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샌프란시스코 출장에서 우버를 이용한 적이 있다.(물론 지금 한국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우버를 이용하면서 가장 편리했던 점은 택시를 부르면서 내 위치를 고주알 미주알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었다. 다음으로는 내리면서 결제를 하기 위해 카드를 내밀고 영수증을 받는 번거로운 절차가 생략된다는 점이다.
지도와 함께 내 위치와 근처의 이용 가능한 택시들(그것도 차량의 종류까지도 선택)을 살펴볼 수 있어 지도 위에 핀으로 탑승 위치를 설정할 수 있으니 위치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차량을 이용하는 요금 또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마치 오픈마켓을 이용하면서 같은 상품의 가격이 판매자에 따라,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사에 대한 정보를 사진과 함께 확인할 수 있어 믿고 신뢰할 수 있다. 물론 각 기사별 평가가 기록되니 자연스럽게 택시의 서비스 퀄리티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이 우버는 지속적으로 진화 중이다. 말로만 떠드는 택시의 서비스 개선과 달리 우버는 앱의 업그레이드와 함께 다양한 장치가 들어가면서 우버를 이용하면서 실질적인 체험의 즐거움이 개선되어가고 있다.
참고로 UberX와 XL은 일반인이 아르바이트로 잠시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 운전이 험하고 사고 시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할 우려가 있는반면, 블랙세단과 SUV는 공식적으로 운송 사업자로 라이센스를 발급받아 전문 운전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운전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함..
물론 이 우버는 기존 택스들에게는 재앙이다. 그렇다보니 유럽에서는 최근 택시 기사들의 파업과 함께 우버에 대한 규제와 견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기업가치 182억달러의 평가를 받으며 공유경제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 우버는 한국에서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준수하며 영업을 하는 택시회사와 렌탈업체의 이익을 침해하고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검찰 고발을 받은 상태이다.(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40621060007722)
모바일 앱이 기존 산업을 위협하는 일은 비단 우버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공유경제 모델은 Airbnb는 숙박 공유 서비스로 전 세계의 누구나 비어 있는 집, 방을 전 세계의 여행객들 대상으로 빌려줄 수 있도록 해준다. 이미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는 100억달러(약 1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 가치는 세계적인 숙박 사업을 하는 하얏트 호텔보다 16억달러, 인터콘티넨탈보다 2억달러 높다. 에어비앤비의 강점은 번듯한 호텔보다 값싼 가격에 품질 좋은 숙박 시설을 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천편일률적인 호텔과 달리 숙소의 분위기가 제 각각 달라 현지 문화와 현지인의 삶을 체험하기에 적합하다는 점이다. 특히 다양한 사용 후기들이 나와있고 주인장의 페이스북 등도 연결되어 있어 신뢰도 높은 숙박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호텔의 비싼 숙박 요금과 느린 인터넷과 달리 합리적인 요금과 빠른 인터넷,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에어비앤비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베이에 인수된 페이팔은 이메일로 이체를 해주는 온라인 서비스이지만, 작년 말부터 오프라인 가게에 BLE(Bluetooth Low Engrgy) 기반의 비콘을 이용해서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기존에 VAN 단말기에 카드를 긁고 사인을 한 후 영수증을 받는 방식을 스마트폰에서 한 번의 터치만으로 결제 과정을 단축시켜준다. 온라인 결제가 오프라인 결제 시장의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물론 오프라인에서 사업을 해오던 VAN 사업자들은 페이팔 비콘과 같은 서비스가 반가울리 없다.
이같은 사례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배달통과 같은 배달앱들은 상가수첩을 파괴하고 있는 현상도 지난 번 dreamplus blog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http://dreamplus.asia/kr/blog/blog.jsp?p=219) 이와 같이 우버, 에어비앤비, 페이팔 비콘은 기존의 산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운송사업, 숙박사업, VAN 사업, 상가수첩 광고 사업을 하던 사업체들은 갑작스러운 모바일앱의 등장으로 인하여 혼란을 겪고 있다. 그 혼란은 규제와 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술은 기존 사회 규범과 고정관념으로는 통제할 수 없을만큼 빠르고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같은 와해성 혁신은 어느날 갑자기 오는 것처럼 보여 아직도 기존의 성공공식에 안주하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기존 산업 영역에 갇혀 있는 기업들에게는 이같은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달갑지 않고 거부감이 클 것이다. 하지만, 이 거대한 변화의 실상은 작고 가벼운 실험과 도전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 속에서 기존에 가진 것, 기득권을 유지하려고만 하지 말고 새로운 변화가 만들어내는 가치를 이해하고 그 가치보다 더 큰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올 초에 구글은 Nest와 로봇 회사를 인수하고, 페이스북은 오큘러스와 같은 가상현실 장비를 인수했다. 또한,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이 전자책, 태블릿을 넘어 스마트폰을 제조하며 온라인 기업이 제조의 영역까지 진출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을 보면 산업간 경계가 사라지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혁신의 산물임을 알 수 있다. 기존의 산업 속에서 틀을 깨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은 이제 모바일, 온라인, 디지털을 이용해 혁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혁신하는 스타트업들에 의해 먹히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