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원고는 출간 준비 중인 E-BIZ 전략의 원고 일부입니다. (포탈에 입사를 준비하는 지원자나 온라인 비즈니스가 생소한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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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검색은 글로벌한 서비스일까? 즉, 미국 시장을 지배하고 기술력이 뛰어난 구글이 한국 시장에서도 시장을 지배하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 카페, 블로그, 메일 등의 서비스는 로컬라이제이션이 중요하다. 특히 뉴스 서비스는 그 어떤 서비스보다 문화와 국가적인 특성을 타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이 지배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검색은 어떨까? 이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할 수 있어야 인터넷 서비스 전략을 논할 수 있다.
● 언어는 다르지만 기계어로 이야기하는 구글러
전 세계의 검색 시장을 지배한 구글은 유독 아시아의 한국에서 시장 점유율 5%를 채 넘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 약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치다. 구글의 점유율이 극히 낮은 이유는 한국의 사용자들이 네이버와 다음이 제공하는 통합검색이라는 검색 서비스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즉,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검색 서비스의 제공을 못하고 있다. 현지화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인 구글은 수 많은 나라에서 현지 버전으로 구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많은 나라에 제공하는 구글 검색 서비스는 각 국가의 특징에 맞게 로컬화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이나 일본, 중국에서는 한국만큼 형편없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는 않다. 이처럼 한국에서의 구글 서비스가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의 구글 점유율을 볼 때 현지화를 못한 탓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사실 이미 구글은 나름대로의 현지화를 하고 있다. 비록 웹브라우저에서 보여지는 구글의 페이지 구성이 지극히 단순하고 전 세계의 구글 페이지가 큰 차이가 없어 보일 뿐 구글을 지탱하고 있는 기술적인 알고리즘과 서버 등은 각 국가의 언어 특성에 맞게 최적화가 되어 있다. 구글은 이미 이것만으로 훌륭한 현지화를 한 것이다. 다만, 구글은 기본적으로 화면에 보여지는 페이지의 UI와 디자인을 각 국가별 특성에 맞게 개별 구성을 하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구글의 전략이 검색 부문에 있어서는 더 합리적이고 ROI를 높일 수 있다.
검색은 언어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며 언어학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에 기반한 기술적인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그만큼 구글은 이미 검색의 원천 기술 부분에 있어서는 각 국가별로 철저한 현지화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다만, 이러한 기술에 의해 검색된 결과물의 표현 방식이나 구성 형태에 있어서는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UI를 제공해 일관성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화면에 보여지는 부분까지 현지화를 하게 될 경우 그것에 들어가는 운영의 리소스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인력은 철저하게 기술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전 세계의 구글 엔지니어들은 서로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그들이 사용하는 컴퓨터 언어는 동일하다. 그들은 그 언어로 구글의 서비스를 만들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한다. 그런데, 만일 화면에 보여지는 검색 결과 페이지에 대해 현지화를 하게 된다면 그에 수반되는 UI개발, 디자인 그리고 각 서비스의 운영 관리를 위한 운영자에 이르기까지 보다 많은 사람들을 필요로 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것은 그만큼 커뮤니케이션에 들어가는 비용과 인력 운영에 상당한 고정비가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구글은 검색의 근간이 되는 기술에만 집중 투자를 하고 서비스의 운영에 들어가는 리소스를 최소화하고자 사용자들이 보는 페이지에 대한 현지화 작업을 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구글의 전략은 글로벌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해서 전 세계의 검색 시장을 장악하려는 구글의 목표에 적합하다. 만일 구글이 어설프게 각 나라별로 철저한 현지화를 하려 했다면 서비스 운영에 들어가는 상당한 리소스로 인하여 어려움에 처했을 것이다. 게다가 별도의 운영인력을 두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적, 사회적 책임까지도 고스란히 구글은 짊어져야 한다.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구글로서는 각 국가별로 이러한 정책적인 이슈에 발목을 잡히게 되는 것은 사업 운영에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그런만큼 구글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적 선택이라 할 수 있다.
● 한국 시장에 맞는 네이버의 검색 운영
사실 한국의 사용자들은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에 입맛이 길들여졌다. 그렇다보니 Daum 등의 검색 서비스 역시 네이버의 메뉴, 화면 구성과 대동소이하다. 만일 네이버 검색과 다르게 페이지를 구성하면 네이버에 길들여진 사용자들에게 혼란만 줄 뿐이다. 더 혁신적이고 훌륭한 기술과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한 번 길들여진 습성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검색 서비스는 철저한 운영이 핵심이다. 중국에서 수 천명의 조선족을 이용해 주요 검색어에 대한 검색 결과 페이지를 수작업으로 정리한다. 이것은 철저하게 파레토 법칙에 의한 서비스 운영이다. 파레토 법칙에 따르면 전체 검색어 중 상위 20%의 검색어가 80%의 사용자들이 찾게 된다. 즉, 많은 사용자들이 그날의 주요 이슈(신문, 방송 등을 통해서 대한민국 국민들의 주요 이슈가 된 내용)를 검색어 입력창에 입력하기 마련이다. 만일, 2008년 7월 14일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교과서에 표기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 당일 네이버에서 ‘독도’라는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어떤 결과물이 나와야 할까?
만일 수작업을 통한 검색 결과물에 대한 최적화를 하지 않았다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왜곡 표기에 대한 내용과 독도와 관련된 다양한 과거 기사들이 뒤섞여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독도 영유권 관련 보도에 대한 내용이 제대로 노출이 안될 것이다. 하지만, 수작업으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으로 재구성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검색 결과물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매일 주요 이슈를 발굴해서 해당 내용과 관련된 검색어를 등록해 검색 결과 페이지를 구성하는 일들을 네이버는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네이버 검색 결과에 대해서 대다수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검색 결과의 첫 번째 페이지에 나타나 만족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운영 작업은 상당한 리소스가 들 뿐만 아니라 프로세스에 대한 체계화와 구조화를 요구한다. 그러므로, 네이버의 이같은 검색 운영력에 대해 폄하하거나 기술 지향적이지 않다라고 무시할 수 없다. 물론 네이버는 검색 운영을 위하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력을 투입해 쉽게 경쟁자들이 그 운영력을 따라잡기 어렵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인력이 서비스를 운영하며 발생하는 크고 작은 실책과 문제를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운영 프로세스가 상당히 고도화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기계가 할 일을 사람이 한다는 것이 다소 무식해보이지만 사실 사람 한 명이 컴퓨터보다 더 빠르고 스마트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기에 수작업에 기반한 검색의 운영이 한국 사용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다.
또한, 네이버의 검색은 웹검색이 아닌 통합검색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통합검색은 통검이라고도 부르는데 지식iN, 블로그, 카페, 사이트, 뉴스, 이미지, 동영상, 웹문서, 책, 전문자료 등의 다양한 섹션별로 데이터를 구분해서 검색 결과물을 분리해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즉, WWW에 제공되는 데이터들을 데이터의 속성에 따라 카타고리를 구분해서 검색 결과물을 각 카타고리별로 구분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만일, ‘서태지’를 검색어로 입력했다면 ‘서태지’라는 인물에 대한 인물정보, 서태지와 관련된 책, 서태지 음악, 서태지에 대한 뉴스, 지식iN에 수록된 서태지 관련 Q&A 등등으로 구분이 되어 표시된다. 이렇게 구분된 카타고리를 통해 사용자는 원하는 카타고리의 검색 결과물을 선택해서 볼 수 있다. 이러한 통합검색 방식에 한국의 사용자들은 적응되어 구글의 웹검색보다 더 선호한다.
● 제2의 업그레이드를 꿈꾸는 대한민국 검색에 도전하는 다음
이미 네이버 공화국이라 불릴만큼 한국의 인터넷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네이버의 성장 비결은 검색에 대한 지배 때문이다. 네이버의 검색이 70% 이상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보니 사용자들이 네이버에 와서 검색을 사용하며 익숙해지고 그로 인해 카페, 블로그, 메일 등의 서비스까지도 네이버에서 소화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다른 사이트를 갈 이유가 사라져 네이버 바깥을 돌아다니려 하지 않는다. 천상 다음이 이 시장의 균형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포탈의 가장 중요한 핵심 서비스인 검색에 대한 의미있는 시장 점유율 확보가 필수적이다. 검색 시장 점유율이 곧 다른 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 다음은 네이버보다 앞서 메일과 카페 서비스를 시작했고, 블로그와 뉴스 부분에 있어서도 핵심 역량을 집중해왔다. 하지만, 네이버는 빠른 속도로 Daum이 1위였던 각 서비스 부문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와 2008년 8월 기준으로 메일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네이버의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다음을 앞지르고 있다. 그 이유가 네이버의 검색에서 찾을 수 있다. 검색으로 네이버를 찾은 사용자들이 다른 서비스들도 네이버에 익숙해지고, 또한 검색에 노출된 카페, 블로그, 뉴스 등의 서비스가 선순환 효과를 가져오며 검색과 함께 동반 성장하고 있다.
다음이 검색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이미 검색 시장의 포지셔닝이 끝난 상태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자고로 1위를 이기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쟁의 원칙을 만들어야만 한다. 다음의 검색전략은 데이터와 데이터간의 관계를 묶은 연관 검색 강화에서 찾을 수 있다. 사실 네이버가 이룬 검색에 있어서의 운영 기술을 다음이 따라할 순 없다. 다음이 열걸음 뒤진 것을 쫒아가기 위해서는 네이버보다 더 많은 리소스를 투자해야 하는데다가, 그렇게 다음이 쫒아가는 중에 네이버가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리는 없기 때문이다. 다음의 검색 전략은 네이버가 쫒아하기 어려운 것이어야 한다.
다음은 절대적으로 네이버와 비교해 검색의 소스가 되는 데이터가 부족하다. 다음이나 네이버는 구글처럼 전 세계의 웹페이지를 범주로 검색을 하는 것보다는 포탈 자체적으로 기확보하고 있는 데이터(카페, 블로그, 지식인, 각종 게시판)와 제휴사 혹은 CP들의 콘텐츠를 카타고리별로 분류해서 검색을 수행한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데이터의 양이 많아야 검색결과물이 더 풍성해질 수 있다. 이렇게 풍성한 데이터에서 정확한 검색결과를 뽑아내는 것이 검색엔진의 성능이다. 다음은 이 모든 것에서 네이버에 뒤지기 때문에 다음의 검색 전략은 기존재하는 데이터들에 대한 연관관계를 찾아내 데이터들을 서로 엮어서 검색결과물이 보다 동적으로 구조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가지고 있는 데이터들에 대해 부가적인 정보를 추가해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효과적으로 분류하도록 하는 메타 데이터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데이터의 양이 비대하게 많아진 네이버로서는 메타 데이터의 구성이 오히려 다음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 반면 다음은 뒤늦게 검색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메타 데이터를 이용해 데이터를 보다 구조화하는데 유리하다. 다음의 검색 전략은 데이터의 구조를 보다 구조화하여 좀 더 정확한 검색과 데이터간에 유기적인 연계를 통하여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고도 사용자에게 보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