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지불카드연구소 기고글입니다.

PC와 초고속 인터넷 그리고 WWW이 온라인을 지배한지 10여년이 흐르고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온라인 플랫폼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스마트폰과 3G 무선 인터넷 그리고 앱스토어가 그 주역이다. 모바일 플랫폼은 기존의 PC 기반의 플랫폼과 다른 게임의 법칙을 만들어주고 있다. 온라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모바일 산업의 현황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알아본다.


◈ 모바일 시장, 기회인가? 신기루인가?

온라인 플랫폼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네트워크로 구성된다. 전통적인 온라인 플랫폼인 PC 기반의 WWW 플랫폼은 컴퓨터와 MS 윈도우 그리고 ADSL과 같은 초고속 인터넷으로 구성되어있다. 한국에서는 1998년부터 두루넷의 케이블 모뎀과 윈도우 98 그리고 펜티엄 MMX 기반의 컴퓨터로 인하여 WWW 플랫폼이 대중화의 물꼬를 트게 되었다. 그 이전에는 Dialup MODEM과 DOS 그리고 386, 486 컴퓨터 기반의 PC통신이 온라인 플랫폼을 주도하였다. 새로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네트워크가 PC통신의 패러다임에서 WWW 패러다임으로 플랫폼을 변화시킨 것이다.


최근의 플랫폼을 구성하는 요소의 큰 변화상은 PC  스마트폰, MS Windows  모바일 OS(MAC OS X, Android, Symbian, RIM OS 등), 초고속 인터넷  3G(HSDPA, WiBro)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PC와 WWW 중심의 온라인 서비스가 급속하게 모바일 서비스로 전이되고 있다. 다만, 이 변화가 PC통신을 WWW이 대체한 것처럼 WWW을 모바일이 대체하는 것보다는 보완재 개념으로 상호보완적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플랫폼의 구성 요소


모바일이 갖는 태생적 한계(3인치 정도의 작은 화면과 낮은 Perfomance, 불편한 입출력장치의 제약과 비싼 데이터 통신비 등)와 휴대하며 이동 중 사용할 수 있다는 PC와 크게 다른 사용성의 차이로 인하여 모바일이 PC를 대체하기는 어렵다. 물론, 일본의 경우에는 거주 환경의 문화적 특성으로 인하여 개인적인 용도로의 컴퓨팅 사용을 모바일이 대체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집과 회사, 근처 PC방과 공공장소에서 쉽게 PC를 접할 수 있고 모바일 인터넷 보급률이 저조한데다, 모바일 인터넷에 적합한 인터넷 서비스가 많지 않아 모바일 인터넷이 PC 기반의 WWW을 대체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것 같지는 않다. 1Ghz에 육박하는 CPU를 장착한 펜티엄 PC급의 스마트폰 출시가 이어지고 저렴한 모바일 인터넷 요금제와 쓸만한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가 나오면서 모바일 인터넷은 PC 시장 못지 않은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모바일은 PC와 달리 항상 네트워크에 ‘ON’되어 있고(컴퓨터는 사용하지 않을 때 전원을 끄지면 휴대폰은 항상 24시간 켜있고,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음) 잠잘 때나 밥먹을 때에도 항상 곁에 있다. 항상 곁에서 붙어 다니기 때문에 사용자의 프로필과 현재 위치, NEEDS 등(CONTEXT)을 확인해서 제대로 된 개인화 서비스(Context Awareness)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이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가 PC 기반의 WWW보다 더 똑똑한 안성맞춤의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이다.
모바일의 PC 대비 강점


모바일 플랫폼은 비록 PC 시장을 대체할만큼은 아니지만, PC 기반의 기존 인터넷 서비스와 상호보완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PC와 WWW과는 달리 Value Chain이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의 사업자들이 존재하기에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사업을 차별화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아직 시장 진입 단계이기 때문에 내일의 모바일 플랫폼, 내일의 모바일 시장의 변화상을 짐작하기 쉽지 않다.


◈ 모바일 비즈니스 모델의 플레이어들

모바일 시장이 내일의 먹거리라는 것을 누구도 의심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렇다보니 크고 작은 많은 기업들이 모바일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을 통해 세계 모바일 시장 점령에 들어간지 오래고, 이에 위협을 느낀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무료 모바일 OS를 전세계 모바일 제조업체에 제공 중이다.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사인 노키아는 모바일 OS인 심비안을 인수해 이를 안드로이드처럼 OPEN하는 준비를 하고 있으며, MS 역시 윈도우 모바일 7의 출시를 앞당기며 모바일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PC 기반의 WWW 시장은 순수 온라인 서비스 업체들(포탈, 검색, 전자상거래 등)이 지배하고 있다. 구글, 야후, 아마존 등이 WWW 시장의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다. 그 외에 PC 시장의 강자였던 SW 제조업체인 MS가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네이버, 다음, 인터파크 등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반면 통신사인 SK브로드밴드(하나포스), KT(메가패스), LG데이콤(파워콤)이나 제조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WWW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은 온라인 패러다임의 주도권 확보에 실패했던 기업들이 공세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애플과 같은 제조사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처럼 휴대폰만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에 아이튠즈라는 컨텐츠 유통 시스템과 앱스토어라는 소프트웨어 유통 서비스를 탑재해 전 세계의 이동통신사업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아이폰은 트로이의 목마와 같다. 아이폰 속에 들어간 아이튠즈와 앱스토어는 애플이 직접 사용자와 만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인 셈이다. 결국 WWW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고객과 만나서 고객에게 서비스와 상품, 컨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유통의 핵을 잡는 사업자에게 비즈니스의 기회가 있기 마련이다. 이 유통의 핵을 차지하기 위해 여러 사업자들이 앱스토어 등을 만들려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키아, LG전자 등의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사들과 블랙베리를 만든 RIM, Palm Pre로 PDA의 명성을 이어가려는 Palm 등이 제조사로서 앱스토어를 런칭한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아이폰의 앱스토어 생태계


물론 이동통신사도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서의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유통망을 장악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SKT, KT는 한국형 앱스토어를 통해 글로벌 경쟁자들의 패러다임 주도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서비스 사업자들 역시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대응책 마련을 하고 있다. 구글과 같은 글로벌 사업자인 경우 모바일 OS를 기반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의 앱스토어와 구글의 주요 서비스를 전 세계의 사용자들에게 공급하려는 전략을 갖추고 있다. 반면, 야후와 국내의 포탈들은 앱스토어나 OS 기반의 플랫폼 전략보다는 어플리케이션과 모바일웹 서비스를 기반으로 킬러앱을 장악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킬러앱을 기반으로 사용자와의 접점을 만들어 이를 통해 서비스 영향력을 키워가는 전략이다.

이처럼 제조업체, 통신업체 그리고 서비스업체가 저마다 모바일 시장 장악을 위한 경주를 하고 있다. 물론 그 외에 작은 기업과 개인들이 다양한 앱스토어에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유료로 판매하거나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크고 작은 기업과 개인의 모바일 시장 참여로 인하여 모바일 산업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 모바일 컨텐츠 시장의 성장을 위한 제언

모바일 시장에 앱스토어의 역할은 중요하다. 사용자의 휴대폰에 서비스, 컨텐츠가 제대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컨텐츠, 서비스, 데이터 특성에 맞는 UI, UX가 필요하다. PC에서는 WWW이라는 플랫폼이 그 역할을 했지만, 휴대폰은 어플리케이션 형태로 제공되는 것이 휴대폰 특성에 맞는 최적의 UX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 아이폰 앱스토어에는 6만개가 넘는 어플리케이션들이 제공되고 있다. 특히, 게임이 앱스토어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그 외에도 만화와 뉴스, 드라마, 전자북 등의 컨텐츠를 제공하는 어플들도 주목받고 있다.


아마존의 킨들 역시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제공되고 있다. 킨들없이 아이폰으로 아마존에서 구매한 전자책을 아이폰 어플로 구독할 수 있다. 물론 뉴욕타임즈와 같은 신문이나 전문잡지를 아이폰에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어플들도 있다. 이러한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경쟁력있는 컨텐츠를 모바일에서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저렴한 비용 구조로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채널을 구축할 수 있다.
전자책을 유통해주는 아이폰 어플리케이션


하지만, 유의할 것은 어플리케이션 개발은 모바일 OS마다 개발 방식이 다르고, 어플리케이션을 사용자의 폰에 설치하는 마케팅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폰, 옴니아, 노키아폰, 블랙베리, Palm Pre 등의 스마트폰의 종류와 모바일 OS에 따라서 어플리케이션은 각각 따로 개발해야 한다. 같은 기능의 어플리케이션을 각 플랫폼마다 개별적으로 개발하고 유지, 운영해야 하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물론 운영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이 아닌 피쳐폰(일반 휴대폰)에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서 사용자에게 설치하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어플리케이션 기반의 모바일 서비스가 갖는 이러한 한계와 과제를 명확히 인지해야만 제대로 된 모바일 컨텐츠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모바일 앱스토어는 그 종류도 많고 모바일 OS별 어플리케이션 호환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모바일 시장이 춘추전국 시대에 접어들면서 너무 많은 앱스토어와 모바일 OS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려는 사업자와 모바일 산업에 뛰어들려는 사업자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모바일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모바일 OS간의 어플리케이션 호환성, 표준화가 마련되어 모바일 산업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투자를 최소화해주어야 한다. 물론 PC 시장의 OS가 MS 윈도우가 장악하며 자연스럽게 평준화가 된 것처럼, 모바일 플랫폼 역시 시간이 흘러가면서 특정 플랫폼이 주도적으로 시장을 장악하며 이러한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모바일 시장의 플랫폼 포지셔닝이 어느정도 마련된 이후에 본격적으로 모바일 시장에 뛰어드는 차분한 전략이 요구된다.

또한, 좀 더 많은 사업자들이 모바일 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정 경쟁의 룰이 갖춰져야 한다. 앱스토어나 컨텐츠 유통과 같은 사업은 양면시장의 특성을 갖추고 있다. 이 사업에는 고객이 둘이다. 하나는 일반 사용자이며, 또 하나는 개발사(혹은 콘텐츠 제공사)이다. 모바일 유통망에 참여하는 개발사(CP, SP)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해야만 보다 많은 일반 사용자들이 모이게 된다. 또한, 일반 사용자가 많이 모여야 시장이 활성화되어 보다 많은 개발사들이 참여하게 된다. 이렇게 양쪽의 고객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하도록 하려면,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사업자의 공정하고 개방적인 운영 규정과 정책이 요구된다. 일방적이고 독점적 운영 시스템은 시장을 공멸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모바일에서 컨텐츠가 거래되는 것은 비단 어플리케이션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웹은 어플리케이션보다 개발이 쉬운데다가 모바일 OS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스마트폰과 피쳐폰에 공통 대응이 가능하다. 하지만, 모바일웹은 어플리케이션보다 사용성이 떨어진다. 그런데, 모바일웹은 WWW처럼 진화하고 있다. 모바일웹의 표준 HTML 규격이 진화하면서 어플리케이션 못지 않은 기술적 진보가 있으리라 기대된다. 모바일웹에 대한 기술적 규격을 정하고 표준을 만드는데 있어 컨텐츠의 유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가이드를 정리함으로써 모바일웹을 통해 쉽게 컨텐츠가 유통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구글의 모바일웹 기반의 서비스들


아마존의 킨들이 전자북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마존이 정한 컨텐츠 표준 포맷에 기반해 약 30여만권의 책들과 신문, 잡지 등이 가공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단말기, 하드웨어가 있어도 이 안에 담길 수 있는 컨텐츠가 없다면 시장이 활성화될 수 없다. 컨텐츠가 활발하게 유통될 수 있으려면 데이터에 대한 표준 포맷이 정리되고 보다 많은 컨텐츠 사업자들이 참여해야만 한다. 또한, 컨텐츠가 쉽게 유통될 수 있는 무선 네트워크와 데이터가 거래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갖춰져야만 모바일 컨텐츠 시장은 활성화될 수 있다. 한국이 MP3P 시장을 개막하며 MP3 시장 초기에 다양한 MP3 플레이어를 개발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지만, 애플의 아이팟이 세계를 지배한 배경에는 훌륭한 아이팟보다는 그 안에 담긴 아이튠즈라는 컨텐츠(MP3) 유통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모바일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만나서 컨텐츠를 거래할수 있는 “Eco System”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대비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생태계에 대한 준비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결제 시스템이다. 컨텐츠의 거래에는 장터가 필요하고, 장터는 편리하고 안전한 결제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최근 스마트폰 기반의 컨텐츠 유통 플랫폼에서 결제 시스템은 준비가 미흡할 뿐 아니라 애플과 같은 해외의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실례로 아이폰의 앱스토어와 아이튠즈의 결제는 애플의 결제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윈도우모바일 등의 컨텐츠 거래를 위한 결제 시스템은 물론 이거니와 모바일웹(풀브라우징)에서의 결제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의 WWW에서 결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ActiveX 기반으로 파이어폭스나 크롬 등의 다른 웹브라우저를 제대로 지원하고 있지 못한 제약을 가지고 있다. 모바일에서의 결제는 WWW보다도 못한 상황으로 새로운 스마트폰 시대,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적합한 결제 시스템에 대한 연구와 고민이 치열하게 필요하다.

한국의 WAP 기반의 모바일 환경에서의 결제는 주로 이동통신사가 주도해온 것이 사실이다. 대체로 휴대폰 통화료 기반의 결제가 주도적이었지만, 향후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는 과금의 방식이 다양해야 하는 것은 물론 단말기나 이동통신망과 무관하게 손쉽게(사용자는 물론 CP사) 사용 가능한 결제 시스템이 요구된다. 그런만큼 전자지불대행사, CP(컨텐츠 공급자), 카드사 등이 모바일 인터넷에 맞는 결제 시스템의 마련에 대한 모바일 플랫폼별(모바일 OS별, 앱스토어별, 모바일웹 브라우저별) 고려와 검토가 필요하다.
Posted by oo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