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로 UV, PV 등의 지표를 이용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사이트의 가입자수를 중요한 지표로 삼았고, 3~4년 전에는 UV를 중시 여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PV를 중요시합니다. 시장점유율을 계산할 때에 UV와 DT(체류시간)을 함께 측정하긴 하지만, 아직도 PV가 중요한 잣대입니다.
일전 모방송국에 들른 적이 있는데, 회의실 탁자 위에 뺴곡하게 적어둔 각 프로그램(경쟁사 포함)의 시청률이 놓여져 있더군요. 시청률로 PD의 능력을 평가하겠죠. 그것을 보니 인터넷 서비스 기획자들 역시 매주 경쟁사와의 지표(UV, PV) 비교표를 두고 서비스 평가를 한다는 것이 떠오르더군요. ^^
하지만, 사이트 지표 측정에 있어 체류시간의 중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결국 포탈이나 서비스 업체는 사용자의 24시간을 얼마나 점유하느냐에 따라 평가를 받기 때문이죠. 그리고, PV는 사실 조작이 가능합니다. 많은 인터넷 사이트들이 보다 많은 PV를 높이기 위해 UI 속임수를 씁니다.
포탈의 대문에서 특정한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기사가 바로 나오지 않고 중간에 전체 기사 목록 페이지가 뜨고, 그 이후에 기사 전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또, 일부는 중간에 검색 결과 페이지가 뜨기도 합니다. 때로는 약 1분이 지나면 사이트가 리프레시되면서 다시 페이지를 읽어오기도 합니다. 이러한 방법을 이용해 페이지뷰를 늘림으로써 사이트 평가의 지표를 늘리곤 하죠.
사실 페이지뷰의 의미가 퇴색되는 이유는 이러한 조작 외에 페이지뷰가 주는 실질적 가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특정 페이지를 열어둔다고 해서 그 페이지 안에 있는 콘텐츠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며 읽어보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웹브라우저에서 탭브라우징 기능이 지원되며 동시에 여러 페이지를 띄워둘 수 있게 되면서 더더욱 페이지를 열어둔 것이 곧 그 페이지를 읽어본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죠. 또한, 페이지를 열어 둔다고 해도 수 초만에 닫기도 하고 수 분 이상을 관심을 가지고 읽기도 합니다. 똑같은 페이지뷰라 할지라도 주목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최근 인터넷 트렌드는 열린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어 사이트 내가 아닌 외부에서도 콘텐츠가 보여지도록 하는 OPEN API가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즉, 유투브에 등록된 동영상은 유투브가 아닌 블로그나 게시판, 이메일 등에서 재생할 수 있습니다. 굳이 유투브를 방문하지 않아도 다른 사이트에서 유투브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유투브가 아닌 곳에서 재생되는 동영상은 유투브의 UV나 PV에 직접적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물론 간접적으로 유투브 방문을 유도할 수는 있고 동영상 재생수는 늘겠지만 유투브의 사이트 트래픽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진 않습니다. 그런만큼 PV에 대한 중요도는 더더욱 중요도가 떨어집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사용자들의 눈과 귀를 얼마나 잡아두고 있느냐 하는 서비스의 체류시간이라는 지표입니다. (동영상 UCC에서는 Count 수를 재생 횟수 등을 측정 지표로 삼기도 하죠.)
서비스를 기획함에 있어 사이트 방문을 유도하고 더 많은 PV를 의도적으로 발생시키려 하지 않아야 합니다. 오히려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고 PV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용자의 동선을 줄여서 편의성을 제공하도록 해야 합니다. 위젯을 이용해 PC 바탕화면이나 휴대폰 등에서 사이트 방문을 하지 않아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Ajax와 같은 RIA를 이용해서 UI를 좀 더 편하고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그것이 비록 UV와 PV를 떨어뜨린다 할지라도 체류시간(Duration Time)과 서비스의 주목도를 높일 수 있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