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이야기2006. 11. 13. 07:48

SK커뮤니케이션즈가 지식발전소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지난 10월 e-비즈니스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SK커뮤니케이션즈나 지식발전소가 무엇인지조차 잘 모른다. 네이트가 엠파스를 인수한 것이 사용자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 것일까? 싸이월드를 방문하던 사용자는 네이트의 엠파스 인수로 어떤 혜택을 누리게 될까? 엠파스의 열린검색을 애용하던 사용자는 이번 인수로 무엇이 달라지는 것일까? 사용자에게 어떤 새로운 가치와 편리함이 열리는 것일까? 그것을 한 번 짚어보자.

합병과 인수로 성장한 SK Comm의 히스토리
우리가 잘 아는 싸이월드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은 SK커뮤니케이션즈이다. 이 기업은 SK텔레콤의 자회사로 2002년 11월11일에 네이트닷컴을 운영하던 넷츠고와 라이코스코리아를 통합해 만들었다. 사실, SK텔레콤은 1990년대 하반기에 넷츠고라는 PC통신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로 e비즈니스에 진출했다. 이후 넷츠고는 2002년에 네이트닷컴이라는 서비스로 유선과 무선을 통합하는 유무선 포탈로 다음, 네이버, 야후와 대항하며 뒤늦게 포탈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동통신시장을 장악하던 SK텔레콤은 포탈 시장에서 이렇다할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래서, 2002년 11월에 넷츠고와 라이코스코리아를 통합했던 것이다. 이때 SK텔레콤이 라이코스코리아의 인수를 위해 투자한 돈이 446억원이다.

이 같은 인수로 SK커뮤니케이션즈는 포탈 분야에 일약 4위로 등극했지만, 2003년까지 이 트래픽이 지속되지는 못했다. 네이트닷컴은 무선 포탈 서비스로서 유선 포탈 시장을 장악하기에는 부족했으며, 라이코스코리아 역시 이미 2000년대부터 다음, 네이버 등의 토종 포탈에 밀려 야후코리아와 함께 트래픽이 하락하던 상황이었기에 라이코스코리아의 인수는 초기에만 주목받을 뿐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꺼내든 카드가 개인 커뮤니티 서비스인 싸이월드의 인수이다. 2004년 8월 싸이월드를 75억원에 인수하면서, 2005년부터 트래픽이 증가하기 시작해 2006년 지금 네이트의 페이지뷰(사용자들이 열어본 페이지의 숫자)는 다음, 네이버를 재치고 1위이다.

이후 2006년 3월, SK커뮤니케이션즈는 블로그 전문 사이트인 이글루스를 15억원에 인수했다. 이글루스는 10만명의 전문 블로거들이 연인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어 가벼운 게시글 중심의 미니홈피를 보강해 콘텐츠의 균형있는 발전을 꾀할 수 있게 해주었다. 즉,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로 1인 미디어 시대를 개막시킨 주역이 되었지만 정작 미디어로서 가치있는 콘텐츠라고 하기엔 미니홈피에 등록되는 콘텐츠가 개인의 일상사에 가까워 부족한 면이 많았다. 보다 양질의 콘텐츠 그리고 블로그 기반의 탄탄한 미디어 서비스 구조를 갖춘 전문 블로그 서비스의 영입을 통해 1인 미디어 서비스의 구색을 갖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서, 2006년 10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엠파스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약 82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엠파스 인수를 추진했다. 라이코스코리아, 싸이월드, 이글루스에 이어 엠파스를 인수한 것은 검색 중심으로 성장 중인 포탈 비즈니스에 시기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함인 것이다. 1995년부터 시작된 WWW 서비스의 트렌드를 보면 약 2~3년을 주기로 채팅 → 디렉토리 검색 → 메일 → 카페 → 메신저 → 검색 → 미니홈피 → 블로그로 이어지고 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시대를 관통하는 인터넷 서비스는 주목을 받다가 사용자가 집중되며 성장을 하고, 안정기에 접어든 이후에는 쇠퇴를 하게 된다. 이 와중에 완전히 사용자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서비스가 있고(채팅, 디렉토리 검색, 홈페이지 계정), 정체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메일, 카페, 검색, 미니홈피) 하지만, 검색의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검색은 이제 인터넷의 기본이자 필수가 되었다. 이렇게 매년 급속하게 성장하는 검색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엠파스를 인수한 것이다.


이렇게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시기적절한 M&A를 통해서 자기변화와 가치혁신을 이끌고 있다. 참고로 구글과 야후의 경우에는 핵심 기술은 내부에서 개발하고 그 외에 시기에 따라 필요하게 된 서비스와 기술은 적극적인 인수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반면,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이트온을 제외하고는 M&A를 통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주목받고 있는 검색 시장의 가치
SK커뮤니케이션즈의 엠파스 인수는 엠파스가 가지고 있는 검색 기술력이다. 사실 엠파스, 야후코리아, 드림위즈 등의 중소 업체는 다음, 네이버, 네이트를 필두로 한 대형 포탈에 양극화 현상이 가속되어왔다. 엠파스는 1999년 자연어 검색 기술을 바탕으로 야후코리아를 위협하며 검색 전문 기업으로 급부상하였지만, 빅3 가속화와 집중화 현상과 함께 선두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빅3의 시장 점유율은 매년 증가 추세인데 반하여 4~7위의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엠파스는 독자 생존을 위해 검색기술을 필요로 하는 포탈과의 동거를 꿈꿀 수 밖에 없었다. 또한, SK커뮤니케이션즈는 매년 성장하고 있는 검색시장에서 네이트의 점유율은 3.3%(코리안클릭의 10월 첫째주 검색 쿼리 점유율)에 불과하다. 그런데, 매년 검색 광고 시장은 30%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2005년 온라인 광고 시장 규모 8215억원에서 검색 광고 규모는 4366억원으로 53%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니 SK커뮤니케이션즈가 검색 시장에 목말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목받고 있는 검색 시장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2003년 말 기준으로 다음의 매출은 약 1400억, 네이버는 1660억원 정도이다. 네이버의 2001년 매출은 240억에 불과했는데 무려 2년 동안 네이버는 매출 규모가 7배나 성장한 것이다. 네이버의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검색이 있다. 네이버의 검색에 대한 투자는 이해진 NHN 공동대표가 99년부터 공을 들여 투자한 서치솔루션이라는 회사에서 찾을 수 있다. 2000년 2월 이해진 대표는 숭실대 컴퓨터학부 이준호교수에게 제안을 해서 서치솔루션이라는 검색시스템을 연구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2000년 8월에 넥서치라는 통합 검색 엔진을 개발하고 이후 평가 시스템 등을 통해 검색의 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갔다. 이러한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네이버는 8월에 통합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1년 5월부터 키워드 검색 광고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 네이버는 지금의 네이버를 있게 한 지식검색 서비스를 2002년 10월에 런칭한다. 지식검색은 네이버가 처음으로 선보인 것은 아니다. 이미 그보다 2년 전인 2000년 10월에 한겨례 신문사에서 디비딕이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사용자들이 서로 질문과 답변을 통해 지식을 축적해갈 수 있는 공유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디비딕은 수익모델의 부재로 2002년 10월에 유료화를 전개하기 시작하고 이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만으로 대체제인 네이버의 지식iN이 수혜를 받게 된 것이다. 게다가 네이버의 지식iN은 네이버의 검색 기술과 결합하고 포탈 사이트의 2위였던 네이버의 메인 페이지에서 효과적으로 프로모션되면서 성공적인 모델로 거듭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2003년 3월 디비딕은 엠파스에 인수되었고 엠파스는 디비딕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네이버 지식검색에 도전장을 내지만 네이버의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이후 네이버는 지식검색을 바탕으로 뉴스검색, 쇼핑검색, 인물검색, 도서검색, 지역검색 시장을 개척해가기 시작했다. 지식검색을 통해 네이버는 세상의 모든 지식과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곳이라는 확고한 이미지를 쌓게 되었다. 이것을 기반으로 네이버는 보다 정제된 형태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검색에서의 부동의 1위를 지키며 시장 점유율을 70% 이상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검색에서 기선을 잡은 네이버는 한국의 포탈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 시장을 SK커뮤니케이션즈는 엠파스를 통해서 도전하려 하고 있다.

  사용자 관점에서의 엠파스 인수의 영향
그렇다면 SK커뮤니케이션즈가 엠파스를 인수함으로써 우리 사용자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될까?

파스의 검색기술은 WWW 기반의 네이트닷컴은 물론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인 네이트에서 적용될 것이다.(최근 SK텔레콤은 구글과 제휴를 통해 모바일에서의 검색 서비스 강화를 발표하기도 함-트랜스코딩(Transcoding)) 즉, 싸이월드의 방대한 미니홈피 콘텐츠를 엠파스 검색기술을 활용하여 검색함으로써 미니홈피를 일일히 방문하며 서핑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주제의 정보를 검색해서 찾아볼 수 있는 서비스의 편리함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휴대폰에 특화된 검색 서비스를 통해 그간 불편했던 휴대폰 검색 서비스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SK커뮤니케이션즈가 엠파스의 검색 기술을 기반으로 검색 서비스에 올인하며 투자를 하면 네이버 중심의 검색 시장에 일대 회오리가 불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음의 카페를 기반으로 했던 커뮤니티 서비스가 싸이월드를 인수한 SK커뮤니케이션즈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미니홈피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긴 것과 같다. 지식검색 중심으로 사람의 개입을 통한 관리형 기반의 검색 서비스가 열린검색을 지향했던 엠파스의 검색 서비스 도입과 함께 검색 트렌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이와중에 우리 사용자는 검색에 대한 새로운 가치와 서비스를 체험하게 되어 보다 편리하고 개선된 검색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지막으로,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의 성공을 바탕으로 싸이월드를 네이트온이라는 어플리케이션(메신저)과 휴대폰 네이트 서비스에 연동을 통해 WWW을 탈피해 새로운 플랫폼(Desktop과 휴대폰)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검색 역시나 마찬가지로 Desktop과 휴대폰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우리는 굳이 네이버나 엠파스 등의 WWW 사이트에 연결하지 않고 보다 쉽게 데스크탑에 설치된 프로그램을 이용해 검색을 수행하고, 휴대폰으로 검색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인터넷 검색을 꼭 WWW 사이트에 연결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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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이야기2006. 10. 9. 06:37

2006년 3월 SKT는 블로그 서비스인 이글루스를 인수했고, 6월에 NHN은 첫눈을 인수했다. 또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최근 대성학원, 교보문고, 다나와, 아조아, 올림푸스, 올블로그 등의 여러 업체와 제휴를 체결했다. NHN은 지난 9월말에 세계적인 웹 오피스 업체인 씽크프리와 네이버에서 웹오피스 서비스를 구축하는 서비스 제휴를 체결하기 위해 MOU를 체결했다. 또한, 구글은 1월에 라디오 광고 업체 Dmarc Broadcasting, 3월에 라이틀리라는 웹 어플리케이션을 인수했다. 또한 대표적인 미국의 웹2.0 기업인 마이스페이스닷컴은 지난해 미디어 재벌 머독의 뉴스코프가 5억8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최근에는 야후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닷컴을 10억달러 인수를 검토 중이다.

IT에 종사하는 종사자라면 이러한 업계의 인수, 합병, 제휴 소식에 항상 귀 기울여야 한다. 관련업계의 시장 소식 중에서 특히 인수, 제휴 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회사가 수십억~수천억원의 돈을 투자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음이 대성학원과 이러닝 사업 제휴를 맺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NHN이 웹 오피스인 씽크프리와 MOU를 체결한 것은 어떤 배경이 있는 것일까? SKT가 블로그 서비스인 이글루스를 인수한 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제휴와 인수 등은 하루, 이틀에 결정되는 일이 아니다. 수많은 검토가 있어야 하고 철저한 기대 효과를 위해 준비된다. 그리고, 규모가 큰 인수와 경쟁 기업의 움직임은 시장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그러므로, 시장의 내일을 읽기 위해서는 이러한 움직임에 민감해야 하고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본다. 최근 NHN은 한컴 씽크프리와 웹 오피스 서비스의 제휴를 위한 MOU를 맺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 이미 구글은 3월에 Writely라는 웹 워드프로세서 업체를 인수한 적이 있다. 구글이 4명의 직원에 매출도 없던 Upstartle(Writely.com 개발업체)를 인수한 것은 무엇때문일까? MS가 Office Live를 통해서 중소기업 대상의 이메일 계정 서비스와 협업툴을 제공하려는 것은 왜일까?

웹오피스는 이미 2005년부터 SOHO(Small Office/Home Office)와 SMB(Small & Medium Business) 시장의 고객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오피스 작업과 협업의 툴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주목을 받았다. 기업에서 PC에 설치해서 사용하는 방식의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것은 상당한 소유비용(TCO)을 요구한다. 종업원들의 PC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컴퓨터 업그레이드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투자된다. 반면 웹오피스는 굳이 소프트웨어를 소유하거나 PC에 설치하지 않아도 WWW에서 사용할 수 있어 TCO를 절감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의 소프트웨어를 가리켜 SaaS(Software as a Service)라 지칭한다. 이렇다보니 해외에서는 ZOHO Writer, NumSum, HyperOffice, gOffice, Teamspace 등의 웹오피스와 Basecamp, salesforce 등의 협업툴이 각광을 받고 있다.

NHN의 씽크프리 제휴는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준비되는 것이다. 네이버는 씽크프리의 운영을 통해서 개인 사용자들이 Local PC에 저장한 오피스 문서를 네이버로 저장하게 함으로써 UCC의 확대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네이버의 카페와 블로그, 메일 등에 첨부된 오피스 문서들을 대상으로 한 문서 검색과 View, Edit 등의 오피스 작업을 네이버 플랫폼에서 하게 함으로써 체류시간과 로그인 유저를 증가시킬 수 있다.

이처럼 NHN의 씽크프리 인수를 통해서 업계의 트렌드와 시장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지금 내가 종사하는 산업군, 시장의 인수, 합병, 제휴 소식을 자세하게 들여다보자. 그리고, 그 Fact에 가려진 진실을 캐내어보자. 새로운 세상이 보일 것이다.

Posted by oojoo
  • 1995년 : 2D 그래픽 카드의 전성기
  • 1996년 : 3D 그래픽 카드 시장의 등장으로 2D 카드사의 몰락, 3D의 부흥
  • 2000년 : nVidia, 3dfx 인수
  • 2006년 : AMD ATi 인수, 인텔 nVidia 인수 소문

그래픽 카드 시장은 그 어떤 하드웨어 시장보다 업체간 인수, 합병이 잦은 시장이다. 특히, 최근 7월에 인텔과 함께 CPU 시장의 양대산맥인 AMD가 nVidia와 함께 그래픽 칩셋 시장의 양대산맥인 ATi를 54억 달러(5조 1841억)에 인수하면서, 인텔의 nVidia 인수도 주목을 받고 있다. AMD는 이번 인수로 인해서 프로세서 시장은 물론 그래픽 코어 시장에서도 인텔에 강력한 맞수가 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특히 최근 CPU와 그래픽 코어 시장에서의 핵심 이슈는 멀티 코어 시스템을 활용한 시스템 성능의 극대화이다. nVidia는 2004년 7월에 SLI(Scalable Link Interface)를 선보이며 듀얼 그래픽 시스템을 준비했고, 이어 1년이 지난 후 ATi는 Cross Fire를 통해 멀티 그래픽 시스템에 도전장을 냈다. CPU와 그래픽 칩셋의 이와 같은 멀티 코어 시스템 도입은 10년 전 486에서 펜티엄으로 멀티미디어라는 화두와 함께 빠르게 컴퓨터 시스템이 발전했던 것과 같이, 지금은 고화질, 고해상도의 3D라는 화두와 함께 컴퓨터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어쨋든, AMD는 ATi의 인수로 인해서 CPU + GPU의 막강한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으며, 3D에 부족했던 인텔이 과연 엔비디아를 인수(약 110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음)할 것인가가 큰 관심사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그래픽 카드 시장의 어제에 대해 살펴보는 글을 준비했다.

1995년 이전에는 2D 그래픽 카드의 전성시대였으며 여러 그래픽 카드 제조사에서 그래픽 카드를 제조했다. 1996년 이후 3D 그래픽 카드가 출시되기 시작하면서 2D 그래픽 카드 제조사들은 대부분 3D 그래픽 시장에 대응을 제때 하지 못해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한 때 시장을 호령했던 2D 그래픽 카드들은 ET4000, 시러스 로직, Virge 등이 있었으며 그 외에도 수십가지가 넘는 그래픽 카드 칩셋들이 전성기를 이루었다.

당시 그래픽 카드 선택의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은 드라이버의 호환성이었다. 2D 그래픽 카드의 성능은 표현 가능한 해상도와 색상수였는데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도스용 프로그램에서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를 지원하는지의 유무와 안정성이었다. 특히 한글 프로그램에서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가 정상적으로 지원되지 않아 화면이 정상적으로 출력되지 않거나 컴퓨터 사용 중에 다운이 되는 등의 문제가 빈번히 발생해 드라이버의 호환성이 무척 중요했다. 또한, 일부 게임에서는 드라이버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으면 아예 프로그램의 실행 조차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는 그래픽 카드 선택에 핵심적인 사항이었다.


1995년부터 컴퓨터 게임 시장은 3D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며 이에 발맞춰 그래픽 카드 역시 3D 가속 기능이 중요한 이슈였다. 2D 그래픽 카드 시장은 Matrox, S3, Tseng Lab과 같은 업체들이 주도하였다. 특히 Tseng Lab은 대부분의 IBM 호환 PC에 사운드블라스터라는 사운드 카드처럼 그래픽 카드에서는 표준 그래픽 카드나 마찬가지로 널리 애용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3D 그래픽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 3Dfx, nVidia, 3D Labs, Rendition과 같은 3D 전문 그래픽 카드 제조업체들이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이어 비록 뒤늦게 3D 시장에 뛰어든 S3, Matrox도 우수한 2D 그래픽의 색감과 3D라는 부가적인 기능을 지원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3D 그래픽 가속 시장은 1개월이 멀다하고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경쟁이 치열했고 이 와중에 기술력이 없거나 자금 사정이 악화된 업체들은 도산되기에 이르른다. 이 와중에 Tseng Lab, 3dfx, 3D Lans, Ciruss, S3 등은 도산 또는 그래픽 사업을 포기하거나 팔아치웠다.

본격적인 3D 그래픽 카드의 등장은 3Dfx의 부두 시리즈에서 시작되었다. 1996년말에 출시된 부두1 이어 부두2는 무명에 불과했던 3Dfx를 그래픽 카드 시장에 주목받는 스타로 만들어주었다. 특히 툼레이더, 니드포 스피드, GL퀘이크와 같은 3D 게임은 부두 시리즈를 최고의 상품으로 만들어주었다. 2D에 익숙하던 사용자들에게 3D의 화려한 게임은 부두와 펜티엄II를 구입하기에 충분한 매력을 주었다. 특히 3Dfx는 부두 그래픽 코어 칩셋을 그래픽 카드 제조사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부두 칩셋을 장착한 수 많은 그래픽 카드가 유통되면서 부두 천하나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1998년 말부터 3Dfx는 잘못된 선택을 하며 2000년에 nVidia에 의해 인수되기에 이르른다. nVidia는 1995년에 NV1이라는 그래픽 칩셋으로 3D 시장에 진출하지만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1998년 3Dfx가 부두3를 발표하면서 기존과 달리 부두 칩셋을 일반 제조업체에 공급하지 않고 STB 시스템을 통해서만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전세가 바뀌게 되었다. 이때 nVidia가 출시한 RIVA128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기에 이르른다. 3Dfx에 배신당한 그래픽 제조업체들이 nVida의 RIVA128을 사용하면서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부두는 점차 외면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nVidia는 GeForce 256이라는 고성능의 그래픽 칩셋을 출시하면서 3Dfx의 부두3를 저만치 따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GeForce 256에는 DDR 메모리 솔루션이 탑재되면서 그래픽 전용램에 대한 성능도 최적화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반면 3Dfx는 부두3에 이은 후속타인 부두4를 출시하는데 발빠른 대응을 하지 못하던 사이 nVidia는 GeForce2 GTS라는 그래픽 칩셋을 출시하면서 더 이상 3Dfx가 뒤를 따라오지 못할만큼 앞서 나갔으며 2000년에 nVidia는 3Dfx를 인수하기에 이르른다.

nVidia가 초기 주목받지 못하다가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GeForce 256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GeForce 256은 3D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최초로 하드웨어 T&L 엔진을 도입하여 CPU 프로세서의 부하를 최소화했다. 기존의 3D 그래픽 카드들은 Transforming 및 Lighting 처리 과정을 CPU가 담당했는데 반하여 GeForce 256은 그래픽 칩에서 직접 처리하여 CPU의 부하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파이프라인 또한 4개로 늘리면서 기존 그래픽 카드에 비해 빠른 처리 속도를 지원할 수 있었다. 즉, CPU가 담당하던 그래픽 작업을 그래픽 카드 칩셋이 담당하게 된 것이고 이것을 GPU라 불렀다.

하지만, 2000년까지 nVidia가 유아독존하던 시장은 ATi의 등장과 함께 주춤하기 시작한다. ATi의 RADEON 코어는 2D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주목받던 ATi를 3D 시장에서도 인정받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라데온 코어는 GeForce2 GTS에 비해서 성능은 부족하지만 3D 그래픽 효과와 메모리 최적화의 강점으로 GeForce2 시리즈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을 받았다. 또한, CPU 시장이 셀러런과 펜티엄4로 보급형, 고급형으로 양분화된 것처럼 그래픽 카드 시장도 양분화되면서 이에 맞춘 제품군을 구비하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nVidia는 보급형 제품으로 GeForce2 MX를 선보였고 ATi는 RADEON LE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면서 라데온은 GeForce에 위협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3차원 그래픽 카드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3D 게임의 등장, 3GHz의 속도로 빠르게 성장한 고속 CPU, 램의 가격 하락을 들 수 있다. 물론 3D 그래픽 카드 시장이 급속 성장하면서 수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면서 경쟁 구도 속에 저렴한 가격에 고성능의 제품들이 개발될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된 것도 한 몫을 한다. 현재의 그래픽 카드 시장은 ATi와 nVidia의 양강 구도로 자리가 잡은 상태이며 이들 그래픽 칩을 이용한 다양한 그래픽 카드 제조사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픽 칩의 진화는 3D 가속 성능과 그래픽 API 등이 핵심적이며, 부가적으로 외부 입출력 포트와 부가 기능의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07년경 출시될 윈도우 비스타는 Aero UI의 3D 인터페이스가 지원될 것으로 보여 3D 가속 성능이 운영체제에서 지원되어야 보다 빠른 속도로 윈도우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D 게임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운영체제에서의 성능도 3D 가속 성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3D 그래픽 카드는 사무용 PC에서도 필수적인 기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30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와 HDTV와의 연결을 위해 그래픽 카드에서의 대형 디스플레이 지원과 고해상도의 지원 유무도 향후 중요한 성능의 지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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