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부터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들은 초기 수익모델에 대한 철저한 계획이나 검증 없이 우선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서비스를 운영했다. 대표적인 예가 컴퓨터 하드웨어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 제공 사이트였다. pcBee, K벤치, 브레인박스, 테크노아 등의 콘텐츠 사이트는 컴퓨터에 대한 최신 정보와 제품에 대한 자세한 리뷰, 벤치마크 그리고 활용강좌를 제공하며 주목을 받았다.
사실, 이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들은 컴퓨터 잡지나 서적 등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였다. 이렇게 무료로 다양한 컴퓨터 정보를 제공하다 보니 컴퓨터 열풍이 불어 닥친 2000년대에 이들 사이트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금새 100 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면서 일 수십 만명의 방문자를 유입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 사이트의 성장으로 인하여 컴퓨터 잡지 태반은 2002년~2004년 사이에 사라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사용자가 많아진 콘텐츠 사이트는 포탈처럼 광고 등의 수익이 커져서 안정적인 사업을 운영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이들 사이트는 명확한 수익모델의 부재 속에서 경영이 악화되기 시작하면서 닷컴 거품이 사라지는 2002년부터 혹독한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광고와 쇼핑몰 운영, 콘텐츠 유료화 등을 전개했지만 이렇다 할 수익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방문자는 갈수록 줄어들게 되었다. 콘텐츠 사이트의 일 5만명도 채되지 않는 방문자로는 광고주에게 매력적이지 못하다. 게다가 가격비교 사이트와 전문 쇼핑몰로 인해 콘텐츠 사이트에서 운영하는 쇼핑몰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사실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이들 사이트는 다나와나 잡코리아 등보다 많은 트래픽과 회원을 확보했으며, 성장 가능성에 대한 평가도 높았다. 하지만, 수 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콘텐츠 전문 사이트와 가격비교, 취업 사이트는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명암이 갈리고 있다.
이처럼 1998년~2000년 사이에 생겨나기 시작한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 중에서 모두 성공적으로 수익 기반을 마련한 것은 아니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 사이트는 수익모델의 부재 속에서 10여명도 채 되지 않는 직원으로 영세하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콘텐츠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은 지속적으로 들어가는데 반하여, 이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의 구현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생산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의 시스템과 플랫폼의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