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Line Revolution2018. 8. 18. 22:03

늘 그랬다. 10년마다 IT 플랫폼은 큰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어왔다.


1990년대 PC통신, 2000년대 WWW, 2010년대 모바일이 그랬고 지금 또 새로운 2020년대가 그런 파고의 변화를 거치고 있다. 매번 이 변화는 새로운 하드웨어의 출현과 함께 했다. 컴퓨터, 스마트폰처럼 새로운 디바이스가 새 플랫폼을 이끌어냈다.

3년 전 아마존이 만든 Echo라 불리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스피커는 기존 컴퓨터, 스마트폰과 확연히 다른 디바이스였고, 전혀 다른 사용자 경험과 색다른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무엇보다 다른 점은 기존 컴퓨팅 조작 방식은 키보드든, 마우스든, 터치 스크린이든 직접 손가락을 이용해 접촉하는 방식이었다면 스피커를 이용한 컴퓨팅 조작은 물리적 접촉없이 공간 속에서 소리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물리적 실체를 향해 직접 접촉하면서 사용하는 기존 컴퓨터 방식은 근거리에서 특정 기기를 지정해야 하는데 반해 소리를 이용하게 되면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특정 기기를 지향하지 않게 된다. 즉, 주변 모든 사물들이 컴퓨팅 사용의 기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모든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가 컴퓨팅을 도와주는 접촉 채널이 되게 된다.

이것은 그동안 특정한 물리적 기기에 갇혀 있던 인터넷 사용에 대한 제약이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 유선 컴퓨터에서 무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연결의 자유도가 높아진 것처럼 특정한 개인 기기라는 제한에서 벗어나 주변 모든 기기가 곧 인터넷, 컴퓨터 사용의 매개체가 됨으로써 기기에서 자유로워진 컴퓨팅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런 면에서 보면, 사실 Voice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스피커라는 기기로 AI에 연결해서 서비스를 사용한다라는 과정에서 Voice와 AI만 중요할 뿐 중간에 스피커라는 기기는 그저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게 된다. 그게 냉장고든, 세탁기든, TV든, 스마트폰이든, 전등이든 중요치 않다. 핵심은 음성으로 저 클라우드 너머 AI에 연결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거기에서 그 AI가 무엇이느냐가 앞으로 이 시장, 즉 차세대 플랫폼의 지배자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우리가 부르는 AI의 이름이 알렉사인지, OK 구글인지, 아리아인지, 샐리아인지, 헤이 카카오인지, 헤이 시리인지, 하이 빅스비인지가 중요하다. 그렇게 우리가 자주 부르게 될 그 이름이 웹에서의 구글과 네이버처럼, 앱에서의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처럼 차세대 플랫폼의 지배자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Voice AI 플랫폼에서 어떤 이름이 한국을, 세계를 지배하게 될까?

그렇게 이름을 불러 우리는 기존의 웹과 앱과 달리 어떤 서비스를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까?

더 나아가 그런 새로운 플랫폼에서는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주목받게 될까?


이 물음에 지난 몇 개월간 다양한 디바이스를 사용해오면서, 끊임없이 질문을 해보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가설을 몇 가지 만들며 정리를 해가고 있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려고 한다.


Posted by oo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