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12 08:00

3D 프린터와 printed electronics의 만남

출간 준비 중인 Provice Trend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책은 6월 중 출간 계획)

▣ 제조의 혁신을 만들어낸 3D 프린터
PC, 스마트폰 그리고 사물 인터넷은 현실계의 정보들을 가상계로 디지털라이징하여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일상을 기록하고, 우리가 사는 현실계의 모든 사물과 지도 그리고 추억이 가상계로 복제되고 있다. 하지만, 가상계의 디지털이 현실계의 아날로그로 전환되지는 못했다. 3D 프린터는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디지털로 구현된 설계도를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받아 화면으로 실제 인쇄될 물건을 보고, 움직이는 물체의 경우 작동 모습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확인된 사물을 3D 프린터를 이용해 인쇄하면 우리 집 가정이 공장이 되어 현실에서 만질 수 있는 물건으로 제작할 수 있다.

필요로 하는 물건이 있을 때에는 백화점이나 시장에서 상품을 사거나 공방이나 목수 등에게 특별 주문 제작을 해서 조달해야만 했다. 3D 프린터는 이같은 번거로움을 없애준다. 찾고 싶은 정보가 있을 때에 검색어 입력창에 필요로 하는 검색어를 넣으면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처럼 필요로 하는 상품은 3D 프린터를 이용해 직접 제조할 수 있게 되었다. 대량 생산의 시대에는 상품은 많지만 각 개인마다 필요로 하는 맞춤형 상품 제작이 어려웠다. 하지만, 3D 프린터로 인해 다품종 소량생산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각 개인의 집이 공장이 되었고 개인의 요구에 맞는 맞춤 상품을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아직 3D 프린터 시장이 대중화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1990년대의 프린터처럼 제한된 곳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목업을 만들어 시제품 제작을 해야 하는 회사에서 전문가에게 의뢰하거나 사출금형을 떠서 목업을 제작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든다. 반면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즉시 목업 제작이 가능하다. 게다가 캐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실제 제품을 만들지도 않고 동작 과정의 문제나 사용상의 오류를 가상 목업을 만들어 테스트하는 것도 가능하다. 산업혁명 이전 가내 수공업 시대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기존 가내 수공업과 다른 점은 손재주가 없는 누구나 가내 수공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과 시간, 비용 그리고 장소에 가리지 않고 제조를 누구나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디지털이 대중에게 선보이기 시작한 1990년 이래 PC는 현실의 모든 것으로 가상으로 옮겨왔다. 즉, 아날로그의 디지털을 실현시킨 것이다. 이후 스마트폰은 현실계 속에서 가상계의 디지털을 불러들이면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결합을 만들어냈다. 이제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사물 인터넷 패러다임에서는 3D 프린터를 통해 디지털을 아날로그로 변환시키고, 사물 인터넷을 통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완전한 융합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날로그가 디지털로, 디지털이 아날로그로 자유롭게 넘나들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융합이 이루어지는 시대는 산업간 경계도 사라져 무한 경쟁에 돌입된다. 이제 ATOM 기반의 산업과 BIT 기반의 산업은 서로 통합됨으로써 서로의 영역 구분은 무의미해지고 있다. 미래 산업의 변화상에 맞게 기업의 신성장 동력을 위한 전략은 바뀌어야 하고 모든 산업 전반에 있어서 IT는 비IT를, 비IT는 IT를 고민해야 한다.

 → 협력과 상생의 시대
전기차의 대명사인 테슬라,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샤오미 그리고 그 이전의 애플은 모두 제조사이다. 그런데, 이들의 제조는 기존의 현대차, 삼성전자 등과는 다르다. 새로운 제조사들은 상품을 구성하는 각 부품들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 모두 외부의 협력사를 통해서 조달받는다. 특히 테슬라와 샤오미는 전기차를 구성하는 부품의 구성에 대해 외부에 오픈을 해서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들이 자율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상당수의 부품을 외부에 수혈하는 것은 자칫 원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핵심 부품 기술을 외부에 유출될 수 있는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전략을 추구하는 것은 하드웨어 제조 그 자체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부품에 대한 것을 오픈함으로써 표준화를 추구하고 공급사들이 끊임없는 경쟁을 하도록 유발해서 원가를 낮출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들 기업은 하드웨어가 아닌 이 하드웨어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함으로써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전기차와 스마트폰의 서비스 플랫폼을 지배함으로써 이 하드웨어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제 3의 기업들과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달라진 제조 2.0의 철학이다.

▣ 완생으로 만들어주는 Digital Chip
제조 2.0의 핵심 경쟁력은 제품 디자인이나 가격, 성능보다 이 기기를 조작하고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편의성과 효용성에 있다. 즉, 향후 모든 하드웨어는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와 결합되어 동작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하드웨어가 인터넷에 연결되어야 한다. 3D 프린터로 인쇄된 상품은 철저한 아날로그이기 때문에 이것을 인터넷에 연결시키는 추가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즉, 3D 프린터는 디지털을 아날로그로 만들어주었을 뿐 그 아날로그를 다시 디지털과 연결시켜주진 못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Printed electronics이다. 즉, 칩셋조차 인쇄해서 제조함으로써 아날로그에 부착시켜 그 아날로그를 디지털과 연결시켜 준다.

아날로그가 디지털과 연결할 수 있어야 서비스의 구동이 가능하다. 만일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건 전기가 끊긴 냉장고와 다를 바 없다. 인터넷에 연결되어야 웹과 앱을 실행해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검색을 하고,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고, SNS로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보는 과정이 모두 인터넷과 연결되어야 할 수 있는 작업이다. IPTV가 인터넷 연결이 끊기면 TV 시청조차 할 수 없는 것처럼 컴퓨터,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은 인터넷 연결이 되어야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이들 디지털 디바이스 외에 주변의 모든 사물들도 인터넷 연결이 되어야만 사용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모든 사물들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사물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며 사람에게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Provice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점차 인터넷 또는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사물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에서 이런 시장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이 스마트폰과 연결되고, 냉장고와 세탁기, 오븐, 에어콘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작할 수 있는 보일러가 등장하는 것이 이런 시장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3D 프린터의 대중화와 함께 Printed electronis의 보급도 이루어질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살펴봐야 할 핵심은 서비스의 존재 가치이다. PC가 인터넷에 연결되고, 스마트폰이 인터넷에 연결될 때 그에 맞는 서비스가 주목받았던 것을 상기해야 한다.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되면서 메일, 카페, 검색, 블로그와 같은 서비스가 탄생했고, 스마트폰의 인터넷 연결로 인해 모바일 메신저와 SNS, 지도 서비스가 주목받은 것처럼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면 그에 맞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컴퓨터나 스마트폰과는 달리 각 사물마다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특징화되고 단편화될 것이다. 그런 서비스는 그 사물을 제조하는 기업의 숙제이다. 향후 제조사 그리고 인터넷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은 제조와 서비스 2가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제조와 서비스의 경계가 사라지고 하나로 융합되어가기 때문에 제조사도 서비스를 고려하고, 서비스사는 어떤 사물과 연계된 사업을 추구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달라진 Provice 패러다임이다.

 → 새로운 기대, 인쇄소자 기술

Printed electronics는 프린터가 종이에 인쇄를 하듯이 전자부품의 칩셋을 원하는 크기와 형태로 인쇄할 수 있는 기술을 뜻 한다. 기존의 전자부품을 제조하는 것에 비해 속도와 비용면에서 혁신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 3D 프린터가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를 만든다면, 인쇄소자 기술은 디지털과 연결할 수 있는 아날로그를 제조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렇게 제작된 칩셋을 문이나 파이프, 창문, 책가방 어디든 붙이게 되면 부착된 물건의 상태를 인식하고, 그 물건을 인터넷에 연결시켜준다. 스마트폰으로 그 기기에 연결해서 상태를 확인하고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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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5 08:00

우버가 만들어낸 산업의 구조적 변화

출간 준비 중인 Provice Trend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책은 6월 중 출간 계획)

우버는 전 세계 누구나 우버에 차량을 등록해 승객을 소개받을 수 있는 차량 중계 플랫폼이다. 일반 콜택시 서비스와 다른 점은 앞서 Airbnb처럼 승객이 차량 기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차를 소유한 운전자가 우버에 등록해 승객을 소개받아 목적지까지 운반해주고 교통비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스마트폰 우버앱으로 관리되며 우버는 이에 대한 수수료를 수익모델로 삼고 있다. 2014년 전 세계 37개국, 140여개 도시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우버에 대한 소비자 호응은 뛰어나며 이를 토대로 우버의 기업가치는 2014년 12월 412억달러(약 45조)로 현대 자동차의 40조원에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LG전자(10여조)와 현재 자동차보다 기업가치가 높은 우버의 기업가치는 거품일까?

국내 택시는 25만대 수준으로 연간 12조 정도 수준의 교통 거래액 규모를 보인다. 대리운전의 경우 기사수는 30만명에 육박하며 연간 시장 규모만 해도 3조원 가량이다. 대중교통인 지하철과 버스는 8조5천억 정도이다. 이 정도가 한국의 교통 관련 시장 규모이다. 한국이 이 정도일진데 우버가 진출한 전 세계 곳곳은 어느정도 규모일까? 또한 여기에 집계되지 않은 렌트카와 리무진 차량 대여 서비스까지 합하면 교통 시장의 규모는 천문학적인 규모로 추정된다.

그런데, 문제는 우버의 이와 같은 공유 경제를 제공함에 있어서 국가별로 택시 사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과 규제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MP3가 세상에 선보였을 때에 CD와 테이프 위주로 음악 유통이 되던 시기의 저작권, 법적 문제가 야기된 것과 유사하다. 즉, 정식 택시 라이센스를 취득하지 않은 일반 사람이 운전자가 되어 승객을 실어 나른다는 점과 사고 시 발생할 수 있는 보험 문제, 운전자의 자격 요건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되면서 전 세계에서 우버는 소송을 당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서울시에서 검찰에 고발한 상태이며 택시 운전사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또한, Airbnb에 일반 가정집이 아닌 기존의 호텔 사이트에서 중계되던 전문 호텔이나 민박 정보가 등록되는 것처럼 우버에서도 일반 운전자가 아닌 전문적으로 운전을 하는 렌트카, 리무진 운전자들이 참여하면서 일반 소비자가 생산자로 참여하는 것이 아닌 전문 공급자들의 영역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비난도 결국은 배달앱이 4년만에 전체 배달 시장의 10%를 점유하면서 무섭게 성장하면서 상가수첩과 야식배달 업주들처럼 기존 사업자들의 불만과 비판이 시작되는 것처럼 우버의 성장이 예상외로 주목받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이다. 우버는 이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응하면서 돌파구를 모색해갈 것이다. 모바일 패러다임의 가속화와 함께 산업 트렌드가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거부할 수는 없다. 거스르는 순간 물살에 휩살려 가진 것조차 잊을 수 있다. 이 변화에 순응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같은 바람 속에 유럽의 ZIPCAR처럼 한국에서는 쏘카라는 카 쉐어링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쏘카는 차량 공유 서비스로서 우버와는 달리 기사없이 차만 공유하는 서비스이다. 해당 차는 일반 소비자의 차량이 아닌 쏘카라는 회사가 구매한 차량이다. 쏘카에 가입한 이후 스마트폰앱을 이용하면 주변에서 사용 가능한 차량의 위치를 확인해서 필요할 때마다 적절한 요금을 지불하고 사용하면 된다. 택시를 이용하는 것처럼 거리와 시간에 따라 요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운전만 내가 하는 것이 다르다. 기존 렌트카와 다른 점은 차량의 위치 확인과 수령 및 이용 요금 그리고 차량 열쇠와 결제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굳이 렌트카 업체에 전화를 하고 열쇠를 받고 결제를 하는 과정이 모두 스마트폰 앱으로 해결된다.

소유하지 않고 필요한 때에 즉시 스마트폰으로 빌려서 사용할 수 있는 공유경제의 시대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검색 서비스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때 이를 거스를 수 없었던 것처럼 공유경제 패러다임 역시 어떻게 순풍으로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 우버의 혁신 원동력

우버와 같은 서비스가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소비자 가치를 제대로 실현했기 때문이다. 우버가 기존 택시와 달리 편리한 점은 3가지이다. 첫 번째는 차량을 호출하는 것이 편리하다. 콜센터에 전화를 할 필요도 없고 운전자와 대화를 할 필요도 없다. 내가 있는 장소와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스마트폰 앱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우버 앱 내 구글지도를 이용해서 위치를 공유할 수 있으며 차량의 현재 위치와 이동 중 차량의 이동 경로를 모두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두 번째는 차량 운전자와 승객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어 이 정보가 누적되어 안전하고 신뢰있는 우버 서비스를 만드는데 기여한다. 평가가 낮은 운전자나 승객은 우버를 이용할 수 없게 함으로써 집단지성에 의해 우버의 서비스 질을 유지할 수 있다. 세 번째는 결제를 스마트폰에 등록된 신용카드로 할 수 있으며 이 모든 내역들이 로그로 빠짐없이 저장된다는 점이다. 결제가 편하기 때문에 목적지 도착 이후 바로 하차하면 되며(카드나 현금을 내밀고 영수증을 받는 과정이 필요없음), 운전자와 승객 및 이동 경로와 시간, 요금 등이 모두 우버 사이트에 기록되므로 추후 문제 발생 시에 이 정보를 토대로 AS를 받을 수 있다. 이것이 우버가 기존 택시 대비 가지는 장점이다. 현실 속 아날로그의 모든 정보들이 디지털 데이터로 관리됨으로써 얻게 되는 강점들이 우버의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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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1 01:14

삼성전자의 위기, 새로운 혁신의 DNA

출간 준비 중인 Provice Trend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책은 6월 중 출간 계획)

스마트폰이 본격 보급되기 시작할 때 모바일 패러다임이 어떤 영향과 사업의 기회를 줄 것인지 많은 기업들이 예상하고 전략적 대비를 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 시장을 석권한 것은 우리가 흔히 알던 국내 대기업이나 이미 PC와 웹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기업들이 아니었다. 모바일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여전히 웹의 영향력을 모바일에서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었으며 기존 기득권을 더 크게 기회로 장악한 곳은 중국의 알리바바와 일본의 소프트뱅크였다.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 제때 대응하진 못했지만 기회를 잘 잡았던 것처럼 보이던 삼성전자나 다음은 지속 성장하지 못해 위기를 겪고 있다. 오히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던 기업이 모바일 트렌드에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된 곳은 스타트업인 카카오톡, 우버, 샤오미 등의 기업들이었다.
 
제조의 대명사인 삼성전자는 아이폰 출시 이전에 블랙잭이라는 스마트폰을 만들었지만 아이폰과 같은 대중적인 성공과 앱스토어라는 걸출한 플랫폼 구축은 실패했다. 아이폰의 성공공식을 보고, 옴니아와 갤럭시A, 갤럭시S로 빠르게 진화하면서 실패의 경험을 겪은 긑에 갤럭시S2에 이르러 희망을 보았다. 이후 갤럭시S4에 이르러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했다. 하지만, 단말기 보급은 성과가 있었지만 그 단말기 기반의 플랫폼 장악력은 삼성전자가 아닌 그 단말기의 OS를 제공하는 구글과 킬러앱인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에 돌아갔다. 한마디로 빈수레만 요란한 성과였다. 이후 갤럭시S5부터 국내 내수시장의 부진과 중국과 인도 등의 스마트폰 보급 지역 내 강자(샤오미와 마이크로맥스)와의 경쟁에 밀리면서 판매가 저조해지고 있다.

노키아와 달리 빠르게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하며 시장 지배에 성공한 삼성전자에게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것은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의 가장 중요한 영혼을 구글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잘 팔리던 1990년대 컴퓨터 제조사들은 고공 성장을 했지만 지속 생존하지는 못했다. 컴퓨터 시장이 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헤게모니 주도권을 가진 기업은 컴퓨터 운영체제를 제공하던 MS와 그 컴퓨터로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던 야후와 구글, 네이버, 다음 등이었다. 스마트폰 역시 컴퓨터의 성공 공식과 다를 바 없다. 애플은 아이폰만 만들어 판 것이 아니라 아이폰의 영혼인 iOS와 킬러앱을 유통하는 아이튠즈, 앱스토어 등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스마트폰에서 널리 사용하는 메일, 사진, 메시지 그리고 클라우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인 껍데기만 만들 뿐 그 외의 영역은 구글과 페이스북, 카카오톡, 드랍박스, 에버노트 등에 의존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컴퓨터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제조사의 시장 주도권이 희석된 것처럼 스마트폰 판매량이 점차 줄어드는 지금 하드웨어 경쟁력만 가지고 있던 삼성전자는 지속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지 못해 위기를 맞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는 나름 이같은 위기를 예상하고 바다, 타이젠과 같은 모바일 OS에 대한 개발을 해왔고 챗온과 자체 앱스토어, 뮤직 서비스 등에 대한 투자를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의 딜레마에 빠진 이유는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와 안목이 부족하고, 기존의 성공공식에 익숙한 경영진들의 바뀌지 않는 고집과 철학때문이다. 앞서 다음과 네이버, 닌텐도, 만화책 등의 기존 1등 기업이 이미 가진 것을 지키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오히려 맨 땅에 헤딩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삼성전자가 가진 기존의 성공공식과 갤럭시에 대한 자신감이 오히려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투자와 도전에 발목을 잡은 것이다.

중국 시장을 넘어 세계를 떠들석하게 하고 있는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는 삼성전자보다 빠르게 성장하며 혁신을 해가고 있다. 이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을 벤치마킹해서 삼성전자처럼 빠르지만 애플처럼 HW와 SW 더 나아가 구글처럼 서비스 플랫폼을 모두 소유하는 전략으로 모바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사실 이같은 전략은 이미 아마존이 킨들, 킨들 파이어, 파이어폰 등의 전자책, 태블릿, 스마트폰에서 실현해가고 있다. 하드웨어를 누가 더 많이 공급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하드웨어 속의 플랫폼을 이용해 사용자와의 관계 형성을 누가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같은 전략의 중요성을 알고 애플, 아마존, 구글은 각자가 가진 자산을 활용해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해왔다. 그 전략을 중국의 샤오미는 중국 시장 특성에 맞게 변화시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이폰이 가져온 스마트폰 충격에 발빠르게 대응하느라 하드웨어 자체에만 집중함으로써 단기적 성과에만 집중했고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이같은 아쉬움은 기존 서비스 사업자나 통신 사업자에게서도 발견된다. 2010년 3월에 아이폰 버전의 카카오톡이 출시되고 10월경 안드로이드 버전이 출시된다. 카카오톡의 출시와 함께 이동통신사의 SMS 전송건수와 매출은 위기를 맞이한다. 통신사들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몰랐을까? 그리고, 이같은 새로운 시장의 기회를 삼성전자와 네이버와 같은 시장 지배를 하던 기업들은 몰랐을까? 그리고, 이미 컴퓨터 메신저 시장의 1위였던 네이트온은 이같은 변화를 왜 대비하지 못했을까?

카카오톡과 기존 기득권의 큰 차이는 의사결정권자가 명확하게 이같은 변화를 몰랐다는 것이다. 설사 알았다 하더라도 일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임원만 알았을 뿐 회사를 경영하는 많은 의사결정권자들은 이 변화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다. 반면 카카오톡은 새롭게 시작한 기업으로 의사결정의 구조가 간단하고 소수였고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시장만을 보고 도전하고 있는 와중이라 이 같은 변화를 이해했고, 그 변화만을 쫒아야 하는 필연적 구조였다. 그것이 차이다.

실제 사용자들의 서비스 사용량과 시장 조사를 통해 알게 된 2011년이 지난 이후에 비록 뒤늦었지만 적극적인 대응을 시작했다. 그래서, 통신사들은 모두 뭉쳐 Joyn을 만들고, 삼성전자는 챗온, 네이버는 네이버톡, 다음은 마이피플 그리고 네이트온도 모바일용 네이트온을 준비한다. 카카오톡보다 더 많은 인력과 자본을 투입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뒤집으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이유는 너무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와 서비스 본연의 가치보다는 당장은 중요치 않은 알 수 없는 수익모델에 대한 연구와 알 수 없는 먼 미래의 전략을 위한 수 많은 문서 작업과 회의, 도움도 안되는 기존 것(SMS와 웹 및 PC와의 호환성과 연동 이슈)과의 연계를 위한 불필요한 업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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