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3 17:34

아이폰 들여오지 못하는 이통사 이해는 간다.

SKT 사장이 비판한 애플의 BM에 대한 글을 보면서 한국 이통사의 과욕에 대한 부정적인 저의 평소 지론과는 다른 애처로운 생각이 듭니다. 사실 "내가 SKT, KTF의 비즈니스 디벨로퍼였다면 어땠을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애플이 요구하는 것은 뻔할 것입니다.

1. 아이폰 판매대수에 따른 대당 보조금 지급
2. 아이폰을 통한 데이터 통화료의 수익쉐어
3. 아이폰에 애플의 킬러앱(아이튠즈와 기타 어플리케이션) 탑재

계약 조건에 따라 위 3가지의 내역은 변동 가능하며, 계약 기간에 따라서도 바뀔 수 있겠죠. AT&T도 최근 계약 조건이 2번에서 1번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애플은 아마도 한국 시장의 규모를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해 크지 않고 애플의 브랜드 파워를 믿기에 이통사와의 협상에 고자세일 것이 뻔합니다. 즉, 위 3가지 모두에 대해 강하게 요구하겠죠.

이통사 입장에서는 1번의 보조금 규모도 문제지만 2번에 대한 부담이 큽니다. 그간 한 번도 해오지 않던 것인데다가 한국 이통사의 근본적인 비즈니스 정책을 뒤흔드는 것이기 때문이죠. 물론 혁신은 그렇게 판을 뒤집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러니, 더 큰 파이를 만들려면 그런 혁신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미 잘 나가고 있는 캐시카우를 포기 또는 축소하면서 더 큰 떡을 찾기 위해 도전을 하려는 전략가에게는 확신을 위한 DATA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주판을 두드려보면 사실 애플의 요구가 너무 과하다 판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3번은 더 큰 문제죠. SKT의 메론이나 KTF의 도시락을 포기하고 아이튠즈를 넣어야 하는 부담감.. 또한, 애플이 기본적으로 탑재하려고 하는 어플들과 이통사가 넣었으면 하는 native 어플들과의 충돌... 사실 3번에 대한 이통사의 지배력만 크다면야 1~2번에 다소 희생을 하더라도 과감한 추진을 해볼텐데, 애플이 꿈쩍을 하지 않으니 힘들겠죠.

아무튼 답답한 이통사들의 혁신 부재를 보면서 오늘은 왠지 이통사의 비즈니스 전략가들이 애처롭기만 합니다. 중간에 끼어 이도저도 못하고 있을 그들의 난관이 충분히 이해가 가니까요.

그래도 길을 찾아야겠죠? 당연히 돈되는 BM을 만들어야 하니 무조건 애플이 요구하는 것을 모두 들어줘서도 안되구요. 애플과의 딜이 어렵다면 대안이 될 수 있는 스마트폰들을 제조사와 개발해 더 멋진 플랫폼을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하구요. 이도저도 못하면 결국 찌그러듭니다.


(물론 위의 3가지 애플에 대한 요구와 애플-한국 이통사간의 협상에 대한 제 시나리오는 그저 제 추측일 뿐입니다. Fact가 아닐 수 있음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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