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4에서 MS가 인수한(휴대폰 사업부문) 노키아는 "노키아 X"라는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을 발표했다. 자체 모바일 OS를 가지고 있는 MS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을 허락한 것이다. 하지만, 노키아 X는 구글의 모바일 서비스가 탑재되지 않은 스마트폰이다. AOSP(Android Open Source Project)로 개발된 노키아 X에는 노키아의 스토어와 Here map이라는 노키아 지도가 탑재되어 있다. 또한, Skype와 라인, 페이스북, MS의 빙과 같은 서비스들이 탑재되어 있다. 러시아의 검색 서비스인 얀덱스의 서비스가 탑재되어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노키아 X의 잠금화면과 홈화면의 UI는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구글의 UX가 아니다. MS의 윈도우폰의 UX와 닮은 노키아 X의 홈화면과 전체 구성은 안드로이드와는 다르다. 사실 사용자가 스마트폰에 탑재된 운영체제가 무엇이든 관심도 없고 중요하지 않다. 그저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와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유연하고 다양하게 사용 가능한 앱이 제공되면 된다. 사실 노키아는 그간 심비안, 미고 그리고 윈도우폰 등의 모바일 OS를 전전해오면서 이렇다할 실적을 보이지 못하고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성장 속에서 추락해오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자체 OS 개발이나 윈도폰만을 믿을 수 없었고 AOSP는 훌륭한 대안이다.
노키아의 움직임은 사실 이미 아마존이 킨들 파이어에서 엿볼 수 있다. 아마존은 AOSP를 이용해 태블릿 파이어를 개발했고(Android FORK라 부리기도 함), 구글의 서비스가 아닌 아마존의 앱을 탑재해 아마존 위주의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이같은 안드로이드 오픈소스를 이용한 반구글 전략은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 화훼이, ZTE 등도 추진하고 있어 구글 입장에서는 큰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실제 ABI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4분기 전 세계 모바일 OS 점유율에서 1위는 Android지만, 2위는 iOS가 아닌 AOSP로 조사되었다. 구글의 모바일 서비스 확장에 일등공신이었던 안드로이드가 오히려 구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출처 : ABI Research. http://goo.gl/EFmmbG)
이들 AOSP는 강력한 시장 지배력, 유통권을 확보하고 있는 제조사와 인터넷 사업자에게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훌륭한 대안이 되고 있다. 특히 노키아는 여전히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비록 피쳐폰 기반이지만 약 14% 가량(IDC 2013년 조사)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는데 AOSP가 훌륭한 대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 AOSP는 구글이 그나마 통제하고 있는 안드로이드폰보다 더 파편화가 심하고,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사용 가능한 다양한 모바일앱과 구글의 서비스가 완전하게 호환되지 않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극복해야만 AOSP는 화려한 백조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