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버스에서 책이나 잡지, 무가지가 아닌 4인치 스크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TV, 컴퓨터보다 보급대수가 높은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과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미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들은 PC 기반의 웹이 아닌 스마트폰 기반의 앱으로 만들어지며 PC가 아닌 스마트폰에서만 사용되는 것들도 상당수다.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밴드 등은 모바일앱만 존재하다가 PC 웹을 지원하기 시작하였고 기능으로 비교해보면 앱이 웹보다 훨씬 강력하다. 그렇다보니 모바일의 사용 시간이 PC 사용 시간을 추월하고 웹 기반의 비즈니스는 위협을 받고 있다. 모바일의 빠른 보급과 혁신적인 서비스들은 웹 뿐만 아니라 기존 산업에도 위협을 주고 있다. 상가수첩을 무너뜨리고 있는 배달앱, 택시 회사의 생존을 위협하는 차량 중계 서비스인 Uber, 기존 숙박사업에 타격을 주고 있는 숙박 공유 서비스인 airbnb 등이 와해성 혁신을 이끌고 있다.

새로운 기술은 과거의 사고로는 예측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와 비즈니스의 혁신을 야기한다. 모바일로 인한 많은 변화가 만들어내는 혼란을 스마트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모바일이 가져온 변화의 가치를 인지하고, 그러한 혁신을 만들어낸 기술을 이해해야 한다. 현상에 대한 인지와 기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이를 생활과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똑같은 갤럭시S4를 사용하더라도 사용자에 따라 삶의 질과 가치는 달라진다. 혹자는 가족, 친구, 지인들과 소식을 나누고 무료함을 달래주는 게임기 정도로만 사용하기도 하고, 일부는 막히지 않는 길을 찾으며 도로에서 허비되는 시간 낭비를 줄이고, 버스표와 열차표 더 나아가 영화표 등의 예매를 더 빠르고 할인을 받아 값싸게 할 수 있는 생활의 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스마트폰이 주는 다양한 가치 중에서 특히 유념해서 봐야 할 점은 커머스, 쇼핑에서의 변화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도구를 사용한다는 점과 경제 활동을 한다는 점이다. 도구의 인간, 소비하는 인간은 경제활동을 하면서 재화를 생산하고 소비한다. 이 과정 속에서 수 많은 거래가 이루어진다. 그런 거래를 가리켜 상거래(Commerce)라 부르며 이 상거래로 인하여 생산과 소비는 활성화되고, 이를 도와주는 마케팅(광고)과 물류, 유통 등의 다양한 산업들이 성장해왔다. 이러한 상거래의 혁신에 있어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가고 있다.

PC와 웹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만들어낸 혁신적인 시장이 온라인 커머스이다. 2000년부터 공동구매, 경매, 쇼핑몰, 오픈마켓 그리고 소셜 쇼핑과 모바일 쇼핑 등과 함께 11번가와 인터파크 그리고 아마존과 이베이와 같은 순수 온라인 커머스 시장이 성장해왔다. 반면 오프라인에 거점을 둔 커머스 사업자들은 디지털의 진화 속에서 적절한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같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오프라인 가게에서 쇼핑을 하면서 상품에 대한 정보 확인과 가격비교를 스마트폰으로 하는데다가, 정작 그 가게에서 구매하지 않고 더 값싼 가격에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것을 가리켜 쇼루밍이라 한다. 또한,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도 퇴근 후 집이 아닌 출근하면서 지하철에서 하는 빈도가 늘어가고 있다. 심지어 쇼핑몰의 장바구니에 넣어둔 상품들의 결제도 PC보다 더 빠르고 편리한 스마트폰으로 하면서 모바일 쇼핑의 시장 규모도 커져가고 있다. 

이같은 소비자의 변화에 발맞춰 온라인 커머스 사업자들은 모바일 쇼핑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지마켓, 쿠팡 등은 모바일 앱을 이용한 쇼핑 서비스의 편의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11번가는 큐레이션 커머스로 모바일에 최적화된 쇼킹딜을 서비스하고 있다. 아마존은 Dash라는 디바이스를 제작해 바코드와 음성 인식을 이용해 쉽게 아마존 장바구니에 상품을 등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마트에 갈 일을 줄이고 쇼핑과 주문의 시간을 단축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모바일로 인한 소비자의 쇼핑 체험의 변화와 이에 대한 적극적인 온라인 커머스 사업자들의 대응은 오프라인 커머스 사업자들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롯데마트는 모바일 앱에서 상품 구매를 해두고 퇴근하면서 야간에 집근처 롯데마트에 들러 픽업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월마트는 Scan & go라는 서비스를 통해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구매한 상품을 쉽고 빠르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카운터에서 결제하기 위해 기다리는 대기 시간을 줄여주고 있다. 소비자 누구나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이용해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쇼핑 경험을 혁신해주는 커머스의 진화가 본격화되면서 소비의 패턴, 장소, 시간 등이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을 스마트하게 바꿔주는 비콘 기술의 등장은 오프라인 커머스 사업자들에게는 디지털 기반의 혁신을 가능하게 해주고, 소비자들에게는 보다 스마트한 쇼핑을 제공해주고 있다. 미국의 샵킥이라는 서비스는 매장에 울트라 사운드 기술 기반의 비콘을 설치해두고,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속에 설치된 앱이 이 비콘과 연결됨으로써 그 매장에서 제공하는 쇼핑, 상품, 할인, 쿠폰 등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준다. 또한, 페이팔은 블루투스 기반의 비콘을 이용해 오프라인 가게에서 결제를 할 때에 카드를 이용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쉽게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SK플래닛의 Syrup과 아이팝콘의 Yap이 이같은 비콘 기술을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을 스마트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해당 매장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쿠폰과 할인 정보를 굳이 검색하며 찾으려 하지 않아도 비콘을 통해서 자동으로 해당 매장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서비스 받을 수 있다. 또한,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멤버십 카드와 기프티콘의 쿠폰들을 굳이 찾지 않아도 금새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이 가져온 변화는 이제 일상과 경제 활동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 변화의 물결에 휩쌓이지 않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이 만들고 있는 그 변화를 직접 경험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그같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가치를 이해하고 그것을 가능하게 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쇼핑과 커머스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만들어내고 있는 소비자들의 현명한 변화와 그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온오프라인 기업들의 움직임을 통해서 나는 그리고 우리 기업은 어떻게 이 변화에 대응하고 혁신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Posted by oo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