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야기2006. 10. 12. 22:02

블로그에 글을 쓸때마다 항상 고민한다. 과연 어느 정도 수준까지 써야 하는 것일까?

내가 올리는 글의 약 90% 이상은 원고 청탁이 들어온 것을 블로그에 맞게 편집해서 게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그 글은 청탁자의 요청에 부합하는 주제와 수준의 내용일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청탁자들은 대중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을 요구한다. 난, 그들의 입맛에 맞는 원고를 써주고 그런 원고의 일부가 블로그에 게재되는 것이다. 그러니, 내 블로그를 찾는 분들이나 내가 읽어줬으면 하고 바라는 분들의 가려운 것을 긁어주는 그런 내용일 수 없다.

그렇다보니... 현상에 대한 분석이나 사실을 직시한 내용으로 평이한 설명문같은 내용이 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날카로운 비수와 같은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통찰력있는 글을 원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런 글을 쓰고 싶지만, 또다른 이유 때문에 그런 글을 쓰는데 한계를 가진다.

내가 자신있게 떠들어댈 수 있는 글은 Device와 플랫폼 그리고 IT에 대한 내용이다. 그런데, IT 업계에 종사하다보니 업계의 이야기를 깊게 언급할 수 없다. 트렌드의 변화와 현상에 대해서 말하는데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고, 비판하는데 인색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아는 정보의 공개 범위에 대해서도 내 스스로 제한적인 사고를 하다보니 촌철살인의 글을 쓰는데 인색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오랜 기간 기획자로 살아오다보니 기획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비판의 날카로움은 무뎌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항상 한정된 자원과 환경젝 제약을 염두에 두고 실행안을 검토하기 때문에 상상력의 제한을 두지 않고 무작위로 비수를 날리는 비판을 하는데 제한이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하고 부분 공감하기 때문에 함부로 떠들어대는 것이 두렵고 측은한 것이다.

이같은 3가지의 이유가 각(edge)을 세워서 날카로운 글을 만들어내지 못하도록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직장인으로서 업무와 연관된 블로그질을 하는데 여러모로 제약이 있다는 점이다. 그 제약은 회사의 눈치보다는 스스로가 만든 제약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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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물리적으로 가장 혹사당하는 주변기기는 무엇일까? 파워서플라이, CPU, 하드디스크, 그래픽카드가 얼핏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가장 많은 충격을 받는 것은 키보드가 아닐까. 손가락으로 두드려대는 그 충격을 고스란히 견뎌낼 뿐 아니라 과자 부스러기와 먼지, 손때, 음료수와 담뱃재 등의 오물로 더렵혀지는 것이 키보드이다.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사람과 직접적으로 접촉하기 때문에 다른 주변장치보다 인체공학적인 설계가 요구되는 것 또한 키보드이다. CPU, 그래픽 카드, 램, 하드디스크 등이 빠른 속도와 대용량 처리 기술로 발전하는 속에서 키보드는 어떻게 발전하며 손가락과 함께 했는지 되짚어 보았다.

[목차]
1. 본체 일체형의 키보드가 분리되기까지

2. 인체공학적 설계와 기능 중심의 키보드 시대

3. 혁신적인 사용자 편의성을 위해 변신 또 변신

Posted by oojoo
비즈니스이야기2006. 10. 10. 07:29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미 1990년대 하반기에 인터넷 사업 진출을 했다. PC통신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인 넷츠고가 바로 그것이다. SK텔레콤에서 시작된 넷츠고는 하이텔, 나우누리, 천리안이 지배하고 있던 PC통신의 끝무렵에 전용 에뮬레이터를 이용해 WWW과 비슷한 UI를 제공하는 GUI 방식의 넷츠고로 인터넷 서비스에 진출했다. 이후 2002년, 넷츠고는 네이트닷컴 서비스를 시작하며 유무선 포탈로 변신을 꾀하기 시작한다.

뒤늦게 포탈 시장에 뛰어든 넷츠고는 시장 점유율을 빠르고 높이기위해 M&A를 필요로 했으며, 모회사인 SK텔레콤은 넷츠고(네이트닷컴 운영)와 라이코스코리아를 통합해 SK커뮤니케이션즈라는 자회사를 2002년 11월11일에 설립하기에 이르른다. 이때 SK텔레콤은 446억원을 투입해 미국 라이코스 본사와 미래산업으로부터 라이코스코리아를 인수한다. 라이코스코리아의 1600만 회원과 방대한 콘텐츠를 통해서 단기간내에 선두 포탈에 진입하기 위한 전략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2002년 11월 인수 후 초기 트래픽이 느는가 싶더니 2003년에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라이코스코리아는 이미 2000년초부터 토종기업인 다음과 네이버 등에 밀려 야후코리아와 함께 트래픽이 정체, 하락하던 상황이었기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보다 알찬 커뮤니티 사이트의 인수를 필요로 했고, 싸이월드가 그 대상이 되었다. 2004년 8월 싸이월드는 인수대금 75억원에 인수되었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 M&A는 한국 인터넷 기업의 M&A 중 한게임과 네이버 그리고 이베이의 옥션 M&A와 함께 가장 성공적인 M&A로 평가받는 것 중 하나가 되었다.

이후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06년 3월에 전문 블로그 사이트인 이글루스(www.egloos.com)를 15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일 15만명의 방문자와 10만여명의 블로거 회원을 보유한 이글루스는 전문 블로그 서비스 중에 가장 우수한 사이트로 평가받고 있는 곳이다. 이미 16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싸이월드라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보유한 SK커뮤니케이션즈가 굳이 이 작은 규모의 사이트를 인수한 이유는 전문적인 블로거들이 생산하는 우수한 양질의 콘텐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만들어진 이글루스는 정통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파워 블로거들을 영입해 훌륭한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로 1인 미디어 시대를 개막시킨 주역이 되었지만 정작 미디어로서 가치있는 콘텐츠라고 하기엔 미니홈피에 등록되는 콘텐츠가 개인의 일상사에 가까워 부족한 면이 많았다. 보다 양질의 콘텐츠와 블로그 기반의 탄탄한 미디어 서비스로서의 구조를 갖춘 전문 블로그 서비스를 영입함으로써 1인 미디어 서비스의 구색을 갖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싸이월드 내부에서도 새로운 버전의 싸이월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미니홈피의 틀을 뛰어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서의 서비스를 오래도록 구상 중에 있다.(일명 C2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시기적절한 M&A를 통해서 자기변화와 가치혁신을 이끌고 있다. 네이버와 엠파스, 드림위즈 등이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내부에서 가치혁신을 이끌어내는 것과 비교할만하다. 어쨌든 SK커뮤니케이션즈는 모회사인 SK의 사업 특성(인수와 합병을 활용한 기업 확장과 신규 사업 진출)과 유사한 형태로 온라인 비즈니스를 나름의 경영전략에 맞게 적용시켜가고 있다.

참고로 해외 사례로 구글과 야후의 경우에는 핵심 기술은 내부에서 개발하고 그 외에 시기에 따라 필요하게 된 서비스와 기술은 적극적인 인수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야후와 구글이 인수한 기업들의 목록은 아래와 같다. 이렇게 인수한 서비스들의 용도와 인수시기를 보면 당시의 인터넷 트렌드와 이슈가 무엇이었는지를 눈여겨볼만하다. 그리고, 이렇게 인수한 서비스가 어떻게 자산화되고 발전시켜나가고 있는지 혹은 실패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리뷰해 보면 좋은 정보가 될 것이다.

[야후]
2001. 12 - 구인구직 사이 핫잡스 - 4억43600만 달러 www.hotjobs.com
2002. 12 - 검색엔진 업체 잉크토미 - 2억3500만 달러 www.inktomi.com
2003. 7 - 검색 광고 사이트 오버추어 - 17억 달러 www.overture.com
2005. 12 - 인터넷 즐겨찾기 서비스 딜리셔스 - del.icio.us
2005. 3 : 사진 공유 서비스 플릭커 - www.flickr.com
2005. 6 : VoIP 서비스인 다이얼패드 - www.dialpad.com
2005. 10 : 각종 행사와 이벤트 일정 관리 서비스 업커밍 - www.upcoming.org
2005. 7 : 데스크탑 플랫폼 콘파뷸레이터 - www.konfabulator.com
2004. 7 : DHTML 방식의 이메일 서비스 Oddpost - www.oddpost.com

[구글]
2003. 2 : 블로그 사이트 Pyra Labs - www.blogger.com
2004. 1 : 지인 네트워크 서비스 Orkut - www.orkut.com
2004. 2 : 가격 비교 사이트 Foogle - www.foogle.com
2004. 6 : 이미지 관리툴 피카사 - 피카사 소프트웨어 picasa.google.co.kr
2004. 10 : 디지털 위성 지도 업체 Keyhole - 구글어쓰 소프트웨어 earth.google.com
2005. 3 : 웹 분석툴 업체인 Urchine Software - www.google.com/analytics/ko-KR
2005. 3 : 모바일 소셜 네트워킹 DodgeBall - www.dodgeball.com
2005. 12 : AOL 지분 5% 인수 - 10억달러
2006. 1 : 라디오 광고 업체 Dmarc Broadcasting - 1억2백만 달러
2006. 3 : 웹 기반 워드프로세서 라이틀리 - Writely.com
2006. 10 : 구글, 유투브 인수 발표 - 16억 5천만달러(1조 6천5백억원)

Posted by oo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