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

2010년이 벌써 1개월이나 지나고 있다. 매년 IT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00년도에 급격하게 웹이라는 트렌드가 우리 생활 깊숙히 전파되면서 빠르게 변화된 것처럼 2010년에도 그 어느때보다 급격하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10년된 웹이 성숙해지면서 한 단계의 도약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실제 다양한 변화의 조짐들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어느때보다 큰 변화가 예상되는 2010년의 주요 웹트렌드 3가지에 대해 알아본다.

◈ 리얼타임 웹 세상
과거의 웹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쌓였던 콘텐츠들을 쉽게 검색하고 다시 끄집어 내어 볼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면 2010년은 리얼타임, 즉 실시간 웹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다. 이미 한국은 포탈에 쌓이는 사용자들의 검색어를 추적해 실시간으로 사람들이 많이 입력하는 단어들을 기반으로 “실시간 이슈 검색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능은 신문, 방송 등에 이슈로 등장하면서 실시간으로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슈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주목을 받는 이유도 실시간으로 등록되는 글들 속에서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파괴적인 이슈가 있기 때문이다. 즉,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소셜 미디어로서 영향을 가지며 많은 사람들이 주목할 수 있는 이슈를 트래킹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주목을 받는 것이다. 이점에 착안해 구글 검색에는 트위터 등에서 속속 올라오는 최신의 글들을 검색할 수 있는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에서 제공되는 트위터의 실시간 검색

IT 트렌드에 리얼타임이 중요한 이유는 모바일이 주는 몫도 크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해서 원하는 정보를 찾고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등록할 수 있게 되면서 인터넷 세상은 더욱더 “빨리빨리”로 바뀌어가고 있다. 심지어 최근 출시되는 디지털 카메라에는 WiFi, 블루투스, GPS 등의 네트워크 기능이 내장되고 있다.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PC 연결없이도 바로 인터넷에 연결해서 유투브, 플리커 등의 동영상/사진 UCC 사이트에 업로드할 수 있다. 그만큼 세상은 “실시간”으로 움직이고 있다. 웹에는 실시간으로 그 자리에서 바로 업로드한 데이터로 채워지고 있으며 이렇게 실시간으로 쌓인 데이터는 또 실시간으로 전파되면서 이슈화되고 있다.
무선 네트워크 기능이 탑재된 디지털 카메라


◈ 모바일과 클라우딩 컴퓨팅
스마트폰은 1990년대초 PC가 주던 시대의 변화를 가져다 주고 있다. 웹이 지금처럼 보편화되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PC 덕분이다. 컴퓨터가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웹이 이정도의 파괴력을 가져다 주지 못했을 것이다. 스마트폰이 바로 PC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차세대 웹의 진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웹의 보편화에 기여했던 PC보다 더 큰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모바일 컴퓨팅, 모바일 인터넷의 보급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보다 빨리 실현하게 만들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 기반의 컴퓨팅 기술을 뜻하는 것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 기반의 서비스들을 인터넷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체험의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즉, 정보는 인터넷에 영구적으로 저장되고 우리가 어떤 디바이스(컴퓨터, 스마트폰, TV 등)로 연결하든 인터넷을 통해서 원하는 서비스와 데이터를 언제든 꺼내어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기술이다. 이 부분에 가장 앞서간 기업은 아마존, 구글, IBM, 시스코, MS 등이다. 이들은 인터넷 속에서 언제든 원하는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꺼내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라는 개념(SaaS)을 본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구글앱스라는 이름으로 과거 PC에 설치해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로만 즐길 수 있던 서비스들을 웹을 통해서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함께 주목을 받을 서비스들은 PUSH, SYNC 등의 서비스들이다. PUSH는 인터넷에서 사용자에게 전달될 업데이트된 소식이나 메시지들을 전달할 때 사용되는 기술 규약이다. 사용자가 찾아주지 않아도 자동으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전달될 때 필요한 것이 PUSH이다. 사용자는 매번 일일히 새로운 정보나 메시지가 도착했는지를 알기 위해 인터넷에 연결할 필요없이 자동으로 인터넷이 사용자에게 이 사실을 알려준다. 또한, Sync는 사용자가 사용하는 여러 기기들에 저장된 데이터들을 서로 일치시켜주도록 만들어준다. PC, 노트북,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에서 웹에 연결해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생산된 데이터는 웹에 저장되지만 상황에 따라 내가 가진 기기에 저장된다. 이렇게 각 기기별로 저장된 데이터를 웹과 동기화하며 데이터들이 삭제되거나 유실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병합, 동기화해주는 기능에 대한 요구가 더욱 필요로하게 될 것이다.

실제 애플은 모바일미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이 서비스는 아이폰과 WWW에서 제공하는 모바일미를 완벽하게 SYNC, PUSH해주고 있다. 아이폰에 저장한 파일을 모바일미에 실시간으로 동기화해서 모바일미에 저장해둔 데이터를 아이폰과 맥에서 언제든 끄집어내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모바일미에서 제공하는 캘린더, 주소록, 메일, 즐겨찾기 등을 맥, 아이폰 모두에서 동기화해서 사용할 수 있다. 심지어 아이폰의 위치를 모바일미를 통해서 확인하고 원격에서 아이폰을 잠그거나 아이폰에 저장된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다. 이처럼 휴대폰과 PC 그리고 WWW이 서로 상호 연동되며 Sealmless하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이 2010년에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애플이 서비스 중인 모바일미


◈ 소셜 서비스의 가속화
채팅, 메일, 카페, 미니홈피, 검색, 블로그에 이어 웹에서 보편적으로 주목받는 신규 서비스는 없었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2006년 웹2.0의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신규 서비스가 봇물처럼 쏟아지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옥석이 가려지며 2009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서비스로 등극한 것이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이다. 또한 게임 트렌드에도 변화의 바람이 오고 있으며 이 역시나 소셜 네트워크 게임들이다. 이들 게임은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믹시, 트위터 등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SNG(소셜 네트워크 게임)는 손쉬운 인터페이스를 통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내의 사용자간에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회원들간의 참여로 게임이 진행된다. FarmVille, 선샤인목장 등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내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즐길 수 있는 Rekoo의 선샤인 목장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주는 가치는 소셜 게임처럼 관련된 다른 서비스와 컨버징되면서 서비스와 서비스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 가치가 창출된다는 점이다. 기존 서비스처럼 독자적으로 서비스 영역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서비스와 결합되면서 서비스의 영향력이 확장되어간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플랫폼으로 성정하면서 WWW의 영향력과 함께 2010년에 더욱 큰 규모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Posted by oojoo
우리 인생사와 역사가 반복되는 것처럼... 서비스 또한 반복되는 듯 합니다.

트렌디한 서비스들의 속성과 기술의 진보 과정을 보면, 흥망성쇄과 반복되더군요.

유선에서 무선으로.. 무선에서 다시 유선으로..
동기식 기반의 서비스에서 비동기식 기반의 서비스로, 다시 그 반대로..
PULL 방식이 인기였다가 다시 PUSH 방식이 인기고...

PC통신의 꽃이었던 채팅에서 메일, 인스턴트 메신저, 인터넷 전화로..
PC통신의 동호회에서 WWW의 카페 그리고 미니홈피, 블로그로...

서비스의 진화 과정을 잘 보고 있으면 반복되는 Signal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시점은 과연 어떤 속성과 기술 기반의 서비스가 재주목을 받는지 생각해볼법 하네요. ^^
Posted by oojoo
한국의 웹트렌드에 대해 정리한 강의자료입니다.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한국 인터넷 시장의 어제와 오늘
2. 크로스 플랫폼 시대
3. 미디어 2.0의 시대
4. UCC 마케팅 시대




Posted by oojoo
비즈니스이야기2008. 9. 5. 08:00

현재 집필 중인 웹트렌드 서적의 일부입니다. 전문가가 아닌 IT 비즈니스맨 대상의 책이라 A to Z를 다루고 있습니다. 온라인에 맞게 내용을 수정, 보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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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IT 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던 분야는 IT 콘텐츠를 다루는 서비스였습니다. 최신 컴퓨터 주변기기와 MP3P 등의 디지털 기기에 대한 리뷰와 뉴스, 강좌 등을 제공하던 서비스라 하루에도 수 십만명의 사용자들이 방문했습니다.(어디냐구요? pcBee입니다. ^^)

pcBee, K벤치, 브레인박스, 테크노아 등의 사이트가 존재하기 전에는 컴퓨터 잡지를 구매해서 이러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만 이들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무료로 정보를 얻게 되다보니 폐간되는 컴퓨터 잡지가 많아져갔습니다.

실제 1990년대에만 해도 10여개가 넘는 컴퓨터 잡지사(PC라인, PC월드, 아하PC, PC사랑, PC아카데미 등)가 있었지만 지금은 PC라인과 PC사랑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 그런데, 이들 콘텐츠 사이트는 방문자가 늘어가는 것과 비례적으로 사이트 운영을 위해 서버와 네트워크 비용에 투자하는 운영비 또한 늘어갔습니다. 당연히 고민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돈, 수익모델이었고, 컴퓨터에 관심많은 사용자들이 찾는 사이트이기 때문에 컴퓨터 관련 광고와 컴퓨터 주변기기를 판매하는 쇼핑몰을 운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시행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당시 재미있는 광고 기법과 독특한 콘텐츠 유료화를 시도했었습니다. 기억나는 광고로는 사이트 메인 중앙에 '전광판 줄광고'를 제공해 광고주가 실시간으로 광고 내용(TEXT)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이 광고의 PV와 Click수를 매일 집계해서 보여주었습니다. 또, 기사 전문을 PDF로 다운로드 받아 인쇄할 수 있도록 하면서 PDF 내에 신문 광고처럼 특정 영역에 광고를 제공하는 시도도 해보았죠.

또한, 콘텐츠 유료화의 일환으로 사이트에 게재된 콘텐츠를 선택해서 이를 책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도 했습니다. 그 외에 특정한 책에 북펀드를 만들어 사용자들이 책 출간에 펀드 방식으로 투자를 하도록 하는 북펀드 1호 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직접 출판사를 등록해 운영했었죠.) 그 외에 쇼핑몰도 해보고...

그런데, 결과는 모두 실패였습니다. 우선 광고의 경우 기존 컴퓨터 잡지에 광고를 집행하던 광고주들이 폐간된 잡지에 집행하던 광고비를 오히려 포탈 등의 더 큰 규모의 플랫폼에 광고를 집행하거나 아예 광고비를 없애버렸습니다. 설사 집행한다고 하더라도 과거 잡지사에 지출하던 금액보다 더 줄어서 광고비를 지출하다보니 이들 사이트는 서비스 운영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서버 등의 운영비에 대해 감당이 되지 않았습니다.

콘텐츠 사이트가 잡지 광고 시장을 대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광고 시장을 없애버린 꼴이 된 것입니다. 사실 인터넷 비즈니스가 항상 새로운 시장을 열거나 기존 시장의 파이를 키우거나 대처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이처럼 아예 시장을 해체해서 없애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MP3로 인한 음반 시장의 침체와 메일로 인한 우편 시장의 해체입니다.

콘텐츠 유료화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습니다. WWW에 공개된 콘텐츠를 돈주고 사볼리 없고, 설사 일부만 공개했다 하더라도 돈을 지불하면서 콘텐츠를 구입하는 그런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당시 MP3 유료화는 꿈도 못꾸던 시절인데 콘텐츠를 WWW에서 판다는 것은 미친 짓이었죠.

또, 쇼핑몰 역시 수익모델로 실패했습니다. 컴퓨터 관련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는만큼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바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서 접근성을 높이려 했지만 사용자들은 콘텐츠만 소비할 뿐 상품 구매는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다른 쇼핑몰을 이용했습니다. 오프라인이었다면 영화, 쇼핑, 음식을 모두 한 건물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 주효할 수 있겠지만 온라인은 언제든지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공간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콘텐츠를 미끼로 사용자들에게 상품 판매까지 이어지도록 하지 못한 것입니다. 사용자들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보고 비교를 하고선 정작 상품 구매는 평소 즐겨가는 쇼핑몰이나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쇼핑몰을 찾았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이트는 미디어로서의 위상을 확립해 영향력을 가지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이후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 유료화 혹은 콘텐츠 재판매, 광고 플랫폼으로서의 시도를 하는 것이 옳습니다.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을 겸업하려는 것은 마치 MBC가 홈쇼핑을 하려는 것과 같다. 콘텐츠에 기반한 미디어와 쇼핑은 공존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규모가 작은 사이트 중에는 이를 실현하는 곳도 있지만 그건 제한된 규모 내에서나 가능할 뿐 지속적인 성장에 걸림돌이 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콘텐츠 기반의 미디어와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 서비스를 공존하며 운영하는 플랫폼에 대한 고민은 꾸준히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콘텐츠에서 시작해 쇼핑으로 컨버전스하는 것보다는 그 반대의 경우가 더 자연스럽고 실제 그런 사례가 더 많습니다. ^^ 쇼핑몰 입장에서는 고객을 더 오래도록 잡아두고 유혹하기 위해 기존의 캐시카우 기반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기가 쉬운 반면 미디어로서는 상품 판매나 연동이 콘텐츠의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크기 떄문이죠.

그렇다고, 콘텐츠와 쇼핑이 공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최근 플랫폼의 트렌드를 보면 Data Portability라는 OPEN Platform 기반의 생태계에 대한 기반이 구축되고 있어 미디어와 쇼핑의 공존도 가능할 수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세상은 컨버전스 시대인데 쇼핑과 콘텐츠, 미디어와 쇼핑 등이 결합되지 말란 법이 어디있겠어요. 다만, 처음 누군가가 총대를 메고 시작하는 것이 어려운 법이죠.

Posted by oojoo

현재 집필 중인 웹트렌드 서적의 일부입니다. 전문가가 아닌 IT 비즈니스맨 대상의 책이라 A to Z를 다루고 있습니다. 온라인에 맞게 수정없이 원고 내용을 그대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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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을 빅브라더로 만들어준 검색

인터넷의 관문이라 불리는 포탈은 처음부터 검색 서비스를 제공했을까? 한국의 대표적인 포탈인 네이버와 Daum은 1990년대 하반기에 검색이 아닌 디렉토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초기에 인터넷에는 홈페이지가 그리 많지 않았기에 포탈에서는 마치 전화번호부처럼 카타고리를 나누어 분야별로 홈페이지를 안내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용자들은 인터넷에 연결한 후 방문할만한 홈페이지를 찾기 위해 포탈을 길잡이로 이용했다. 처음에 포탈은 직접 디렉토리 서퍼를 고용해서 인터넷 홈페이지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해서 관리했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분류된 홈페이지 목록들이 정확해야 사용자들이 만족해하기 때문에 서퍼를 통한 디렉토리 관리에 집중했다.

하지만, 점차 관리해야 하는 디렉토리가 많아지면서 서퍼를 통한 해결은 한계가 있었다. 다행히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인터넷 홈페이지들은 애써 만든 홈페이지를 사용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포탈의 디렉토리에 등록하는데 적극적이었다. 그래서, 서퍼가 찾아 다니지 않아도 알아서 홈페이지를 포탈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관리만 하는 구조로 바뀌게 되었다. 그렇다보니 오히려 포탈은 보다 눈에 띄는 상위의 자리에 홈페이지 주소를 노출하게 해주도록 하면서 등록비 등을 받으며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게 되었다.

사실 지금의 포탈이 인터넷을 지배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검색의 시작은 디렉토리 분류에서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인터넷 상의 홈페이지에 대한 분류 내역이 늘어가면서 이렇게 분류된 내역 중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홈페이지를 찾아주는 디렉토리 검색이 사실 포탈이 검색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다. 2000년 이전의 포탈은 이렇게 인터넷을 시작하는 관문, 길잡이의 역할을 하면서 상생의 생태계를 만드는데 이바지했다. 사용자들은 포탈을 통해 다른 인터넷 홈페이지를 방문할 수 있었고, 포탈은 다른 인터넷 홈페이지에 보다 많은 사용자들이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중계자였던 것이다.

하지만, 포탈은 이제 빅브라더가 되어 가고 있다. 모든 정보는 포탈에 쌓이고 있는 것이다. 포탈이 과거처럼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콘텐츠를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이정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포탈 내에 콘텐츠를 축적하며 사용자들이 다른 사이트를 굳이 방문하지 않아도 되도록 바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포탈의 서비스 운영 방침은 네이버가 지식인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본격화되었다. 지식인은 사용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올리고 사용자들이 스스로 답변을 하도록 함으로써 방대한 콘텐츠를 네이버 안에 가둘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이렇게 축적된 콘텐츠는 사용자가 필요로 할 때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네이버에 쌓인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식인을 통해 대한민국의 네티즌들은 원하는 정보를 보다 빠르게 찾을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정보는 네이버라는 울타리 안에 갇혀 있는 것에 불과하다. 반면 구글은 구글 밖의 웹페이지를 대상으로 정보 검색을 수행함으로써 웹페이지 전체가 콘텐츠를 골고루 담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다. 즉 웹생태계가 전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포탈은 그러한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검색에 올인하는 이유

Daum은 2007년 'UCC 세상‘이라는 키워드로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하며 UCC 열풍을 한국에서 실현했다. 그리고, 2008년 Daum은 검색에 사업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왜 UCC에 집중하던 다음이 검색으로 궤도 수정을 했을까? 그것은 검색이 돈이 되기 때문이다.

국내의 포탈이 운영하는 서비스는 크게 메일, 카페, 미디어, 블로그, 동영상 그리고 검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 검색은 메일을 제외한 나머지 서비스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가진다. 사실 포탈에서 운영하는 카페, 미디어, 블로그, 동영상의 콘텐츠가 검색에서 노출됨으로써 포탈의 검색은 풍부해진다. 네이버의 지식인은 검색에 도움이 되었고, Daum의 카페와 동영상 그리고 네이버의 블로그는 바로 검색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포탈은 이들 서비스를 통해 보다 양질의 콘텐츠가 생산되어 검색에 최적으로 노출되기를 희망한다.

그렇게 검색에 목을 빼는 이유는 검색을 지배하는 것이 곧 돈을 벌어다 주기 때문이다. 포탈의 수익모델은 광고이다. 현대의 광고 시장은 TV, 라디오, 잡지 등의 매스미디어가 지배해왔다. 하지만, 포탈이 사람들의 시간을 더 많이 빼앗기 시작하면서 인터넷 광고 시장이 크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인터넷 광고 시장의 가장 큰 비율이 검색광고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검색광고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검색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매년 성장하는 검색광고 시장에서의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니 당연히 회사 매출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검색광고는 매력적인 것일까? 광고주는 왜 디스플레이 광고보다 검색광고를 선호할까? 생각해보라. 만일 여러분이 작은 피자가게를 창업했다고 생각해보자. 피자가게 홍보를 위해 지역신문이나 전단지, 라디오 CM을 하는 것이 나을까? 인터넷 검색창에 창업한 피자가게 지역에서 '피자' 또는 '야식', '배달' 등의 검색어를 입력할 때 가장 맨 위에 여러분의 피자가게 연락처가 보여지도록 하는 광고가 나을까? ROI를 따져 본다면 당연히 검색광고가 나을 것이다. 신문, 전단지, 라디오 등은 비용이 수 백만원 이상이 드는데다가 효과 측정이 어렵고 준비할 것이 많다. 하지만, 검색광고는 사용자들이 클릭한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검색어 창에 '피자'라고 입력하고 피자가게 링크를 클릭했다는 것은 적어도 피자 주문을 하려거나 피자에 관심있는 사용자들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광고를 노출하는 것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하는 것보다 훨씬 광고 효과가 클 수 밖에 없다. 즉, 이렇게 광고주들이 검색광고에 대한 광고 효과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검색광고는 기존의 매스미디어 광고보다 더 매력적인 것이다.

그리고, 검색광고는 수익률이 좋다. 디스플레이 광고는 배너 제작과 배너가 게재할 위치를 예약하고 게재하는데 준비를 해야 하는 등의 많은 리소스가 투입된다. 반면에 검색광고는 특정 검색어에 광고주가 원하는 문구와 하이퍼링크만 걸어주면 된다. 이 모든 것이 자동화되어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광고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또한, 검색광고는 디스플레이 광고보다 광고를 게재할 공간이 넓고 무궁무진한 키워드의 조합으로 제약을 받지 않는다. 이렇기 때문에 검색광고는 디스플레이 광고보다 수익률이 높다. 네이버와 구글의 영업이익률이 20% 이상을 훌쩍 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검색을 지배하기 위한 포탈의 전략

이렇게 돈 되는 검색을 지배하기 위해 포탈은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 기본적으로 검색엔진에 대한 투자와 연구는 가장 공들이고 있는 분야이다. 엔진이 훌륭해야 빠른 속도로 데이터들을 수집해서 특정 키워드가 포함된 데이터를 색출해낼 수 있다. 또한 검색 알고리즘을 개선하여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가 어떤 정보를 찾길 원하는지 분석해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찾는 검색의 퀄리티 또한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다.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연구 단계의 전략 외에 눈에 보이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포탈이 신경쓰는 가장 큰 검색을 위한 준비는 콘텐츠의 확보이다. 사실 검색 엔진이나 알고리즘이 아무리 뛰어나도 검색의 대상이 될 데이터가 적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래서,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 데이터는 신문이나 방송 콘텐츠, 책 정보와 논문 등의 이미 만들어진 것 외에 사용자들이 생산하는 UCC가 있다. 한국에는 약 20억건이 넘는 이미 만들어진 데이터들이 있고 매년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만들어진 콘텐츠는 콘텐츠 제공자와의 제휴나 콘텐츠 구매 등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데이터 확보가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사용자가 만드는 UCC는 플랫폼(UCC가 담길 그릇)만 제공해두면 사용자들이 알아서 콘텐츠를 쌓기 때문에 가장 편하고 빠르게 검색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래서, 포탈은 검색을 위해 카페와 블로그 등의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사실 카페나 블로그가 그 자체만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기 어렵고 오히려 카페,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스토리지, 서버 등의 하드웨어 비용과 네트워크 유지 비용, 서비스 운영 인력 대비 직접적인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콘텐츠가 검색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검색광고의 매출에 간접적으로 크게 기여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포탈은 카페와 블로그와 같은 UCC가 모이는 콘텐츠 플랫폼의 구축과 운영에 주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포탈은 검색의 품질 유지를 위해 검색 마스터를 운영한다. 검색 마스터는 검색 결과물을 관리한다. 특히 한국의 포탈은 구글과 달리 검색엔진(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의 수작업이 가미되는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검색 결과물을 사람들이 직접 확인해서 퀄리티가 낮거나 음란물 혹은 저작권의 문제가 있는 콘텐츠들은 결과물에서 보이지 않도록 제거하는 작업을 한다. 혹은, 특정한 검색어(사람들이 많이 찾는 주요 키워드)에 해당되는 결과물은 별도로 사람의 손길을 거쳐서 편집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검색 운영 인력만 네이버의 경우 1000여명이 훌쩍 넘는다. 이렇게 사람이 검색엔진의 노릇을 하기 위해 네이버의 경우 운영 인력을 중국에 두고 인건비를 최소화하는 운영의 묘를 발휘하기도 한다.

Posted by oo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