대의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되어갈 것이다.


Voice AI 플랫폼에서 널리 사용되는 앱은 간단한 날씨, 뉴스, 라디오, 캘린더와 같은 유틸리티성 서비스와 음악, 스마트홈 기기를 제어하는(전등, 에어콘 등을 켜고 끄는) 것들이지만 알렉사처럼 오픈하는 API의 수준이 확대되어가면서 다양해지면서 기존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던 수준을 넘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연계해 규칙을 만들어 자동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IFTTT와 음성 통화를 활용한 상담, 컨퍼런스 콜 등이 기대되는 킬러앱군에 속한다. Voice를 이용한 서비스의 사용은 마우스-PC, 손가락-스마트폰처럼 특정 기기를 물리적으로 지정하지 않고 허공에 떠들어대면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특정 기기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이다.(에어콘 앞에서 냉장고의 스피커를 이용해 음악을 들려달라고 할 수 있고, TV 앞에서 안방의 전등을 꺼달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특정한 조건이 만족되었을 때에 미리 세팅한 대로 기기들이 서비스를 자동으로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주차하고 집으로 올라가는 순간에, 서재의 전등과 거실의 공기청정기가 가동되고 현관문 자물쇠가 열리는 등)


또한, 기존 전화기처럼 특정인을 지정해서 통화를 하는 것이 아닌 잠이 오지 않아 심심해서 한 밤 중에 특정 주제에 관심가진 사람들과 떠들어대면서 이야기를 하거나, 슬프고 외로워서 잡담을 하며 위로 받고 싶거나, 특정 전문분야의 식견을 가진 사람과 상담하며 정보와 지식을 알고 싶을 때에 굳이 검색하며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누워서 앉아서 AI를 불러 연결해달라고 하면 그런 사람들, 전문가와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음성 기반의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는 통화 서비스가 스피커 특성 상 어울리는 킬러앱이 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oojoo
No Line Revolution2018. 8. 18. 22:03

늘 그랬다. 10년마다 IT 플랫폼은 큰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어왔다.


1990년대 PC통신, 2000년대 WWW, 2010년대 모바일이 그랬고 지금 또 새로운 2020년대가 그런 파고의 변화를 거치고 있다. 매번 이 변화는 새로운 하드웨어의 출현과 함께 했다. 컴퓨터, 스마트폰처럼 새로운 디바이스가 새 플랫폼을 이끌어냈다.

3년 전 아마존이 만든 Echo라 불리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스피커는 기존 컴퓨터, 스마트폰과 확연히 다른 디바이스였고, 전혀 다른 사용자 경험과 색다른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무엇보다 다른 점은 기존 컴퓨팅 조작 방식은 키보드든, 마우스든, 터치 스크린이든 직접 손가락을 이용해 접촉하는 방식이었다면 스피커를 이용한 컴퓨팅 조작은 물리적 접촉없이 공간 속에서 소리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물리적 실체를 향해 직접 접촉하면서 사용하는 기존 컴퓨터 방식은 근거리에서 특정 기기를 지정해야 하는데 반해 소리를 이용하게 되면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특정 기기를 지향하지 않게 된다. 즉, 주변 모든 사물들이 컴퓨팅 사용의 기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모든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가 컴퓨팅을 도와주는 접촉 채널이 되게 된다.

이것은 그동안 특정한 물리적 기기에 갇혀 있던 인터넷 사용에 대한 제약이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 유선 컴퓨터에서 무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연결의 자유도가 높아진 것처럼 특정한 개인 기기라는 제한에서 벗어나 주변 모든 기기가 곧 인터넷, 컴퓨터 사용의 매개체가 됨으로써 기기에서 자유로워진 컴퓨팅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런 면에서 보면, 사실 Voice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스피커라는 기기로 AI에 연결해서 서비스를 사용한다라는 과정에서 Voice와 AI만 중요할 뿐 중간에 스피커라는 기기는 그저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게 된다. 그게 냉장고든, 세탁기든, TV든, 스마트폰이든, 전등이든 중요치 않다. 핵심은 음성으로 저 클라우드 너머 AI에 연결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거기에서 그 AI가 무엇이느냐가 앞으로 이 시장, 즉 차세대 플랫폼의 지배자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우리가 부르는 AI의 이름이 알렉사인지, OK 구글인지, 아리아인지, 샐리아인지, 헤이 카카오인지, 헤이 시리인지, 하이 빅스비인지가 중요하다. 그렇게 우리가 자주 부르게 될 그 이름이 웹에서의 구글과 네이버처럼, 앱에서의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처럼 차세대 플랫폼의 지배자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Voice AI 플랫폼에서 어떤 이름이 한국을, 세계를 지배하게 될까?

그렇게 이름을 불러 우리는 기존의 웹과 앱과 달리 어떤 서비스를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까?

더 나아가 그런 새로운 플랫폼에서는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주목받게 될까?


이 물음에 지난 몇 개월간 다양한 디바이스를 사용해오면서, 끊임없이 질문을 해보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가설을 몇 가지 만들며 정리를 해가고 있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려고 한다.


Posted by oo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