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 사물인터넷2013. 6. 19. 08:00

여의도 저널에 기고한 글...



1. 들어가는 말 : 콘텐츠 유통 플랫폼의 헤게모니


책상 위 PC에 이어 손 위의 스마트폰이 인구의 60% 이상에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하루 24시간도 크게 바뀌고 있다. 항상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인하여 PC를 켜는 시간은 물론 이거니와 내비게이션이나 디지털 카메라 등의 다른 디지털 디바이스의 사용량도 줄어들고 있다. 또한, 책이나 잡지 그리고 무가지 등의 시장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이 모든 것이 24시간 인터넷에 연결된 채 우리 손바닥을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폰이 만든 변화이다.


새로운 디지털 스크린의 등장과 지배력은 고스란히 콘텐츠 시장에도 거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콘텐츠 시장은 결국 사용자의 24시간 중 몇 시간을 차지하느냐에 따라서 시장의 규모가 결정되기 때문에 그 시간을 지배하는 IT 기기의 트렌드를 주목해야 한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PC의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으며 하루 일상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으로 지배 당하고 있다. 게다가, 점차 PC의 대체재로서 성장하고 있는 태블릿의 보급은 PC의 추락과 함께 스마트폰의 사용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IPTV 이후 스마트TV의 등장 역시 방송과 동영상 콘텐츠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만화, 음악, 영화, 뉴스, 방송, 책 등으로 구분되었던 콘텐츠 시장은 디지털 스크린 속에서는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어차피 디지털 속에서는 모든 것이 비트로 구성되기 때문에 장르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게다가 비트로 구성된 콘텐츠는 인터넷이 닿는 그 어떤 디바이스에서나 접근이 가능하고 거래비용이 제로로 수렴하기 때문에 지역의 제한이나 유통의 헤게모니에서 자유롭다. 디지털 기술의 혁신은 콘텐츠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지각 변동을 만들어내고 있다.



2.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특징

스마트폰의 등장은 콘텐츠 시장의 경계를 붕괴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콘텐츠간 장르의 구분이 사라지고 무한 경쟁의 시장이 되었다는 점과 글로벌 IT 기업이 유통의 헤게모니를 지배하며 막강한 지배자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IT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특징을 이해하는 것에서 미래 콘텐츠 산업의 변화를 예측하고 전망할 수 있다.


1) 책의 적은 애니팡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변화된 것은 하루 종일 언제 어디서나 4인치 스크린에 푹 빠져 살면서 다른 것에 잠시 시간을 가질 짜투리 시간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짜투리 시간이 사라지면서 그 시간을 차지하고 있는 비즈니스도 축소되어 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무가지이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던 2009년 11월 이전만 해도 지하철에 타는 사람들 대부분의 손에는 포커스나 벼룩시장과 같은 무가지가 들려 있었다. 하지만, 지금 지하철 풍경을 보면 다들 스마트폰 화면에 빠져 있다. 그것은 비단 무가지만의 문제가 아니라 잡지와 책의 문제이기도 하다.





실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다른 디바이스, 매체의 사용 시간은 줄어들었고 그 시간을 고스란히 스마트폰이 차지하고 있다. 하루 24시간이 유한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 그만큼 다른 시간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 이치이다. 텔레비전 앞에서 드라마와 연예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라디오로 시사 뉴스와 음악을 청취하고 종이로 신문과 책, 잡지를 소비하던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에서 동영상, 음악, 방송, 뉴스, 만화 등을 보고 있다. 스마트폰 속에서는 모든 콘텐츠를 통합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장르의 구분조차 중요하지 않다.


즉, 스마트폰에서 애니팡을 많이 하면 할수록 책의 노출 기회는 줄어들어 출판 시장의 규모는 줄어드는 것이다. 웹툰을 스마트폰에서 즐겨볼 수록 TV를 볼 시간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디지털 콘텐츠는 기존의 매체에서 구분했던 장르의 분류를 파괴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카카오 페이지는 전자책도 아니고, 음악도 아니고, 동영상도 아니다. 모든 장르가 통합된 형태의 새로운 포맷이다.


2) 글로벌 방송국의 탄생

유례없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사용량이 많아진 페이스북, 트위터 그리고 유투브 덕분에 성공할 수 있게 되었다. 만일 강남스타일이 유투브에 게재되지 않았다면 전 세계 사람들이 강남 스타일의 뮤직비디오와 음악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별 방송사의 도움이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유투브로 인하여 인도네시아의 여중생들이 학교를 마치고 집에서 스마트폰과 PC로 원할 때 언제든 강남스타일을 무한 반복해 보고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이렇게 유투브에 등록된 강남스타일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타고 주변 친구와 지인들에게 소개되면서 점차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어 더욱 주목을 받게 되어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스마트폰 이전에 TV를 지배하던 방송사가 하던 역할을 유투브와 SNS가 해낸 것이다. 이미 글로벌 방송국이 된 유투브와 여기에 등록된 콘텐츠들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송출하는 유통의 채널 역할을 한 SNS가 새로운 디지털 방송 플랫폼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강남 스타일의 세계적인 주목으로 싸이가 서울시청 앞에서 열었던 콘서트는 유스트림, 유투브 그리고 아프리카를 통해서 전 세계인에게 생중계되었다. 싸이의 새로운 음반인 젠틀멘 역시 M.net과 네이버, 유투브를 통해서 생중계되었고 약 80%의 접속자가 PC나 TV가 아닌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생방송에 연결했다. 이미 방송 콘텐츠는 지역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스마트폰 속 유트브와 SNS로 인한 것이다.


3) Where에서 How로

1980년대 세상의 소식은 신문사의 지역 배급소에서 아침마다 배달해주는 현관문 앞 신문지를 통해서 만날 수 있었다. 1990년대는 저녁 9시 거실에 있는 TV 앞을 통해서 11번과 7번, 9번을 통해서 만났다. 하지만 , 2000년대에는 네이버의 실시간 이슈 검색어와 다음의 탑(홈페이지)에 게시된 뉴스 제목을 통해서 세상을 만나고 있다. 이미 다음과 네이버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례신문 더 나아가 SBS, KBS, MBC와 같은 언론사, 방송사와 같은 미디어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포탈이 미디어 브랜드 가치를 가지게 된 것은 언론사와 방송사에서 생산, 유통하던 콘텐츠를 포탈의 서비스를 통해서 다양한 형태로 보다 편리하게 유통했기 때문이다.


신문지나 TV에서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만 볼 수 있던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검색과 링크 등을 통해서 좀 더 편리하고 자유롭게 볼 수 있게 되면서 콘텐츠 유통의 헤게모니를 주도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언론사와 방송사는 독자적인 유통력이 해체되면서 영향력을 잃어가게 된 것이다. PC 기반의 웹 플랫폼에서 포탈들은 메일, 카페, 검색 등의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와의 접점을 기반으로 시청자, 독자의 주목(attention)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토대로 뉴스와 방송 콘텐츠 영역까지 흡수하며 미디어 시장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1980~1990년대의 매스미디어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콘텐츠 그 자체(WHAT)였다면, 2000년대의 온라인 미디어에서는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장소(WHERE)가 중요했다. 이 장소를 지배하는 것이 콘텐츠의 유통을 장악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콘텐츠를 보는 형태(HOW)가 중요해지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SNS와 Flipboard, Summly, Cir.Ca 등의 콘텐츠 중계 서비스들의 등장은 콘텐츠의 단순 유통을 넘어 콘텐츠의 가공과 편집, 재소비, 추천 등의 콘텐츠를 즐기는 형태의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 서비스의 기회와 가능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4) N스크린에서 멀티스크린으로

PC, 노트북 이후 스마트폰 그리고 태블릿과 스마트TV 등의 다양한 디지털 스크린의 등장은 사용자의 눈길(eyeball)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 모든 스크린에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만드는 접근성과 편의성을 보장하기 위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처럼 여러 스크린에 콘텐츠의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N스크린이라는 키워드가 스마트폰 초기 등장 시 주목받았다. 또한, 콘텐츠를 유통하는 앱들이 여러 스크린을 지원하고 다양한 크로스 플랫폼 솔루션들의 기술적 뒷받침으로 여러 스크린에서 불편없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N스크린은 생각만큼 디지털 콘텐츠의 성공에 핵심 요인은 아니었다.


스마트폰 시장이 진입기와 성장기를 넘어 안정기에 접어드는 지금 N스크린보다 멀티스크린이 더 주목받고 있다. 멀티스크린은 2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콘텐츠와 서비스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며 사용자에게 부가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을 말한다. 즉, TV를 시청하면서 TV 속이 아닌 TV 밖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시청 중인 TV 프로그램과 관련된 정보를 검색하거나 관련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멀티스크린(혹은 세컨드 스크린)이라 말할 수 있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가면서 TV 시청이나 라디오 청취, 독서 중에 스마트폰을 병행하며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시청, 청취, 독서 등을 할 때에 스마트폰 등에서 부가 서비스를 양념으로 제공함으로써 방송, 책 등의 콘텐츠 가치를 추가해주는 것이 모바일 시대의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3. 성공적인 콘텐츠 비즈니스의 전략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지만 구슬이 없으면 꿰는 것도 불가능하다. 결국 핵심은 양질의 구슬인 것처럼 콘텐츠 시장에서 역시 중요한 것은 콘텐츠이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지배하고 변화시키는 IT는 도구일 뿐 목적이 아니다. 수 많은 스크린에서 통합된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려는 노력들이 많지만 결국 그 핵심은 콘텐츠이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콘텐츠 생산자들이 급변하는 IT와 디지털 유통 플랫폼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한다면 콘텐츠 공급자들의 위상을 높이고 헤게모니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1) 바보야 역시 중요한 것은 킬러 콘텐츠

MBC를 대표하는 것은 무한도전과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이고, 런닝맨하면 SBS가 떠오르는 것처럼 잘 키운 킬러 콘텐츠 하나가 열 채널 부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유명한 맛집은 장소 불문하고 문전성시를 이룰만큼 사람들이 찾아가기 마련이다. 디지털의 혁신 속에서 거대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 등장하고 IT 기업들이 유통의 헤게모니를 기반으로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는데 한 보 앞선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누구에게나 주목받는 킬러 콘텐츠를 제대로 발굴하고 육성하면 무시할 수 없다.


유통을 장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고 ROI가 높은 것은 당연지사라 누구나 디지털 유통 플랫폼의 장악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그 경쟁에 OS를 만든 구글(안드로이드)이나 OS와 HW를 통합 제공하는 애플과 아마존이 가장 앞서 나가며 글로벌 콘텐츠 유통 플랫폼 시장을 구글 플레이와 유투브, 아이튠즈, 앱스토어, 아마존 스토어 등을 통해 주도하고 있다. 또한, 제조사인 삼성전자(삼성 스토어와 각종 디지털 허브), 통신사인 SKT(티스토어, 멜론)도 참여 중이며 크고 작은 인터넷 기업들(네이버 스토어, 카카오 페이지, 리디북스 등)도 치열한 경쟁 중에 있다.


이렇게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시장에 IT 기술력이나 마케팅력, 자본 등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콘텐츠 사업자가 참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만큼 본연의 경쟁력인 양질의 킬러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에 더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전략이다. 단, 그 킬러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유연해야 할 것이다. 마치 오징어가 맥주집에서는 마른 오징어로, 소주집에서는 삶은 오징어로, 레스토랑에서는 오징어 파스타로 최적화되어 팔리듯 콘텐츠 역시나 플랫폼, 스크린, 디바이스의 특성과 용도에 맞춰서 유연하게 변신될 수 있어야 한다.


2) 플랫폼 종속성에서의 탈피

콘텐츠가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면 플랫폼 제공자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 오로지 아마존 스토어에서만 구매 가능한 전자책은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없고 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플랫폼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플랫폼은 유일무이할 수 없다. 인터넷, 디지털 경제에서 플랫폼은 다양성을 기반으로 치열한 경쟁을 하며 다양하게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의 경쟁과 견제 속에서 콘텐츠를 한 곳이 아닌 다양한 곳에 공급하면서 균형감을 유지해야 한다.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면 그 종속으로 인하여 지속 성장하기 어렵고 헤게모니의 주도권을 빼앗겨 안좋은 조건과 낮은 영업 이익률로 저부가 가치의 콘텐츠 아웃소싱 업체로 전락하기 마련이다.


앵그리 버즈가 아이폰에만 존재했다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포지셔닝을 유지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안드로이드와 블랙베리, 윈도우폰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고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외에도 아마존 스토어와 삼성 스토어 등은 물론 삼성전자의 스마트TV도 지원하면서 더욱 그 영향력을 공고히할 수 있었다. 물론 초기부터 모든 플랫폼을 지원할 수는 없다. 초기에는 콘텐츠와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플랫폼에만 투자하되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져갈 때에 특정 플랫폼 종속성에서 벗어나 좀 더 많은 플랫폼을 지원하며 범용적인 콘텐츠로 거듭 나야 한다.


3) 플랫폼 특성에 맞춘 콘텐츠 UX

1990년대 말에 PC통신의 열풍 속에 온라인 소설이 주목받으며 귀여니라는 필명의 고등학생 작가가 등장했다. 그 놈은 멋있었다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문체와 연재 방식을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03년경 웹이 성장하면서 강풀이라는 만화가가 웹툰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만화 연재를 시작했다. 웹툰은 기존의 만화와 달리 화면을 위아래로 스크롤하면서 보는 웹의 특성을 수용해 모니터와 마우스라는 인터페이스에 맞춰 만화를 제작, 제공하며 주목을 받았다.


키보드와 도스를 이용해 조작하던 PC통신, 마우스와 윈도우를 이용해 사용하던 WWW 그리고 손가락과 4인치의 스크린에서 터치를 통해 사용하는 모바일 앱은 서로 다른 플랫폼이다. 태블릿, 스마트TV 역시 기존의 조작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플랫폼이다. 새로운 플랫폼은 새로운 체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며 달라진 체험에 맞는 콘텐츠의 포맷도 요구된다. 콘텐츠 생산자들은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해 기존 제작 방식과 편집 방식을 고수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보면 혁신과 변화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디지털 기기가 변화하고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 콘텐츠의 생산, 유통, 소비 모두가 변화하기 마련이다. 그 변화에 맞춰서 콘텐츠 사업자들의 사고도 변화해야 한다.


4) 고객 behavior data의 확보

아마존이 애플이나 구글보다 경쟁력있는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객 데이터이다. 아마존에는 고객들이 어떤 상품을 언제, 얼마나 구매했는지 고객들의 구매 관련 데이터가 있다. 이렇게 쌓여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상품을 추천하고 광고를 전달할 수 있다. 즉, 고객이 무엇을 선호하고 언제쯤, 어떤 것을 구매할 것인지 추정할 수 있는 소중한 고객의 행동 데이터가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강력한 겨쟁력이다.


유통 플랫폼을 장악한다는 것은 고객들의 구매 패턴을 읽고 그것을 기반으로 고객의 생각과 요구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이 좋아할만한, 구매할만한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전달력이 유통 플랫폼이 궁극적으로 가질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다. 콘텐츠 사업자들이 고유 유통망을 잃어가며 고객과의 접점을 놓쳐갈수록 고객에 대한 데이터도 사라져간다. 비록 유통 사업자만큼의 데이터는 아니어도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어떤 고객들이 어떻게 소비하는지는 최소한 확보할 수 있어야 그것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재생산할 수도 있다. 유통 플랫폼 사업자의 단순 CP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독자, 시청자, 소비자, 사용자에 대한 어떤 데이터라도 확보하고 쌓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지(기술적, 전략적, 정책적) 염두에 두어야 한다.


5) N스크린에서의 접근성 확대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듯이 콘텐츠의 지배력을 수성하는 최고의 방법은 공격적인 오픈 전략이다. 지키기 어렵다면 차라리 완전 개방을 해서 목표 지점을 없애고 게릴라전으로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미 디지털 컨버전스 시장에서 콘텐츠는 주목을 받을수록 더 많은 가치가 만들어진다. 자체적인 유통 플랫폼을 만들어 독자적인 킬러 콘텐츠를 유통하는 전략은 이상적으로는 훌륭하지만 현실에서 그것을 추진하기란 여러 난관이 많다.


그렇다면, 유통 플랫폼은 철저하게 버리고 수 많은 플랫폼에 콘텐츠를 개방하며 콘텐츠의 주목도와 접근성을 극대화하여 영향력을 높이는 것이 낫다. 물론 이때 각 플랫폼의 특성에 맞게 원본 콘텐츠의 일부 혹은 제한된 내용이 공개되도록 하는 균형감있는 조율은 필요하다. 그래야 원본 콘텐츠의 비즈니스 모델이 깨지지 않을 것이다. 이같은 전략을 추진하려면 콘텐츠의 접근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웹에서 공개된 페이지는 고유의 URL 주소를 가지고, 하이퍼링크와 포탈의 검색을 통해서 접근이 가능하다. 또한, 웹은 PC는 물론 스마트폰과 태블릿, 스마트TV 등 대부분의 인터넷 연결이 되는 디바이스와 플랫폼에서 연결될 수 있는 무한 호환성을 가진다. 그렇기에 웹에서의 페이지는 접근성이 완전하다. 하지만, TV에서 보여지는 방송 프로그램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연결 가능한 전자책, 멜론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 등은 접근성이 제한적이다. 그 콘텐츠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웹처럼 고유의 URL을 기억해 들어갈 수도 없고 검색을 통해서 연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다양한 스크린의 등장과 그 속에 수 많은 유통 플랫폼의 등장으로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어디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지금 콘텐츠 사업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은 콘텐츠를 그 어떤 스크린과 플랫폼, 서비스에서든 연결할 수 있도록 접근성의 표준을 만들어두는 것이다. 결국 콘텐츠가 어디에서든, 어떻게든 접근할 수 있게 해두면 그만큼 콘텐츠의 주목도와 영향력을 커질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디지털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중계되고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에 대한 기술적, 정책적인 투자와 준비가 필요하다.



4. 나가는 말 :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그리고 터미널의 통합


매스미디어의 시대, 즉 신문지와 TV, 라디오 그리고 책과 잡지가 콘텐츠 시장을 지배하던 때에는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 특정한 매체를 통해서 콘텐츠가 유통되는 구조였다. 이때에는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이 생산은 물론 유통과 소비까지 수직 통합화하여 시장을 지배했다. 흔히 IT에서 시장을 구분하는 CPNT(Contents, Platform, Network, Terminal)가 통합화하여 매스미디어 플랫폼을 언론사, 방송사 등이 지배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PC와 웹으로 구현된 디지털 시대의 온라인 미디어의 등장은 CPNT를 철저하게 분리시켰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생산만 할 뿐 유통과 소비에 과거와 같은 헤게모니의 주도권을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PC 중심의 웹에서는 콘텐츠 시장이 제한적이어서 언론사의 뉴스에만 변화를 가져다 주고 게임이라는 장르가 급부상하게 되었을 뿐 콘텐츠 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야기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웹에서는 CPNT가 분리가 되고 일부 콘텐츠 시장을 포탈이나 온라인 게임사처럼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 기업들이 장악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함께 다양한 디바이스(Terminal)의 등장으로 인해 콘텐츠 산업에 커다란 지각 변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신문과 게임을 넘어 방송과 책, 잡지, 만화 등의 시장마저도 커다란 변화를 요구받게 되었다. 게다가 PNT를 담당하던 사업자들이 콘텐츠 산업의 헤게모니 주도를 위해 경쟁하면서 분리되었던 CPNT가 오히려 다시 통합되고 있다. 플랫폼을 지배하는 구글은 통신(Fiber라는 1Gbps 인터넷 사업 추진)과 단말기(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를 자체 추진하면서 콘텐츠 시장의 장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통신을 지배하는 SKT와 KT는 통신망을 기반으로 IPTV 사업을 통해 방송 콘텐츠 사업을 추진하며 플랫폼 장악에 나서고 있으며, 아마존은 이미 기존 책 유통 플랫폼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태블릿 개발과 아마존 스토어를 통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유통에 나서고 있다.


결론적으로 다양한 스크린의 등장과 함께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 대한 기회와 가능성이 제조사, 통신사, 인터넷 기업들의 콘텐츠 산업의 경쟁을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이것은 콘텐츠 사업자들에게는 기회이자 위기이다. 이들의 움직임과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것의 근간이 되는 IT, 디지털 기술의 트렌드를 제대로 이해해야만 위기의 시대에 기회를 잡아 가능성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덧붙임]

 한마디로 실행없는 탁상공론만 하면서 시간만 죽치지 말고... 확신이 없는 그 어떤 전략이라도 실천하며 작은 실패와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가면서 경험을 축적해가길 추천합니다. 아무리 멋드러진 비전과 전략도 결국 실행하지 않으면 공염불에 불과할 뿐입니다. 또한, 비루해보이는.. 다소 허무맹랑하고 현실성없어 보이는 전략이라도 작게 실행해보면서 얻게 되는 실패가 향후 큰 성공을 만드는 결실이 될 것입니다.


Posted by oo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