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집필 중인 웹트렌드 서적의 일부입니다. 전문가가 아닌 IT 비즈니스맨 대상의 책이라 A to Z를 다루고 있습니다. 온라인에 맞게 수정없이 원고 내용을 그대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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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탈을 빅브라더로 만들어준 검색
인터넷의 관문이라 불리는 포탈은 처음부터 검색 서비스를 제공했을까? 한국의 대표적인 포탈인 네이버와 Daum은 1990년대 하반기에 검색이 아닌 디렉토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초기에 인터넷에는 홈페이지가 그리 많지 않았기에 포탈에서는 마치 전화번호부처럼 카타고리를 나누어 분야별로 홈페이지를 안내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용자들은 인터넷에 연결한 후 방문할만한 홈페이지를 찾기 위해 포탈을 길잡이로 이용했다. 처음에 포탈은 직접 디렉토리 서퍼를 고용해서 인터넷 홈페이지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해서 관리했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분류된 홈페이지 목록들이 정확해야 사용자들이 만족해하기 때문에 서퍼를 통한 디렉토리 관리에 집중했다.
하지만, 점차 관리해야 하는 디렉토리가 많아지면서 서퍼를 통한 해결은 한계가 있었다. 다행히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인터넷 홈페이지들은 애써 만든 홈페이지를 사용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포탈의 디렉토리에 등록하는데 적극적이었다. 그래서, 서퍼가 찾아 다니지 않아도 알아서 홈페이지를 포탈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관리만 하는 구조로 바뀌게 되었다. 그렇다보니 오히려 포탈은 보다 눈에 띄는 상위의 자리에 홈페이지 주소를 노출하게 해주도록 하면서 등록비 등을 받으며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게 되었다.
사실 지금의 포탈이 인터넷을 지배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검색의 시작은 디렉토리 분류에서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인터넷 상의 홈페이지에 대한 분류 내역이 늘어가면서 이렇게 분류된 내역 중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홈페이지를 찾아주는 디렉토리 검색이 사실 포탈이 검색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다. 2000년 이전의 포탈은 이렇게 인터넷을 시작하는 관문, 길잡이의 역할을 하면서 상생의 생태계를 만드는데 이바지했다. 사용자들은 포탈을 통해 다른 인터넷 홈페이지를 방문할 수 있었고, 포탈은 다른 인터넷 홈페이지에 보다 많은 사용자들이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중계자였던 것이다.
하지만, 포탈은 이제 빅브라더가 되어 가고 있다. 모든 정보는 포탈에 쌓이고 있는 것이다. 포탈이 과거처럼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콘텐츠를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이정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포탈 내에 콘텐츠를 축적하며 사용자들이 다른 사이트를 굳이 방문하지 않아도 되도록 바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포탈의 서비스 운영 방침은 네이버가 지식인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본격화되었다. 지식인은 사용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올리고 사용자들이 스스로 답변을 하도록 함으로써 방대한 콘텐츠를 네이버 안에 가둘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이렇게 축적된 콘텐츠는 사용자가 필요로 할 때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네이버에 쌓인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식인을 통해 대한민국의 네티즌들은 원하는 정보를 보다 빠르게 찾을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정보는 네이버라는 울타리 안에 갇혀 있는 것에 불과하다. 반면 구글은 구글 밖의 웹페이지를 대상으로 정보 검색을 수행함으로써 웹페이지 전체가 콘텐츠를 골고루 담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다. 즉 웹생태계가 전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포탈은 그러한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 검색에 올인하는 이유
Daum은 2007년 'UCC 세상‘이라는 키워드로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하며 UCC 열풍을 한국에서 실현했다. 그리고, 2008년 Daum은 검색에 사업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왜 UCC에 집중하던 다음이 검색으로 궤도 수정을 했을까? 그것은 검색이 돈이 되기 때문이다.
국내의 포탈이 운영하는 서비스는 크게 메일, 카페, 미디어, 블로그, 동영상 그리고 검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 검색은 메일을 제외한 나머지 서비스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가진다. 사실 포탈에서 운영하는 카페, 미디어, 블로그, 동영상의 콘텐츠가 검색에서 노출됨으로써 포탈의 검색은 풍부해진다. 네이버의 지식인은 검색에 도움이 되었고, Daum의 카페와 동영상 그리고 네이버의 블로그는 바로 검색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포탈은 이들 서비스를 통해 보다 양질의 콘텐츠가 생산되어 검색에 최적으로 노출되기를 희망한다.
그렇게 검색에 목을 빼는 이유는 검색을 지배하는 것이 곧 돈을 벌어다 주기 때문이다. 포탈의 수익모델은 광고이다. 현대의 광고 시장은 TV, 라디오, 잡지 등의 매스미디어가 지배해왔다. 하지만, 포탈이 사람들의 시간을 더 많이 빼앗기 시작하면서 인터넷 광고 시장이 크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인터넷 광고 시장의 가장 큰 비율이 검색광고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검색광고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검색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매년 성장하는 검색광고 시장에서의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니 당연히 회사 매출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검색광고는 매력적인 것일까? 광고주는 왜 디스플레이 광고보다 검색광고를 선호할까? 생각해보라. 만일 여러분이 작은 피자가게를 창업했다고 생각해보자. 피자가게 홍보를 위해 지역신문이나 전단지, 라디오 CM을 하는 것이 나을까? 인터넷 검색창에 창업한 피자가게 지역에서 '피자' 또는 '야식', '배달' 등의 검색어를 입력할 때 가장 맨 위에 여러분의 피자가게 연락처가 보여지도록 하는 광고가 나을까? ROI를 따져 본다면 당연히 검색광고가 나을 것이다. 신문, 전단지, 라디오 등은 비용이 수 백만원 이상이 드는데다가 효과 측정이 어렵고 준비할 것이 많다. 하지만, 검색광고는 사용자들이 클릭한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검색어 창에 '피자'라고 입력하고 피자가게 링크를 클릭했다는 것은 적어도 피자 주문을 하려거나 피자에 관심있는 사용자들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광고를 노출하는 것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하는 것보다 훨씬 광고 효과가 클 수 밖에 없다. 즉, 이렇게 광고주들이 검색광고에 대한 광고 효과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검색광고는 기존의 매스미디어 광고보다 더 매력적인 것이다.
그리고, 검색광고는 수익률이 좋다. 디스플레이 광고는 배너 제작과 배너가 게재할 위치를 예약하고 게재하는데 준비를 해야 하는 등의 많은 리소스가 투입된다. 반면에 검색광고는 특정 검색어에 광고주가 원하는 문구와 하이퍼링크만 걸어주면 된다. 이 모든 것이 자동화되어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광고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또한, 검색광고는 디스플레이 광고보다 광고를 게재할 공간이 넓고 무궁무진한 키워드의 조합으로 제약을 받지 않는다. 이렇기 때문에 검색광고는 디스플레이 광고보다 수익률이 높다. 네이버와 구글의 영업이익률이 20% 이상을 훌쩍 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검색을 지배하기 위한 포탈의 전략
이렇게 돈 되는 검색을 지배하기 위해 포탈은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 기본적으로 검색엔진에 대한 투자와 연구는 가장 공들이고 있는 분야이다. 엔진이 훌륭해야 빠른 속도로 데이터들을 수집해서 특정 키워드가 포함된 데이터를 색출해낼 수 있다. 또한 검색 알고리즘을 개선하여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가 어떤 정보를 찾길 원하는지 분석해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찾는 검색의 퀄리티 또한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다.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연구 단계의 전략 외에 눈에 보이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포탈이 신경쓰는 가장 큰 검색을 위한 준비는 콘텐츠의 확보이다. 사실 검색 엔진이나 알고리즘이 아무리 뛰어나도 검색의 대상이 될 데이터가 적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래서,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 데이터는 신문이나 방송 콘텐츠, 책 정보와 논문 등의 이미 만들어진 것 외에 사용자들이 생산하는 UCC가 있다. 한국에는 약 20억건이 넘는 이미 만들어진 데이터들이 있고 매년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만들어진 콘텐츠는 콘텐츠 제공자와의 제휴나 콘텐츠 구매 등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데이터 확보가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사용자가 만드는 UCC는 플랫폼(UCC가 담길 그릇)만 제공해두면 사용자들이 알아서 콘텐츠를 쌓기 때문에 가장 편하고 빠르게 검색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래서, 포탈은 검색을 위해 카페와 블로그 등의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사실 카페나 블로그가 그 자체만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기 어렵고 오히려 카페,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스토리지, 서버 등의 하드웨어 비용과 네트워크 유지 비용, 서비스 운영 인력 대비 직접적인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콘텐츠가 검색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검색광고의 매출에 간접적으로 크게 기여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포탈은 카페와 블로그와 같은 UCC가 모이는 콘텐츠 플랫폼의 구축과 운영에 주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포탈은 검색의 품질 유지를 위해 검색 마스터를 운영한다. 검색 마스터는 검색 결과물을 관리한다. 특히 한국의 포탈은 구글과 달리 검색엔진(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의 수작업이 가미되는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검색 결과물을 사람들이 직접 확인해서 퀄리티가 낮거나 음란물 혹은 저작권의 문제가 있는 콘텐츠들은 결과물에서 보이지 않도록 제거하는 작업을 한다. 혹은, 특정한 검색어(사람들이 많이 찾는 주요 키워드)에 해당되는 결과물은 별도로 사람의 손길을 거쳐서 편집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검색 운영 인력만 네이버의 경우 1000여명이 훌쩍 넘는다. 이렇게 사람이 검색엔진의 노릇을 하기 위해 네이버의 경우 운영 인력을 중국에 두고 인건비를 최소화하는 운영의 묘를 발휘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