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이야기2006. 10. 6. 21:38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회사라면 회의록 양식이 있을 것이다. 모든 회의에는 회사에서 정해준 양식에 맞게 회의록을 정리해 보고하도록 할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회의록 양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체계적으로 회의록을 관리하고 보고하는 경우는 드물다. 회의록 작성은 여간 귀찮고 번거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작성한 회의록을 보고한다 하더라도 꼼꼼하게 읽어보는 상사나 동료를 만나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보니 회의록 작성은 형식적으로 작성하게 되고 회의 참석자 중에서 가장 연차가 적은 주니어가 작성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회의록은 회의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할 상사와 회사내 직원과의 회의 내용 공유를 위해서 필요하다. 또한,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회의 내용에 대한 확인과 잘못된 내용이 있는지를 정정하기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회의록이 있다. 바로 자신을 위해 작성하는 회의록이다. 회의에 참석한 사람 중에는 회의록을 작성하도록 사전에 지정받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물론 그러한 시스템이 없는 회사라면 그런 회의록 작성자조차 정해지지 않았겠지만) 비록 그렇게 회의록을 정리하는 사람이 있다 할지라도 나 자신을 위해 회의록을 별도로 작성해두는 것이 좋다.

그렇게 나를 위한 회의록은 왜 필요할까? 우리가 회의를 하는 이유는 나 혼자할 수 없는 일이기에 함께 논의해서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정리하고자 함이다. 회의를 통해서 도출된 결과와 실행방안, 검토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서는 회의에 참석한 참석자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공식적으로 회의록을 작성하는 옵저버는 회의 때 발언한 내용들의 Fact만을 기술할 뿐이다. 말속에 숨은 뜻과 앞으로의 계획, 참고해야 할 사항들은 옵저버의 회의록에는 기술될 수 없다. 또한 회의 참석자마다 회의를 통해 깨닫고 느낀 점은 모두 다를 수 밖에 없다.

나를 위한 회의록에는 바로 이러한 것이 기록되어 있어야 한다. 단지 회의에서 발언한 내용들만 기록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회의 이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 회의를 통해서 느낀 나의 생각 등이 수록되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록은 내가 해야 할 업무를 어떻게 관리하고 계획해야 할지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회의록은 3개월, 6개월, 1년 후에 참고해서 회의를 통해 진행된 업무에 대한 진단과 점검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인간의 기억력은 시간에 반비례한다. 수많은 기억력 실험을 보면 인간이 기억할 수 있는 숫자나 사건, 이름 등에는 시간이 흐를수록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물며, 1주일 전에 회의 내용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겠는가. 나 자신의 효율적인 업무 능력 향상과 관리를 위해서 회의록 작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회의록의 양식은 어떤 것이 좋을까? 내가 추천하는 회의록 작성 양식은 다음과 같다.

1. 회의시간, 장소, 참석자 명단 그리고 회의 제목을 기록한다.
2. 회의 때 발언한 내용을 Fact 위주로 기술한다.
3. 회의 결과를 Summary 요약한다.
4. 회의 이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일정과 함께 Action을 기록한다.
5. 회의록 맨 마지막에 회의를 통해 느낀 나만의 생각을 Comment로 기록한다.
6. 회의록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굵은 글자로 표시한다.
7.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협조를 구해야 하는 것은 파란색, 빨간색, 녹색 등으로 표시한다.

Posted by oojoo
비즈니스이야기2006. 10. 6. 03:57

8:2의 파레토 법칙의 시대에서 롱테일 법칙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에 주목받지 못하던 대중적이지 않은 제품과 사용자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서점의 베스트셀러 진열대에는 사람들이 가장 잘 찾는 서적들이 배치되어 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비인기 서적들은 보이지 않는 모서리 책장 속에 1~2권만 배치되어 있거나 창고속에서 찾아줄 사람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비인기 서적들을 메인 진열대에 올려두면 자리만 차지하고 더 많이 팔릴 수 있는 주요 책들이 배치될 공간만 좁게 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대량 생산 시대에는 대중적이고 인기있는 것들은 더 많이 노출되고 더 많이 소비되며 부익부가 가속화되고 외면받은 것은 대중에게 소개될 기회를 잃어 빈익빈이 지속될 뿐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등장은 이러한 파레토 법칙의 시장을 바꾸게 해주었다. 그것은 인터넷에서의 진열과 노출은 비용이 들거나 제한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 서점은 오프라인의 교보문고와 달리 과거에 소외받았던 책들도 전시할 수 있도록 해준다. 검색을 이용하면 교보문고에서는 창고에서 찾아주기만 기다렸던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다품종 소량 생산 시대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주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과거에는 소외받았던 상품들의 판매량도 늘어나고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베스트셀러 책이 100권 팔릴 때, 소외받은 책은 1~2권 정도만 팔리지만 그러한 책들이 100권이 넘는다면 베스트셀러 1권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즉, 8:2의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2의 제품들 전체의 판매수량이 늘어나면서 시장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던 상품들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비단 상품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도 그렇다. 과거에는 주요 스타 연예인만 대중적으로 노출되며 인기를 얻었지만 지금은 미니홈피, 카페, 블로그 뉴스 등을 통해서 개인도 주목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서는 기껏 대학에서만 킹카로 동기들의 주목만 받을 수 있었던 사람들은 얼짱 카페와 미니홈피를 통해서 수백만명의 사람에게 나를 알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필력을 가지고 있으면 하루 수십만명의 사람들에게 내 글을 알릴 수도 있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기회이다. 롱테일 법칙에서는 상품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인도 중요하다. 수많은 블로그와 카페, 미니홈피를 활용하면 TV, 신문, 잡지 등의 매스미디어를 통한 광고 집행보다 훨씬 비용대비 효과가 뛰어난 홍보를 할 수 있다. 일전에 회사에서 런칭했던 서비스가 있었는데 그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포탈에 수천만원의 광고를 집행한 것에 비해 수백만원의 비용으로 블로그를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했었다. 그 2가지 방식의 PR에 대한 기대효과는 정반대였다. 가입자 1인을 유치하는데 드는 비용이 블로그 마케팅이 온라인 광고 집행에 비해 10배 이상 ROI가 높았던 것이다. 블로그를 활용한 마케팅은 이미 온라인 사이트는 물론 의류, 화장품, 전자기기 업체에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마케팅의 새로운 트렌드에 주목하고 이를 적극 활용해보자.

Posted by oojoo
비즈니스이야기2006. 9. 18. 08:00

싸이월드는 1999년 9월에 오픈된 서비스이다. 초기 싸이월드는 인맥을 관리하는 개인형 커뮤니티 서비스를 지향했었다. 싸이월드에 연락처를 기록해두고 지인의 연락처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관리해주는 인맥관리 커뮤니티였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 프리챌, 다모임, 아이러브스쿨, 다음카페 등의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 앞에 싸이월드의 네트워크 비즈니스는 뭔가 부족했다. 1999년 창업 이후 2년 넘도록 싸이월드는 수익모델의 부재속에서 사업의 운영마저 어려웠었고 기사회생의 프로젝트로 2001년 9월 미니홈피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미니홈피는 작은 개인 홈페이지로서 기존에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HTML 태그를 알아야할만큼 어려웠다. 또, 포탈에서 제공하는 무료 홈페이지 계정 서비스를 이용하면 쉽게 홈페이지 제작은 가능했지만 막상 만들어 놓고 보면 커다란 WWW 브라우저 속에 정작 채워야 할 내용이 없고 메뉴 구성마저 어려워 만들어둔채 방치하기 일쑤였다. 개인 홈페이지는 전문가들만의 영역이었고 관리하기도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미니홈피는 작은 브라우저에 보여지는 간단한 메뉴 구성과 사진, 음악, 게시판 등으로 구성할 수 있는 직관적인 형태 덕분에 제작이 쉬워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다.

특히, 2002년 디지털 카메라, MP3 등의 대중화와 함께 미니홈피는 바람을 타기 시작했다. 기존의 개인 홈페이지는 만든 이후에 관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즉, 등록할만한 콘텐츠가 적었기 때문에 만들어 두고서도 정작 운영이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미니홈피는 이미지를 등록하기 편리하게 구성되어 있고 게시글 또한 긴 내용이 아닌 짧은 문장을 넣기에 적합한 구성을 띄었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등록하고 관리하기가 용이했다. 게다가 마침 디지털카메라의 급속한 보급은 미니홈피에 다양한 일상 사진을 등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었다. 또한,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개인간의 허브 역할로 자리 매김하면서 한 개인의 주변 지인들(1촌)의 미니홈피를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싸이질(미니홈피를 꾸미고 관리하는 것을 뜻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특히, 2002년 10월3일 프리챌의 유료화 단행은 싸이월드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2000년 초반부터 불어닥친 닷컴기업들의 수익모델에 대한 투자자들의 거센 요구에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사이트의 유료화를 단행하기 시작했고 프리챌 역시 커뮤니티의 전면 유료화를 단행했던 것이다. 이러한 유료화로 인하여 네티즌들 상당수가 프리챌을 떠나기 시작했고 이들 네티즌은 다음카페와 싸이월드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싸이월드에는 개인을 위한 미니홈피 외에 클럽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었으며 네티즌들은 싸이월드의 클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싸이월드는 이 기회를 교묘하게 활용했다. 우선 싸이월드는 싸이월드의 클럽 서비스는 평생 무료로 운영할 것이라는 공지를 했고, 프리챌의 커뮤니티 내용을 쉽게 싸이월드 클럽으로 옮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프리챌 회원들의 유입을 유발시켰다. 이로써 20002년 11월 이후부터 싸이월드의 일 방문자수는 9월 30만명에 그치던 수치가 180만명으로 무려 6배나 증가하게 된 것이다.(랭키닷컴 자료)

하지만, 싸이월드에 몰린 이러한 사용자들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사용자가 늘면서 트래픽이 과중하게 몰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투자가 필요했다. 또한, 유료 수익모델에 대해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 2002년은 네오위즈의 아바타가 성공적인 수익모델로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였었고 싸이월드도 이점에 주목해 이미 2001년 10월부터 미니홈피의 선물가게를 통해서 유료화의 전기를 마련하고자 준비를 했다. 그리고, 2002년 4월 미니룸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2003년 3월 브랜드 미니홈피가 오픈되면서 수익모델에 대한 명확한 설계를 마쳤다. 미니룸을 이용한 수익모델은 기존의 아바타와는 크게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아바타 자체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아바타 주변의 공간을 꾸밀 수 있도록 함으로써 헤어스타일, 옷, 강아지 등의 나를 중심으로 한 소품에서 벗어나 내 주변의 공간과 배경음악, 바탕화면 등을 꾸밀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차별화를 꾀했다. 그리고, 도토리라는 사이버 캐시를 이용해 이같은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색다른 즐거움과 인터넷 만의 독특함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후 2003년 8월, 싸이월드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 합병된다. 대자본이 싸이월드에 투자되면서 마케팅에 주력할 수 있게 되었고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싸이월드는 대박이 나기 시작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판매되는 도토리는 2003년 8월에 1천만원에 불과했지만, 2004년 2월에는 1억, 7월에는 1억5천만원, 8월에는 2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싸이월드의 성공에 정점을 찍어주었다. 이같은 싸이월드의 매출은 기존 인터넷 사업의 광고 매출과는 달리 수익률이 높을 뿐 아니라 무한대로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싸이월드는 경쟁사의 서비스를 분석하고 시장을 냉철하게 바라보면서 준비된 서비스와 계획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사업을 운영함으로써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SK커뮤니케이션즈와 싸이월드의 결합은 가장 훌륭한 M&A로 평가받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 인수 전인 2002년에 10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변변치 못한 상황이었는데, 싸이월드를 인수하며 2004년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영업이익률도 2003년 대비 상당 부분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싸이월드의 성공은 기존의 수익모델인 아바타를 한단계 진화하여 성장시켜 새로운 가치를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미 아바타 중심의 유료 수익모델은 2003년 정체되기 시작하면서 2004년부터는 축소되기 시작했다. 2004년 1월 랭키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세이홈피 서비스는 작년 일 40만명에서 31만명으로 계속 축소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게다가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기존의 집단 커뮤니티에서 벗어나 개인 중심의 커뮤니티를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문화 코드를 만들어주었다. 기존 카페, 클럽 등에서는 폐쇄적인 커뮤니티에 가입을 해서 다른 사용자들이 올린 콘텐츠를 주로 보는 방관자적인 자세를 요구했지만 미니홈피에서는 사용자들이 직접 내 공간에 글을 올리고 배경음악을 선택하고 사진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나의 삶과 생활을 표현하게 하는 참여형 커뮤니티라는 트렌드를 만들어주었다. 이같은 미니홈피의 트렌드는 2005년 블로그로 이어지면서 개인이 적극적으로 인터넷 문화와 콘텐츠에 동참하는 참여형 문화를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싸이월드 미니홈피 역시 그 성장 동력을 최근 잃어가고 있다. 참여와 공유, 공개라는 Web 2.0이라는 새로운 WWW 트렌드에 발맞춰 등장한 블로그에 미니홈피 서비스가 크게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2년 넘게 싸이질에 익숙해진 네티즌들은 서서히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호기심으로 남의 미니홈피를 엿보는 관음증과 나를 대중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노출증의 2가지 심리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거두었던 미니홈피는 채팅과 마찬가지로 몇가지 폐단이 지적되면서 미니홈피를 폐쇄 또는 비공개(1촌 공개)로 바꾸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전체 PV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코리안클릭의 자료에 따르면 2005년 네이트의 월 평균 성장률은 UV 1.03%, PV -.019%로 정체된 상태이다. 네이트의 미니홈피 시장 점유율은 87% 정도이지만 전체 미니홈피 시장의 페이지뷰와 방문자 체류 시간 등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Posted by oojoo