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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08 웹메일의 진화 [웹으로 본 세상 #4] 2
- 신동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


1997년 5월, 한국에서 한메일이라는 웹메일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이후 12년간 메일은 인터넷 시장에 꾸준히 없어서는 안될 필수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웹메일에 의해 우편 사용량이 줄어든 것처럼 메일 이후의 인스턴트 메신저, SMS, 휴대폰 등으로 인하여 사용량이 주춤하고 있다. 게다가 웹메일은 다른 서비스들이 빠르게 진화되며 업그레이드한 것과 비교하면 서비스의 진화가 느린 편이다. 하지만, 최근 메일이 재도약의 용트림을 하고 있다. 메일의 진화상을 알아본다.

◈ 메일, 웹을 넘어 휴대폰으로
10년 전의 메일은 개인간에 주고 받는 편지를 대체하면서 개인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광고로 도배된 원치 않는 스팸메일로 도배되면서 메일의 사용성은 갈수록 초라해져갔다. 게다가 인스턴트 메신저와 휴대폰 SMS, 싸이월드와 블로그의 댓글과 방명록 등으로 인하여 개인간 안부 등을 묻는 Small Talk로서의 메일은 사용량이 줄어가게 되었다. 비즈니스 목적의 메일 사용량은 갈수록 늘어가는데 반하여 일반 사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포탈의 웹메일 서비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뮤니케이션 용도로의 사용이 줄게 되었다. 실제로 메일을 이용해 안부를 묻거나 약속 시간을 정하는 가벼운 대화보다는 파일을 전송하고 보관하는 용도로의 사용이 늘어가고 있다.

게다가 포탈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웹메일은 수익적 측면에서는 계륵과도 같은 존재이다. 무료 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공급자 입장에서 상당한 투자를 필요로 한다. 메시지를 저장하는 저장공간과 시스템,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막대할 뿐 아니라 해가 갈수록 증가한다. 물론 개인의 데이터를 공개되지 않도록 Private하게 보관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안의 이슈가 첨예해 서비스를 운영함에 있어 상당한 운영 비용과 투자를 필요로 한다. 그에 비해서 메일 자체로 벌어들이는 직접적인 수익은 초라하기만 하다. 국내에서 최초로 무료 웹메일 서비스를 제공한 Daum 역시 한메일이 직접적인 수익을 가져다 주지는 못한다. 네이버 메일과 네이트 메일 등도 메일 자체는 직접적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 웹메일은 포탈의 사용자 로열티를 증대하고 메일 사용을 위해 사이트에 방문하는 방문자로 인한 사이트 유입의 간접 효과를 기대할 뿐이다.

그렇다보니 웹메일은 검색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카페나 메일, 상당한 수익모델을 창출한 검색 등에 비해서 투자가 소홀하고 서비스의 개선이 느렸다. 하지만, 구글이 뒤늦게 지메일이라는 웹메일 서비스에 과감한 투자를 하면서 웹메일에 대한 재조명이 되었다. 지메일이 보여준 쓰레드 방식의 메일 정렬 보기와 IMAP, POP3에 대한 완전 개방, 메일 저장 공간의 확장, 실험적인 다양한 기능 제공은 웹메일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그로 인해, 기존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야후 메일과 MS의 Live 메일(핫메일) 등은 무제한 메일 저장 공간 제공 및 인스턴트 메신저와 메일의 통합 등 공격적인 투자와 사용성 강화를 해오고 있다. 반면 한국의 웹메일은 사실 이렇다할 변화의 물꼬를 트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메일이 주는 가치를 폄하할 수는 없다. 가까운 예로 1990년대 하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의 웹시장을 지배하던 Daum이 지식검색을 기반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네이버에게 위협적인 2위의 자리를 계속 고수할 수 있는 이유는 로그인 기반의 충성도 높은 한메일 사용자층을 가졌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에서 오바마 폰이라 불리는 블랙베리 등의 스마트폰이 주목을 받으며 성장하는 배경에는 메일 서비스를 킬러앱으로 가져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즉, 메일은 모바일에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할만한 서비스(킬러앱)이기 때문에 웹에서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은 메일 서비스가 오히려 모바일에서 백조로 재탄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메일은 WWW을 넘어 모바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글로벌 서비스인 지메일, 야후메일, 라이브 메일 등의 웹메일 서비스가 아이폰, 블랙베리, 윈도우 모바일폰 등의 휴대폰에서 메일 서비스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다. 국내의 포탈 웹메일 서비스도 모바일에 대한 투자와 서비스 지원의 폭이 강화되고 있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휴대폰에서의 킬러앱으로 메일이 가지는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웹메일은 WWW이라는 그릇을 벗어나 모바일 기기에서의 사용성과 접근성을 보완하며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하여 점차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스마트폰에서 기존의 웹메일 서비스를 좀 더 쉽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새로 도착한 메일을 확인하기 위해서 1분이나 넘게 컴퓨터를 켤 필요없이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으로 새로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80자의 제한을 가진 불편한 SMS가 아닌 텍스트수의 제한없이 이미지,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데이터와 문서를 포함한 메시지를 메일을 이용해 쉽게 휴대폰으로 주고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메일은 새로운 접근성과 진보된 사용성으로 재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의 진화
메일의 진화가 WWW에서 모바일로 대상의 변화에 국한되어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메일 자체도 크게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지 지메일은 구글토크라는 가벼운 웹기반의 인스턴트 메신저를 지메일과 통합해서 서비스하고 있다. 메일을 사용하던 중에 간단한 단문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다른 지메일 사용자와 채팅을 하듯 주고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주고 받은 메시지는 지메일 내에 메일과 같은 메시지로 보관된다. 비동기식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제한적이던 메일이 동기식 커뮤니케이션인 인스턴트 메신저와 통합된 모양을 띄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야후메일도 마찬가지로 야후메일에서는 AOL, 야후메신저, MS 라이브 메신저 등의 사용자들과 메일 내에서 메신저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메일의 변신은 구글이 준비 중인 WAVE라는 서비스에서 그 정점을 이룬다. 웨이브는 아직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은 서비스로 메일을 기반으로 인스턴트 메시징, 위키, 멀티미디어 파일 관리와 문서 공유 등의 종합적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사람을 중심으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통합된 형태이다. 기존의 이메일은 1:1 or 1:N의 구조로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주고 받는 방식이라 쌍방간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기 어려운 구조였다. 하지만, 구글 웨이브는 N:N으로 여러 사용자가 어울어져 함께 대화를 나누기에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게다가 텍스트가 아닌 다양한 형태(위젯 방식의 인터랙티브한 툴을 삽입할 수 있음)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메일을 기반으로 해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툴이 통합되어 함께 대화를 나누기에 적합한 모양을 띄고 있다.

구글 웨이브와 형태는 다르지만 유사한 준비는 MS와 CISCO 등에서도 진행 중이다. 이들은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UC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의 진화상을 선보이고 있다. 메일과 메신저, 인터넷 전화(VoIP), 쪽지 등이 통합되어 기업용 메일 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에 따로 국밥으로 존재하던 메일, 전화, 메신저 및 쪽지와 SMS 등이 완전하게 통합되어 서비스의 구분없이 어울어져 사용할 수 있도록 통합 커뮤니케이션으로서 진화되어가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를 분류하는 방법인 3C, 1S에서 보면 Community, Commerce 그리고 Search는 그간 지속적인 진화를 거듭해왔다. 커뮤니티는 카페에서 시작되어 미니홈피, 블로그, SNS 등으로 발전했으며, Commerce는 경매, 쇼핑몰, 오픈마켓 등으로 다변화되어왔다. 또한 검색은 지식검색에서 통합검색, 이미지 검색, 동영상 검색, 실시간 검색 등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세분화되었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메일과 인스턴트 메신저 외에 뚜렷한 진화없이 오히려 휴대폰, 인터넷 전화 등의 다른 영역으로의 사용자 이탈만 있어왔다. 이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 있어 커다란 혁신과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그것은 WWW을 보완하는 모바일 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한다. 모바일에 궁합이 잘 맞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모바일의 대두와 함께 새롭게 진화해나가는 모습이 기대된다.
Posted by oo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